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료실

[노들은 사랑을 싣고]

석암투쟁 10년 그리고, 기옥과 용남의이야기

 

 

명희 | 애쓰며 삽니다.

  

 

8/12() 기옥과 용남네 집에서 명희가 만났습니다.

인터뷰의 내용은 직접 구술한 내용을 바탕으로 옮깁니다.

 

3.꽂혀있는 노들바람을 들도 기옥과용남.jpg

 

기옥의 이야기,

오랜만이야. 잘들 지내지? 학교 안 나간 지도 여기 이사오면서 멀어져서 그랬으니까 벌써 5년은 된 거지. 다들 어떻게 살아. 나는 많이 잊고 살고 있어. 그래도 올해 우리 투쟁 10년 되었다고 마로니에공원에서 사람들도 만나고 했네. 다들 그대로야, 나만 늙었지 뭐.

그리고 지난달에 정용 장례(석암투쟁을 함께했던 8인 중 1)가 있었잖아. 그런 날이나 되면 얼굴 보고 사는 거지 뭐. 나 요새 나이 많이 먹었다고, 활동보조 서비스에서 장기요양보호 서비스로 넘어가서 지원시간도 하루에 3시간밖에 안돼. 그때 활동가들이 와서 휠체어 앉는 거 도와줘서 갔지, 정용이 떠나는 장례식장도 못 갈 뻔했어.

여기 2015년에 이사 와서 사니 햇수로 5년 되었네. 학교에서는 처음 누가 온 거야. 반가워. 처음에 시설에서 나와서 우리가 마로니에공원에서 농성하고 했잖아. 나는 글도 떠듬떠듬 읽고수도 헷갈려. 어릴 때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으니까. 나는 다 잘 모르니까, 학교 가서 많이 배웠지. 우리 어디 놀러도 많이 다녔잖아.

23년 동안 시설에서 살다가 그 안에서 모진 꼴 다 당하고 한 번도 밖에 나가보지도 못했는데 시설에서 나오고 학교 다니면서 이런 저런 거 많이 했었네. 허신행 선생이 우리 어디 철도(회관)에서 결혼하는 것도 도와주고 했었지.

근데 요즘에는 집에만 있어. 여기 오고 처음에는 사람들도 보고 싶고 했었는데 연락하기에도 다들 바쁜데 뭐. 그렇게 하루하루 살다보니 5년이 되었고 이제 다 까먹었어.

 

 

2.밖구경하는 용남.jpg

 

용남의 이야기,

나 이거 뭐하는지, <노들바람> 알아요. 저기 꽂혀 있는 거 보이지. 돈 생기면 후원하려고 꽂아두었어. 아직은 한 번도 못했네. 이제 나도 환갑이에요. 나이가 자꾸 그렇게 먹어. 올해 환갑이라고 야학의 태종이랑 같이 역에 나가서 갈비 먹고 왔어. 야학에서 봉투 준 것도 잘 받았고. 같이 사는 이 사람도 벌써 73살이네. 우리 동갑이야, 띠동갑. 그래도 나는 활동지원사가 오후에 와요. 오전에 기옥씨 요양보호사가 아침 겸 점심 차려주면 저녁이랑 해서는 활동지원사가 일을 해주는 거지.

보통은 티비 보고 나는 가끔 밖에 공원도 나가고 마트에 가서 장도 보고 해. 어제 말복이었어서 오늘 마트 가서 닭 사다가 끓여 먹으려고, 이제 여름 다갔네. 날 좀 풀리면 기옥씨랑 같이 나가서 바람도 좀 쐬고 해야지. 지금은 날이 더워서 나가면 이 사람 몸도 안좋은데 괜히 더위먹으면 어떻게해. 에어컨 보이지? 작은데 잘된다고. 가끔 틀고 자고 여기 앞뒤 문을 다 열어놓으면 그래도 좀 시원해. 명희 선생은 이제 나이가 몇이야? 학교 다닐 때 명희 선생 졸업식 갔었잖아. 대학교 처음 가봤어. 기옥씨는 그 전날 팩도 했다고.

우리는 어디 다니는 데는 없어. 복지관이나 센터 같은 데 말야. 가끔 도시락 지원사업을 어디더라, 지원해주는 데가 있는데 그것 좀 이용하고 있고. 보통 텔레비전 보면서 살고 있지. 아침뉴스부터 보니까 세상소식은 다 알고 있어. 나 시설 가기 전에 음식점 주방에서 일했잖아. 교통 사고 당해서 이렇게 장애인이 된 거니까. 저기 가족사진 보이지? 우리 형제들이야. 큰형은 죽었어. 그래도 가끔 형님네 조카들한테 문자도 오고 연락도 하고 살고 있어. 시설에 나도 오래 살았잖아. 교통사고 당하고 돌봐줄 가족도 없고 하니 석암재단 시설에 간 거였는데, 시설가고 하니 부모님 제사 한번 못가보고 근데 지금도 여기 집도 멀고 하니까 잘 못 가봤네.

 

 

1.명희와기옥.jpg

 

그리고, 명희의 이야기.

활동보조 서비스 받으면서 만 65세가 되면 활동보조서비스에서 장기요양보호서비스로 넘어가도록 또 심사를 받잖아요. 활동지원서비스에 연령제한 폐지하라고 지금 투쟁하고 있어요. (기옥: 또 농성을 한다고? 대단들 해.) 그렇게 되면 기옥언니도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겠어요. 300시간 넘게 받다가 거의 30시간, 1/10로 줄어든 건데, 밖에도 잘 못 나가고 답답하잖아요.

기옥언니랑 용남형이 나 졸업식 때 온 거 생각나요. 그때 우리 집에서도 늦게 와서 학교사람들이 기옥&용남을 우리 부모님인줄 알고 인사했잖아요. 야학사람들 많이 왔었는데. 어느 무엇보다 든든한 뒷배 같았어요. 근데 나는 너무 늦게 온 거 같아서 미안해. 추석 전후로 날 잡아서 어디 놀러가요. 휠체어 탈 수 있는 특장차 끌고 올게요. 그때는 우리 또 더 많은 이야기 해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600 2019년 겨울 121호 - <장애학의 도전> 저자에게 보내는 편지 / 김성희 &lt;장애학의 도전&gt; 저자에게 보내는 편지 이 책이 꼭 더 많은 이들에게 읽힐 수 있기를       김도현 님, 안녕하세요. 저는 평택에서 자폐증이 있는 아들을 키우고 ...
599 2019년 겨울 121호 - [노들은 사랑을 싣고] 야학에 파묻혀 지낸 20대 청춘, 이후 _박여송 인터뷰 / 명학 [노들은 사랑을 싣고] 야학에 파묻혀 지낸 20대 청춘, 이후 인터뷰_야학 휴직교사 박여송 님     명학 | 노들야학에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명학 : 안녕하... file
598 2019년 겨울 121호 - [동네 한 바퀴] 투쟁 현장 동지들 밥 챙기는 ‘십시일반 밥묵차’ / 조재범 [동네 한 바퀴] 투쟁 현장 동지들 밥 챙기는 ‘십시일반 밥묵차’ 밥묵차 대표 유희 님 인터뷰   조재범 | 안녕하세요?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에서 자립생활지원팀장... file
597 2019년 겨울 121호 - [오 그대는 아름다운 후원인] 현장에서 자주 뵈었어요! 록밴드 ‘허클베리핀’ / 명희 [오 그대는 아름다운 후원인]   현장에서 자주 뵈었어요! 록밴드 ‘허클베리핀’   [#노들바람_고마운 후원인] 허클베리 핀 인터뷰(12.16) 이기용(기타, 코러스), ... file
596 2019년 겨울 121호 - 고마운 후원인들   2019년 12월   노들과 함께하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CMS후원인   (주)머스트자산운용 강경희 강남훈 강명 강미자 강미진 강미희 강병완 ...
595 2019년 가을 120호 - 노들바람을 여는 창 / 김유미 노들바람을 여는 창 김유미 | &lt;노들바람&gt; 편집인 석암재단이 운영하는 베데스다요양원에 살던 이들이 시설 내부의 비리를 폭로하고, 시설 권력에 문제 제기하는 ... file
594 2019년 가을 120호 - 어디선가 길을 잃고 헤맬지라도 / 장선정 어디선가 길을 잃고 헤맬지라도   장선정 | 사회적기업 노란들판     당신이 잘 계시다면 잘 되었네요. 나는 잘 지냅니다. Si vales bene est, ego valeo -&lt;라틴...
593 2019년 가을 120호 - [고병권의 비마이너] “한 번은 아무것도 아니다” / 고병권 [고병권의 비마이너] “한 번은 아무것도 아니다”     고병권 | 맑스, 니체, 스피노자 등의 철학, 민주주의와 사회운동에 대한 관심을 갖고 이런저런 책을 써왔으... file
592 2019년 가을 120호 - [장판 핫이슈] 장애등급제 폐지가 “가짜”라던데 진짜인가요? / 노들 편집위원회 [장판 핫이슈] 장애등급제 폐지가 “가짜”라던데 진짜인가요? &lt;여러분의 궁금증을 팩트체크 해보았습니다.&gt;     노들 편집위원회         축하해!!             갑... file
591 2019년 가을 120호 - 석암투쟁 10년 기억 기록 석암비대위, 노들, 발바닥 멤버들의 이야기 / 노들 편집위원회 석암투쟁 10년 기억 기록 석암비대위, 노들, 발바닥 멤버들의 이야기   노들 편집위원회           ‘2009 임소연’ 임소연에게 이야기를 청하자, 자신이 2009년에 ... file
» 2019년 가을 120호 - [노들은 사랑을 싣고] 석암투쟁 10년 그리고, 기옥과 용남의이야기 / 명희 [노들은 사랑을 싣고] 석암투쟁 10년 그리고, 기옥과 용남의이야기     명희 | 애쓰며 삽니다.      8/12(월) 기옥과 용남네 집에서 명희가 만났습니다. 인터뷰의... file
589 2019년 가을 120호 - 탈시설자립생활운동가 故 황정용을 보내며 / 노들 편집위원회 탈시설자립생활운동가 故 황정용을 보내며     노들 편집위원회     석암투쟁 10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마치고, 7월 13일 석암비대위 황정용 님이 유명을 달리했습... file
588 2019년 가을 120호 - 어느 발달장애인의 생존기록 / 홍은전  어느 발달장애인의 생존기록   홍은전 | 노들야학 휴직교사입니다. 노들야학 스무해 이야기 &lt;노란들판의 꿈&gt;을 썼고요, 그 책을 쓴 덕분에 이러저러한 인권 기록... file
587 2019년 가을 120호 - 새로운 도전이었던, 어느 발달장애인 자립 지원에 대하여 / 박미주 새로운 도전이었던, 어느 발달장애인 자립 지원에 대하여   박미주     이제는 나에게 너무 익숙한 이름이 돼버린 언니를 처음 만난 건, 2019년 5월, 지금으로부... file
586 2019년 가을 120호 - [노들아 안녕] 목요일이 기다려져요 / 박경인 [노들아 안녕] 목요일이 기다려져요   박경인 | 노들야학 학생입니다.     저는 바리스타로 근무하고 있는 26살 박경인입니다. 저는 태어났을 때부터 부모에게 버... file
585 2019년 가을 120호 - [노들아 안녕] 노들과 상빈의 만남 / 박상빈 [노들아 안녕] 노들과 상빈의 만남   박상빈 | 사회적 기준에 따른 삶을 살다가 가치관이 변해 대안 사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현재 노들야학에서 교사로 활동하면... file
584 2019년 가을 120호 - [노들아 안녕] 산재운동에서 장판으로! / 박영일 [노들아 안녕] 산재운동에서 장판으로!     박영일       나는 1998년 4월 17일 오전 9시 57분 인천 남동공단 내에 있는 한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250T 프레스라... file
583 2019년 가을 120호 - [노들아 안녕] 노란 : 들판 / 한예인 [노들아 안녕] 노란 : 들판   한예인 | 이것저것 다 하느라 바쁜 와중에 노란들판 입사해서 더 바빠진 무지개 예술맨(현직 디자이너, 5개월 차).       노란색이 ... file
582 2019년 가을 120호 - [나는 활동지원사입니다] 활보로 자립하고 공감하다 / 정지원 [나는 활동지원사입니다] 활보로 자립하고 공감하다   정지원     나는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를 할 시간을 확보하면서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 file
581 2019년 가을 120호 - [교단일기] '선'과 '속도' / 충근 [교단일기] ‘선’과 ‘속도’     충근 | 디자인하는 것을 좋아하는 디자이너. 사회 속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에 의문을 품고, 타이포그래피를 통해 이를 시각... fil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54 Next
/ 54
© k2s0o1d5e0s8i1g5n. ALL RIGHTS RESERVED.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