2020년 가을 124호 -[나는 활동지원사입니다] 두 번째 만남 / 박선봉
[나는 활동지원사입니다]
두 번째 만남
박선봉
석관동 센터판 자립생활주택 다형 활동지원사
큰 부담을 안고 첫 번째 만남의 아쉬움과 나의 실 수들을 만회해보리라 다짐을 하면서 희숙님과 원주 님의 자립생활주택 다형 입주를 하루하루 기다렸다. 드디어 고대했던 그날이 왔다. 과연 희숙님과 원주님 이 이 두 번째 만남의 표현을 어떻게 하실까 기대가 되었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첫 번째 만남의 기억을 잊지 않으셨다. 원주님은 1층 현관에서 나의 인사를 외면하지 않았고 1년 전 자립생활체험주택에 들어가 는 것처럼 편안하게 입주를 하셨다. 희숙님 또한 주 택 안 여기저기를 들여다보다가 나를 보고 선생님하면서 반갑게 인사를 해주었다.
입주 날 바로 코디선생님이 희숙님과 원주님을 모 시고 전입신고를 하러 석관동 주민센터로 향했다. 석 관동 지역주민이 되는 날이었다. 자립생활체험주택 3개월 과정을 마치고 인강원으로 가시던 날을 나는 잊을 수가 없었다. 원주님 같은 경우는 인강원에 가 는 것을 싫어하셨고 그래서 결국은 자립 담당선생님 이 원주님 짐가방만 가지고 가게 되셨고 원주님은 코 디선생님과 같이 오후 늦게 인강원에 들어가셨다. 이 정도로 자립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는데 인강원에 들 어가서 이 자립하고자 하는 의지가 사라지면 어떻게 하지라는 염려가 있었다. 하지만 들려오는 소식은 나 의 염려를 무색케 했다. 그것은 바로 인강원에 들어 가서도 자립 의지를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는 소식 이었다. 이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자립생활체험주택에서 희숙님과 원주님을 개별적 으로 지원 해보았기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 하고 두 분 지원하는 것에 교만한 생각인지는 모르 겠지만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나의 교만 이었구나라는 생각과 하루 하루 나의 자신감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었다. 자립생활체험주택에서 보았던 희숙님과 원주님의 모습이 아닌 생각하지 못한 낮선 모습에 당황을 금치 못했다.
야학 학생 한 분에게 집요한 관심과 도전적 행동 을 보이는 희숙님을 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지원이 몸으로 막아내는 것밖에는 없는 것인가라는 생각과 앞으로 어떻게 지원을 해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나의 모든 초점은 희숙님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 보니 원주님에게는 제대로 지원을 할 수가 없었다. 원주님 또한 거친 언어 사용과 고성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을 보고 개별지원의 필요성 을 절실히 느꼈다.
지금은 야학에서 근로지원인 두 선생님이 희숙님 과 원주님을 각각 지원하게 되어서 너무 감사하게 생 각한다. 앞으로 희숙님과 원주님이 지역사회에서의 많은 경험으로 누군가에 의해서 선택하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닌 희숙님과 원주님이 직접 선택하는 삶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