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봄 118호 - [노들아 안녕] 노들 공장 적응기 *서민정
[노들아 안녕]
노들공장 적응기
서민정
안녕하세요. 저는 2018년 8월에 노란들판 사무팀원으로 입사한 서민정입니다. 입사 소감을 쓰기에 앞서 뜬금없는 자기 고백을 하자면... 저는 참 글을 쓰는 일에는 재능이 없는 사람이에요. 평생 살면서 가장 상을 많이 받는 시기인 유치원생, 초등학생 시절에도 글짓기 관련으로는 상은커녕 칭찬도 들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런 뜬금없는 고백을 입사 소감 시작부터 주절거리는 이유는 이 글을 호기심에 읽기 시작한 어느 누군가가 부디... 앞선 글쓰기 능력자들의 소감문과 같은 재미난 글을 기대하셨다가 실망하시고 덮지 않으시기를... 조금 더 힘내어 읽어주시기를 하는 마음에 부족한 제 글짓기 실력부터 이실직고 하고 소감문을 시작합니다.
서울에서도 쓰는 말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낭창하다”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사전에는 [“성격 따위가 밝고 명랑하여 구김살이 없다”의 어근]이라고 설명하고 있구요. 제 고향 대구에서는 해맑은 것 같으면서도 한 번씩 멍청한 기운이 느껴지는 사람에게 “자 와저래 낭창하노.”라고 표현하며 사용하기도 해요. “낭창하다”라는 말을 이리 길고 상세하게 설명하는 이유는 고등학생 서민정의 별명이었기 때문이에요. 이랬던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원이 되어 일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내가 “낭창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사람인지도 조금씩 잊고 살았던 것 같아요. 엄청나게 치열한 경쟁구도의 조직에서 일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린 시절보다는 다른 사람의 평가에 더 긴장해야하고 동료의 성장에 마냥 축하만 하기에는 내 뒤쳐짐을 못 본 척하는 것 같은 마음에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것이 직장 생활이니까요.
그런데 요즘 노란들판에 온 뒤로 한동안 잠잠했던 제 속의 “낭창이”들이 좀 자주 나오는 느낌이 들어요. 아무말 대잔치 헛소리에도 웃어주고, 새로운 환경에 힘든 것은 없는지 조용히 주변에서 챙겨주는 노란들판 사람들 덕분에 아무래도 마음이 편해졌기 때문인 거 같아요.
노란들판의 가장 큰 장점은 있는 그대로 그 사람을 그냥 받아준다는 점인 것 같아요. 업무의 양이나 내용으로 평가되는 “직원”보다는 함께 일하는 “동료”라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노란들판처럼 모든 사람들을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 마음의 여유를 노란들판에서 많이 배우며 지내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