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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김호식

 

카프카의 ‘빨간 피터’처럼 나도 총을 두 방 맞았어요. 두 방 다 가슴에 맞았지요. 한 방은 내게 꼴통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어요. 다른 장애인들이랑 달리 고집세다고. 또 한 방은 항상 큰 소리로 웃는다고 날아온 건데요. 장애인인 주제에 성격도 안 좋고 웃음소리도 거슬린다는 거죠. 근데 제발 총 함부로 쏘면서 사람 괴롭히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인문학 공부하면서 느낀 거 많아요. 전에는, 니들이 싫다면 나도 혼자 살면 되지 그랬어요. 잘 먹고 잘 살든, 못 먹고 못 살든 무슨 상관이에요. 그런데 그게 아니란 걸 느껴요. 아직까지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겠다는 건 없는데요. 어울린다는 것에 대해서는 좀 알게 된 것 같아요. 당당하면서도 함께 어울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난 김호식 님. 고인은 뇌병변장애인으로 2001년부터 노들장애인야학에서 공부하고 생활했습니다. 야학 이전에는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했지만 그는 야학에서 철학과 문학, 연극에 심취했습니다. 그는 특히 철학자 니체를 좋아했습니다. 작가의 꿈을 꾸었던 고인은 몇 편의 글을 남겼고, 몇 편의 연극에서 배우로 활약했습니다. 그리고 장애인권교육 강사로도 열심히 활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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