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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임태종

 

 

내가 열다섯 살 때 소를 백이십 마리인가 키웠어요. 먹이고 키우고 돌보고, 나 다 잘해요. 지금껏 안 해 본 일이 없이 살았어요. 스무살 때 집에 오는 길에 교통사고 나서 다리 하나를 잃었어요. 그때부터 의족을 끼우고 다녀요. 야학에서 밥 같이 먹는 거 참 좋아요. 반찬도 맛있고. 배곯고 살았던 때가 길어서 그런가 이젠 삼시세끼 꼭 챙겨먹어요. 나 아직 글도 못 읽는데, 이제 공부 열심히 할 거예요. 여기 선생님들 참 고맙지요. 돈도 많이 벌었으면 좋겠어요. 그럼 내가 야학도 도와주고 가난한 사람도 지원해주고 할 텐데, 언젠가 그런 일도 한번 해보고 싶고 그래요.

 

 

임태종 님은 올해 환갑을 맞이하는 만능 살림꾼입니다. 현재 청솔1반에서 공부하면서, 야학 급식 주방에서 배식과 설거지 일도 맡아 하고 있습니다. 투포환, 보치아 경기에 출전하는 운동선수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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