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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노들바람 제97호 여름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새벽 세 시, 대문을 열고 계단을 올라 집 현관문을 향해
간다. 덜덜덜 드드드드드. 열린 창틈으로 냉장고 울음소리
가 들린다. ‘왜 이제 왔어? 응?’ 현관문을 여니 기타가 서
서 나를 지켜본다. ‘며칠째야? 나는?’ 대강 씻고 자려고 이
불 더미를 바라보니 요 위에 카메라가 렌즈캡도 없이 천장
을 바라보고 누워있다. ‘이럴 거면 다른 집에 보내줘.’


마감은 매번 어렵습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 쓰는 이 글은 더 어렵습니다.
분노와 적막감에 휩싸여 마구 써 갈길 때도 있지만 어떤 말을 해야 하나…
멍한 나를 나는 늘 오래 기다려줍니다.


이 밤중에 곰곰이 생각해 건져낸 말이 ‘세상이 무섭다’입니다. 세 상 이 무 섭 다.
나는 어떻게 하면 좋지요? 이 밤중에도 알을 낳고 있을 달걀공장이, 잠이 오지
않는데도 누워서 해가 뜨기만 기다리는 당신이, 우리가 처리해야 할 많은 양의
일이, 할매들을 쫓아내려고 산에서 보초 서는 당신이, 어느 수급자의 통장 내역
을 샅샅이 뒤지고 있을 당신이, 갑자기 세상을 뜬 나의 친구 소식이, 최저임금
올리자고 시위한 나의 친구들을 경찰이 마구잡이로 다룬 것이, 비 오는 밤에도
비닐천막 하나 치지 못하게 하는 인간이, 그런 소식을 전해 나르는 아니 종종
아무 말도 전하지 않는 텔레비전이, 광화문 농성장에 찾아와 우리를 나무라는
그 노인이, 이 밤중에도 대낮같이 환한 사무실이, 무 섭 다. 빨리 자는 게 좋겠지요.

 


내일 아침엔 밭에 가야 하니까요.
다다음날은 경남언니와 복도에서 노래를 불러야겠어요.


이번 호도 이렇게 저의 넋두리로 시작하고 마네요. ^^

 

 

 

노들바람 제97호 보기  노들바람 97호.pdf

 

 

- 이야기 구성 -
02 노들바람을 여는 창


[노들야학 스무 해 톺아보기 프로젝트]
  03 노들과 당신의 이야기
  10 노들야학 20년 역사 유물 반환 촉구 운동


[노들420투쟁학교]
  12 연대의 날 이야기
     ①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유명자 님
     ② 동성애자인권연대 곽이경 님
  24 부양의무제 (가상)찬반 토론회


35 J의 나쁜 행복을 말하다
38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300일을 바라보며
44 다시 벌써 꿈틀
49 [뽀글뽀글 활보상담소]본인부담금 ver.2013 업데이트 안내 및 오류 보고
52 휴대폰 공짜에 드릴게요?!


57 [노들아 안녕] 박선우 님
59 [노들아 안녕] 박재범 님
61 [교단일기] 연극반 이야기
64 [현수막으로 바라보는 세상]늦봄, 마음이 흔들리다.
68 당신 그대로의 당신
72 내게 노동은 이 사회에서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주는 것


75 [나는 활동보조인입니다]양우준님
80 어느 장소에 관하여 - 노들노들한 노들섬 노들텃밭 이야기
84 볼리비아 장애인운동을 만나다


95 [성북구 개척시대]센터판의 시작
97 [형님 한 말씀] 가족 고향 여행
98 시선이 가져다준 기분 좋은 설렘
100 한 미대생의 흔한 유럽여행
103 장애극장 그리고 장애인극단
108 [노들책꽂이] 체르노빌의 아이들
111 [동네 한 바퀴]또 하나의 가족 제작두레를 만나다
115 [오 그대는 아름다운 후원인]안동권 님
119 고마운 후원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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