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봄 118호 - 2009년, 우리는 거주시설에서 모든 것을 걸고 탈출했다 *김진수 김진석
2009년, 우리는 거주시설에서 모든 것을 걸고 탈출했다
- 프리웰 탈출자 김진석 학생이 본 mbn 왜곡 보도 이야기 -
김진수 | 노들야학 진수입니다.
김진석 | 노들야학 진석입니다.
2018년 11월 12일 mbn 8시 뉴스에서 탈시설에 관한 말도 안 되는 허위 보도가 있었다. 그에 대해 석암재단(현 사회복지법인 프리웰)생활인비상대책위원회는 긴급하게 기자회견을 열었다. 야학 학생들 중에는 석암재단 생활인비대위에 참여한 학생들이 많이 있는데, 그중 한 분의 심경을 들어보기로 했다. 형의 심경을 듣기 전에, 우선 기자회견의 내용을 간략히 보고 넘어가면 좋을 것 같다.
석암재단(현 사회복지법인 프리웰)생활인비상대책위원회는 ‘2009년 마로니에 8인’ 석암재단에서 탈시설을 요구한 8명의 장애인을 중심으로 모인 연대체입니다. 탈시설장애인당사자모임 ‘벗바리’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은 석암재단생활인비상대책위원회의 일원으로서 석암재단 생활인 등의 탈시설을 위해 활동해왔습니다.
우리는 2018년 11월 12일 MBN뉴스8 프로그램(이하, 11월 12일 뉴스)에서 보도한 장애인 탈시설에 관한 허위·왜곡된 보도를 규탄하고, 탈시설을 가로막는 MBN의 각성을 위해 기자회견을 진행합니다.
11월 12일 뉴스에서 김주하 앵커는 ‘탈시설화’란 단어가 생소하다며 탈시설에 관한 냉소적 태도를 보였습니다. 2009년 석암재단 ‘마로니에 8인’은 감옥 같은 시설에서 서울시에 탈시설 후 거주할 주택과 서비스를 요구하며 목숨 걸고 탈출했는데, 김주하 앵커는 뉴스 데스크에 앉아서 자신의 기준으로 우리의 탈시설을 평가했습니다.
11월 12일 뉴스에서 MBN이 보인 안일한 태도, 지난 구 석암재단에서 벌어진 비리에 관한 내용과 현 법인이 추진하는 개인별 상황에 맞춘 탈시설 지원의 내용을 왜곡하여 보도한 것은 차치하더라도, 우리는 MBN이 11월 12일 뉴스에서 장애인의 탈시설에 관하여 냉소적인 보도를 하므로 종국에 장애인의 시설 수용을 당연시하는 사회적 통념을 강화한 것에 문제를 제기합니다.
중증의 장애를 가진 사람도 사람이라면 거주시설에서 평생 보호받는 통제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보편의 권리로써 지역사회에서 살아가야 마땅합니다. 사람이라면 말입니다. 그러므로 거주시설은 폐쇄되어야 하고, 모든 거주시설 운영자와 노동자는 장애인의 탈시설을 적극 추진해야 직무를 다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MBN은 11월 12일 뉴스에서 탈시설을 왜곡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프리웰 산하 향유의집의 장애인 권리를 위한 탈시설 지원, 시설 폐쇄 추진을 마치 어떤 의혹을 덮기 위한 행동으로 곡해하고 있는 것이죠. 11월 12일 뉴스는 결과적으로 결국 장애를 가진 사람의 권리를 위해 추진하는 탈시설을 가로막는 형국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11월 12일 뉴스는 장애를 가진 사람의 권리에 관한 고민 없이, 장애를 가진 사람은 마땅히 시설에 있어야 하는 사람으로 못 박은 MBN 언론의 얄팍한 인권 감수성을 보여주는 행태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장애인의 탈시설을 가로막고 장애인의 시설 수용을 당연시하는 사회적 통념을 강화하는 MBN의 11월 12일 뉴스 보도를 규탄하며 언론으로서 각성과 반성, 사과를 요구합니다. 또한 언론중재위원회가 사건에 관하여 사실에 기반으로 하여, 장애인의 권리 의식에 기반한 공정히 중재하길 요구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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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 기자회견의 내용이다. mbn 보도 내용의 구체적 문제에 관해서는 해당일 방송을(11월 12일 mbn 8시 뉴스) 검색해 보면 되겠다. 아무튼 위에 쓴 제목은 기자회견 제목의 일부를 발췌한 것이고, 그 제목 밑에 이어지는 문장이 있는데, ‘당신들은 지금까지 무엇을 했기에 탈시설 정책을 가로막는가’라는 문장이다. 당신들은 지금까지 무엇을 했나? 언론이라는 것이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라면, 시설이라는 말은 빼고 생각하더라도, 억압과 자유 중에 자유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더구나 그것이 인간으로서의 삶을 포기하게 만드는 시설이라는 곳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형이 마지막에 쓴 ‘자유로운 삶 시설 밖으로’라는 문장이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나는 프리웰 재단 산하 누림홈이라는 시설에서 30년 동안 생활을 하다가, 지금은 자립생활주택에서 생활하고 있는 김진석이라고 한다.
지난 2018년 11월12일에 MBN방송에서 프리웰 및 향유의집 시설에 관한 기사를 보고 왜 저런 기사가 나오게 됐는지에 대해서 속사정은 알 수 없었지만, 방송기사의 내용이 너무나 잘못 됐구나 라고 생각했다. 사실 프리웰재단이 있기 전에 원래는 석암재단이 있었고 재단 산하에 있는 향유의집 시설은 석암 베데스다요양원이었다. 석암재단에서 많은 운영비리가 생겨서 석암재단은 없어지고 지금의 프리웰 재단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많은 변화가 생겼고, 오늘날 많은 장애인들이 탈시설을 해서 지금은 지역사회에서 자유롭게 자립생활을 하고 있는데, 방송에서 잘못된 진실을 방송함으로써 탈시설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실추시키게 되었다. 그래서 프리웰재단 산하 시설에서 탈시설을 해서 자립생활을 하고 있는 장애인들이 MBN방송사가 있는 프레스센터 앞에서 정정보도와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게 되었다.
이번 MBN방송보도 기사를 보면서 프리웰재단에 대한 속사정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지만 지금은 없어져버린 석암재단 산하 시설 이용인들이 석암비리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해서 오늘날 석암이라는 비리시설을 없애고, 지금의 프리웰재단을 새롭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고 탈시설이라는 이름으로 시설을 나와 자유로운 지역사회에서의 자립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과거의 석암시설에 대한 운영비리에 대해서는 보도를 안 하고 무조건 탈시설을 내세워서 시설 이용인들을 내보낸다는 식으로 방송을 하니까 시설을 나와 자립생활을 하고 있는 장애인들은 분노하였다.
마지막으로 오늘날 과거의 석암재단이 운영비리로 인하여 고스란히 지금의 프리웰재단이 안고 있는 문제가 잘 해결이 되어서 프리웰재단 산하 시설인 향유의집, 누림홈 등에 살고 있는 많은 시설이용인들이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인 자립을 해서 시설이 더 이상 필요가 없는 복지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자유로운 삶. 시설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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