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노들소개

People who plowed the site in hope

조회 수 129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2013년 6월 노들바람 제97호 여름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새벽 세 시, 대문을 열고 계단을 올라 집 현관문을 향해
간다. 덜덜덜 드드드드드. 열린 창틈으로 냉장고 울음소리
가 들린다. ‘왜 이제 왔어? 응?’ 현관문을 여니 기타가 서
서 나를 지켜본다. ‘며칠째야? 나는?’ 대강 씻고 자려고 이
불 더미를 바라보니 요 위에 카메라가 렌즈캡도 없이 천장
을 바라보고 누워있다. ‘이럴 거면 다른 집에 보내줘.’


마감은 매번 어렵습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 쓰는 이 글은 더 어렵습니다.
분노와 적막감에 휩싸여 마구 써 갈길 때도 있지만 어떤 말을 해야 하나…
멍한 나를 나는 늘 오래 기다려줍니다.


이 밤중에 곰곰이 생각해 건져낸 말이 ‘세상이 무섭다’입니다. 세 상 이 무 섭 다.
나는 어떻게 하면 좋지요? 이 밤중에도 알을 낳고 있을 달걀공장이, 잠이 오지
않는데도 누워서 해가 뜨기만 기다리는 당신이, 우리가 처리해야 할 많은 양의
일이, 할매들을 쫓아내려고 산에서 보초 서는 당신이, 어느 수급자의 통장 내역
을 샅샅이 뒤지고 있을 당신이, 갑자기 세상을 뜬 나의 친구 소식이, 최저임금
올리자고 시위한 나의 친구들을 경찰이 마구잡이로 다룬 것이, 비 오는 밤에도
비닐천막 하나 치지 못하게 하는 인간이, 그런 소식을 전해 나르는 아니 종종
아무 말도 전하지 않는 텔레비전이, 광화문 농성장에 찾아와 우리를 나무라는
그 노인이, 이 밤중에도 대낮같이 환한 사무실이, 무 섭 다. 빨리 자는 게 좋겠지요.

 


내일 아침엔 밭에 가야 하니까요.
다다음날은 경남언니와 복도에서 노래를 불러야겠어요.


이번 호도 이렇게 저의 넋두리로 시작하고 마네요. ^^

 

 

 

노들바람 제97호 보기  노들바람 97호.pdf

 

 

- 이야기 구성 -
02 노들바람을 여는 창


[노들야학 스무 해 톺아보기 프로젝트]
  03 노들과 당신의 이야기
  10 노들야학 20년 역사 유물 반환 촉구 운동


[노들420투쟁학교]
  12 연대의 날 이야기
     ①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유명자 님
     ② 동성애자인권연대 곽이경 님
  24 부양의무제 (가상)찬반 토론회


35 J의 나쁜 행복을 말하다
38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300일을 바라보며
44 다시 벌써 꿈틀
49 [뽀글뽀글 활보상담소]본인부담금 ver.2013 업데이트 안내 및 오류 보고
52 휴대폰 공짜에 드릴게요?!


57 [노들아 안녕] 박선우 님
59 [노들아 안녕] 박재범 님
61 [교단일기] 연극반 이야기
64 [현수막으로 바라보는 세상]늦봄, 마음이 흔들리다.
68 당신 그대로의 당신
72 내게 노동은 이 사회에서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주는 것


75 [나는 활동보조인입니다]양우준님
80 어느 장소에 관하여 - 노들노들한 노들섬 노들텃밭 이야기
84 볼리비아 장애인운동을 만나다


95 [성북구 개척시대]센터판의 시작
97 [형님 한 말씀] 가족 고향 여행
98 시선이 가져다준 기분 좋은 설렘
100 한 미대생의 흔한 유럽여행
103 장애극장 그리고 장애인극단
108 [노들책꽂이] 체르노빌의 아이들
111 [동네 한 바퀴]또 하나의 가족 제작두레를 만나다
115 [오 그대는 아름다운 후원인]안동권 님
119 고마운 후원인들

 

 

n_monthly_book_cover97.jpg


 

 

 


  1. 2015년 겨울 노들바람 106호

    그림 이은애 바다는 아무 말 없이 섬의 눈물을 모아 바위에 기대 몸을 흔들며 파도로 흐느낀다지 - 루시드폴의 노래 ‘4월의 춤’ 노들바람 이야기구성 02 노들바람을 여는 창 03 엉망진창 낮 수업을 고발합니다 07 [교단일기] 쓰리고에 피박을 면하려면 생활수...
    Reply0 Views674 file
    Read More
  2. 2015년 가을 노들바람 105호

    노들바람 이야기구성 02 노들바람을 여는 창 03 광화문농성? 자연스럽게 끝나는 날이 옵니다 14 그의 끝이 미완인 이유 18 노란들판의 꿈, 이루어지다? 22 [노들아 안녕] 송무림, 송정규, 박누리, 김진수, 이상우, 최영은, 이수현, 이승헌, 정우영 36 우리는 ...
    Reply0 Views507 file
    Read More
  3. 2015년 봄여름 노들바람 104호

    노들바람 이야기구성 1. 노들바람을 여는 창 2. 판사님, 난 수업해야 한단 말이에요. 3. 네팔... 어떡하나... 네팔 4. [고병권의 비마이너] 불가능한 코끼리 5. [형님 한 말씀] 최옥란 열사를 추모하며... 6. 83일간의 장례투쟁을 마무리하며 7. 조용한 아침...
    Reply0 Views562 file
    Read More
  4. 2014년 겨울 노들바람 제103호

    노들바람 이야기구성 1. 노들바람을 여는 창 2. 투쟁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3. 준혁, 그를 잊지 말아요 4. [형님 한 말씀] 한 해를 보내면서 5. 카페 별꼴의 지난 일 년 6. 인강원과 함께한 2014년을 돌아보며 7. 해외여행 자주 가는 ‘자산가’ 수급자, 나? 8...
    Reply0 Views519 file
    Read More
  5. 2014년 가을 노들바람 제102호

    노들바람 이야기구성 1. 노들바람을 여는 창 2. 딸과 아빠의 공동투쟁 3. 광화문농성 2주년 투쟁보고서 4. 광화문 농성 2년을 맞아 최옥란 열사를 기억하며 5. 소통을 위한 수화반 6. 풍성한 배움 7. 나의 저상버스 첫 경험 8. [형님 한 말씀] 가을이 오는 길...
    Reply0 Views527 file
    Read More
  6. 2014년 7월 노들바람 제101호

     노들바람 이야기구성 노들바람의 ‘노들’은 노란들판의 준말입니다. 농부의 노동이 녹아난 들판에 넘실대는 결실 들을 뜻하는 말로 노들인 모두 대지를 일구는 농부라 생각합니다. 시퍼런 ‘경쟁’의 도구로 차별과 억압의 들판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상호 협...
    Reply0 Views563 file
    Read More
  7. 2014년 1월 노들바람 제100호

    노들장애인야학 스무해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합시다 이것은 노들야학 사람들이 지난 20년 동안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는, 그래서 실패한 적이 없는 기우제에 관한 이야기다. 노들야학의 배움, 투쟁, 그리고 삶 그 모든 것들을 하루하루 일구어 나가는 ...
    Reply0 Views366 file
    Read More
  8. 2013년 12월 노들바람 제99호 겨울호

    2013년 12월 노들바람 제99호, 겨울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노들 20주년, 노들야학의 스무 번째 한 해. 조금은 특별한 이 한 해를 붙들고 무엇을 할 것인가 골몰하며 2013년을 보냈습니다. 2013년 초 아니 그 전부터 이미 예상했던 정신없고 바쁜 시간이었습니...
    Reply0 Views1543 file
    Read More
  9. 2013년 10월 노들바람 제98호 가을호

    2013년 10월 노들바람 제98호 가을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노들은 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 준비로 요즘 무척 바쁩니다. 야학은 10월 중순에 1주 동안 열 릴 행사 준비로 수업은 잠시 접어두고 매일같이 연극, 노래, 춤 같은 걸 연마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쩌...
    Reply0 Views1310 file
    Read More
  10. 2013년 6월 노들바람 제97호 여름호

    2013년 6월 노들바람 제97호 여름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새벽 세 시, 대문을 열고 계단을 올라 집 현관문을 향해 간다. 덜덜덜 드드드드드. 열린 창틈으로 냉장고 울음소리 가 들린다. ‘왜 이제 왔어? 응?’ 현관문을 여니 기타가 서 서 나를 지켜본다. ‘며칠...
    Reply0 Views1296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4 Next
/ 14
© k2s0o1d5e0s8i1g5n. ALL RIGHTS RESERVED.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