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봄 122호 - 이제 이사하면 나는 퇴사한다..... / 권민희
이제 이사하면 나는 퇴사한다.....
권민희 | 센터판 활동가이자 사무국장으로 8년째 센터판과 열애중
(센터판과 연애는 이제 그만하고 싶다)
이제 이사대장정 시간이 지나고 마무리..... 사무실 정리 완료....ㅋㅋㅋ
이제 또 이사를 하면 이제 센터판~~ 안녕!!
문득 머릿속으로 이때까지 이사한 곳들이 생각이 난다....
보문역근처 사무실 권민희가 입사한 계기 센터판
책상 4개, 컴퓨터 4개, 프린터 1대, 전화기 1대로 이삿짐으로 시작한 장위동 근처 사무실
현수막 공장 한켠에서 더부살이 그때 나름 현수막공장 식구들과 한솥밥 먹으면서 생활했죠... 그런데 공장에 필요한 기계가 많아져서 우리가 있는 공간까지 필요하다고 해서 월곡역 근처로 이사를 옴. 또 다른 단체 문예판이랑 더부살이를 시작했죠..... 보증금이 없는 센터의 서러움.... 2년 정도 시간이 지날 때쯤 또 “이 사”라는 단어가 나오기 시작했다.
1년 이후 센터판, 법인, 문예판 3단체가 큰 공간, 좋은 공간으로 갈 계획을 제안 받았다. 처음에 센터판은 반대하다가 결국 한성대역 근처 동소문동에 있는 활동지원사 교육기관 사무실로 이사를..... ㅠ ㅠ
출입문만 분리된 하나의 사무실, 한켠에 마련한 작은 상담실, 그리고 대형 교육장.
교육이 있는 날 점심시간에는 사무실 중앙에 긴 회의용 테이블 하나하나 펴고 정숙샘과 센터판 식구들은 보글보글 밥을 먹었죠. 회의가 있는 날에는 회의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정문 입구에 돗자리를 펴서 회의를 하면서 한달, 두달 이렇게 미래에 큰 공간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그날을 기다렸죠~! (그때 참 좋았어요... 이런 일이 발생할 줄 모르고...)
( 두둥~ 두둥~ ) 기대한 그날이 오고 있었어요.... 열심히 공간을 알아보고 사전 답사도 가고 그때 그 기분 너무너무 설레고...행복한 날... 그 시간이 영원할 것 같았죠......
그런데 이런 날벼락 단체별 필요한 공간문제와 경제적문제로 그 계획이 산산조각이 났어요...... 법인과 문예판은 각자의 길 가고 센터판은 후~~후~~
이사 날짜는 다가오고 갈 곳은 없는 슬픈 현실.... 아고아고~~ 소장님과 저는 사무실 공간을 찾아 요집~ 저집~ 열나게 사무실 찾아 삼만리를 했죠....
그리고 길음역 근처 대로변 사무실로 이사했죠. 그 사무실은 길음역에서 한참을 걸어서 올 수 있는 곳이고 고물상과 실비집이 있는 곳이라서 한참 동안 비어 있는 공간이었어요.
처음엔 어둡고 칙칙한 냄새가 나는 곳이라서 싫었어요.
그러나 단 하나 좋은 점 1층이고 센터만의 독립적인 공간이어서 한편으로는 좋았어요.... 쓸고 닦고 공사하고 열심히 치장해서 좋은 공간으로 만들어줘 나름 좋았어...ㅎ ㅎ
그때 그 기분 아직도 생각이 납니다.
한편으로 다짐했죠. 다시는 이사를 하지 말자....이사 끝...
처음으로 갖는 독립 공간. 활동가들과 함께 열심히 투쟁하고 활동하면서 살았습니다. 점점 센터에 사업이 다양해지고 새로운 활동가가 입사하고 책상도 늘어나고 더 들어올 곳이 없었죠. 화장실문 앞까지 책상을 배치하여 함께 활동했어요... 오래된 사무실이라서 화장실에 빗물도 새고 몇 번의 수리도 하고 집주인은 더 이상 수리가 안 된다고 그냥 이사를 권유하는 말까지 들어가면서 그 공간을 지켜가죠...만 4년만에 또 찾아오는 검정안개......
이젠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들었죠. 좌대표의 권유로 한성대역 근처 좋은 매물이 있다는 정보를 얻어 미리 사무실 구경도 하고 여러 정보를 알아봤죠.
그 이후 활동가들과 소통 후 이사를 결심했습니다. 이사 날짜도 정하고 하루하루 계획적으로 이사를 준비했죠. 그리고 2019년 12월12일 이사날 _____.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새로운 공간으로 희망을 안고 출발.....
그 와중에 사건이 없을 수 없죠 _______. 매번 변수가 발생해요..... 장애인공단에서 연말이라서 예산부족으로 편의시설 공사를 두 번. 이사 전 2019년 예산으로 한 번 2020년 예산으로 한 번. 이젠 편의시설 공사가 완전히 끝났어요.
약 10일 동안 공사 소음으로 관리실에서 각종 민원.
센터판 사무실에 원래 관심 많은 관리소장님은 이제 매일매일 사무실로 출근.
건물에 애착이 많아서 사건마다 관심을 주시고.... 한숨이 나와요..... ㅠ ㅠ
에어컨 가게가 너무 좋아(?? 짜증) 전기 공사.
화장실 자동문 전기요금 문제.
화장실 공사 중에 천장이 이상해서 천장공사 등등 다양한 사건들______.
이제 행복해요. 행복해요. !!!
4층이라서 눈이 부셔서 모니터 글씨가 보이지 않고. 쿰쿰한 냄새가 아닌 햇빛 냄새.
사무실 안에 화장실이 있어서 종종 민망한 사무실에서 사무실과 화장실이 분리되어 쾌적한 배변활동. 화장실 개수가 많아 변비 걱정 없어요.(ㅋㅋㅋ)
삼선동 2가 현명빌딩 4층 402호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 새로운 보금자리입니다.
계속 사건 사고는 많겠죠......
그렇지만 센터판은 권민희 퇴사 전에는
이사는 그만...... 이사는 안녕.......입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