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겨울 117호 - 경남 이야기 / 김유미
경남 이야기
2019년 달력을 준비하며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인터뷰·정리 김유미
언니 좋아하는 달이 있어요? 몇 월 달이야?
어. 네. 보름달.
언니 좋아하는 계절이 있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거 있잖아요. 그거 중에.
가을.
언니 올해 몇 살이에요?
나는 마흔 둘.
내년엔 몇 살이에요?
내년에는 글쎄. 내년에는 나이를 바꿔봐야 알 것 같애.
나이는 언니가 바꾸는 거야?
아니 여기 선생님 중에서 바꿔줘야 해. 나는 유미선생님이 바꿔줬으면 좋겠어 내년에 내 나이.
어. 내가 내 나이 바꿀 때 언니 것도 바꿔줄게. 똑같이 바꾸면 되니까. 내년에 똑같이 한 살씩 더 먹
어요.
모르는 사람이 노들야학이 뭐하는 곳이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얘기해줄 거예요?
음.. 모르는 사람이. 글쎄 나는 . 만나 봐야. 알아. 뭐라고 할지.
그러면 언니 교회 사람이 물어보면요?
어. 요새 야학 다니고 그래요. 얘기도 하고. 야학에서 글씨를 배워요. 이렇게 얘기할 거야. 내가.
야학에서 좋아하는 수업 있어요?
국어, 과학, 수학 4가지.
아 국어, 과학, 수학 3가지!
네.
국어는 누구랑 공부해요?
성호 선생님. 새로 나오는 글자들이 좋아요. 과학 중에서는 건강에 대해서 배우고, 음 저기. 저번주 화요일 날에는 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수학은 저기 하나 둘 셋 넷 그거 하고. 세 보고. 세 봤는데 다시 또 세보래. 수학 선생님이. 몰르니까. 하하. 또 세라 그러니까 지루하고.
교실에서 맨날 만드는 거는 뭐예요?
어 딱지도 만들기도 하고. 동그랗게 하는 거. 치는 딱지도 있고, 똥그란 딱지도 있고 그래요. 딱지 만들어서 정숙언니도 포장해주고, 음 또 장기형님도 드리고. 집에 많다고 다 버렸대, 활보 성생님이.
딱지를 좋아해서 만드는 거예요?
딱지가... 종이로 막 동그랗게 해서 오려갖고. 딱지가 예뻐서.
목걸이는 요즘 안 만들어요?
전에 목걸이는 이제 끝났어요. 줄 사오는 사람이 고만둬서. 일요일 선생님이가.
야학에 매일 오잖아요. 야학에 오는 거 좋아요?
예. 친구가 많아서. 청솔1반 친구들이 많아서.
야학에는 언체 처음 왔어요?
글쎄 우리가 오래 돼갖고. 기억이 안 나.
음악수업, 춤 수업도 좋아하시죠?
전에 했었는데 내가 막 몸이 피곤하고 그래서 이제 그거 고만둔다 그랬거든. 아프리카댄스하고 방송댄스하고 커피수업하고. 이거 세 개만 그만둔다고 그랬거든.
왜요?
그걸 막 맨날 하니까 몸이 막 피곤한 거야.
전에 방송댄스도 오래했잖아요?
내가 원해선 선생님한테도 맨날 얘기하거든. 조금 쉬고 쉬다가 허면 안 되냐고 하거든. 조금 쉬다 하고 조금 쉬다 하고 그러니까 몸이 막 피곤하고 그렇지.
그러면 언니는 음악이 좋은 거예요? 춤이 좋은 거예요?
음악이요. 음악대 수업이 좋은 거고. 음악반에서는 노래 연습하고. 종 같은 거 막 흔들어요. 무당처럼 이렇게.
야학 말고 다른 곳은 안 가요?
옛날에 너른마당에 수요일 수업했었는데. 이제는 안 한대. 수요일 하는 건 끝났고 화요일 하는 것만 있대. 화요일 오랬는데 나는 우리 야학에 수업 있어서 안 된다고 했지.
야학 수업을 빠지면 안 될 것 같아요?
나는 좋아. 수업.
야학에서 모꼬지 갔을 때는 어땠어요?
가서 막 바다도 구경하고. 가서 물놀이도 하고. 물에 들어갈 때는 저거 타고 들어가야 돼. 배같이 생긴 거. 그거 타고 들어가야 돼. 그냥 들어가면 빠져. 나는 바닷물이 무서워서.
시설에 있을 때는 어땠어요?
노는 사람도 있고. 놀러 오는 사람도 있고 그래.
만약에 시설에 돌아가야 한다면 어떨 거 같아요?
누가 그래?
아... 가라는 게 아니라 가야 하면 어떨 것 같은지 생각해보는 거야.
안 되지.
시설에선 이제 못 살 것 같아요?
네.
야학에서 하고 싶은 거 있어요?
하고 싶은 거.. 저기. 일 하고 싶고. 옛날에 지난주에 빵 공장 갔었는데 거기 사람이 많아서 안 되겠대. 홍지연 선생님하고 상담선생님하고. 저기 강동구.
월급도 준대요?
거기 가면 다 준대요. 근데 언제가 될지도 몰라요.
또 하고 싶은 거 있어요?
껌장사.
누구한테?
음 글쎄. 친구들한테 이렇게 껌 팔고.
한 개 얼마에 팔 건데?
이만원씩.
안에 있는 거 한 개에?
이만원.
돈 벌어서 뭐하시려고
월급 주게.
누구한테
나한테.
언니 이름 쓰는 건 언제 배웠어요?
옛날에 야학 오기 전에.
새로 배운 글자 있어요?
과학수업에서 이제는 날 보고 새로 나오는 거 배우는 게 어떠냐고 물어봤어요. 이제는 새로 나온 거 배울 거예요.
가끔 제 이름 카톡으로 보내잖아요. 그건 어떻게 한 거예요?
내가 그... 선생님 이름 보고 그렇게 해서 보내거든. 이름 따라서 쓰고 그러거든. 휴대폰으로.
글자를 많이 배운 거네?
아는 글자는 좋아. 빨간 거. 저런 색 붙이는 거.
언니가 좋아하는 노래를 저한테 소개를 해주세요.
트로트. 어... 내 나이가 어때서. 어. 소양강 처녀. 우리 그 명단 뽑아 와야 되겠어. 소양강 처녀 그 노래를 부르려면 명단을 뽑아 와야 돼.
휴대폰에 노래 다 들어있는 거죠?
네. 노래는 승천 선생님이 막 넣어주나봐.
노래도 불러요?
저기 마이크가 있으면 저기다가 있는 거. 그걸 막 배우고 그래요.
노래방도 가요?
노래방은요. 지난주에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에서 우리반 식구들만 갔어요.
언니 놀러 가고 싶은 데 있어요?
저기... 뭐지. 인천 바닷가.
가본 적 있어?
해보포구는 가봤는데요. 넓은 바다는 안 가봤어요.
인천에 있는 넓은 바다 가고 싶은 거예요?
네 거기서 그냥 왔다 갔다 하면서 구경도 하고.
재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