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겨율 113호- [노들아 안녕] 날개 / 김영미
[노들아 안녕] 날개
김영미
1972년 10월16일생이고요. (46) 고향은 너무 어려서 인강원에 와서 잘 모르겠읍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김영미라고 합니다.
제가 이렇게 시설 밖으로 나와서 여러 사람들 앞에서 글을 쓸 줄은 정말로 몰랐습니다. 저는 어려서 아주 어린 시절 아기 때부터 인강원이란 보육원에서 오랜 세월을 살아 왔습니다. 저는 제가 사는 데가 전부인 줄로 알고 몇 십년을 살아 왔어요. 살면서 친구들과 여러 사람들한테 많은 상처도 받았고 도망도 치고 싶었지만은 그럴 수가 없었지요.
그러던 중 어느 날 다른 시설로 옮겨가야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거기는 더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어요. 저는 시간이 갈수록 몸도 맘도 망가져 갔어요. 밥을 먹다가도 눈물이 나고 그냥 멍하니 지내는 날이 날로 늘어만 갔어요. 눈물로 밤을 지새우는 날도 많았구요. 모든 것을 후회도 했지만 이미 때는 늦은 것을. 나는 내 자신이 너무나도 싫고 밉고 모든 게 싫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자립을 해서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도 많고 여기 저기 여행도 가고 구경도 가고 영화도 보고 너무도 좋아요.
이렇게 좋은데 내가 왜 그리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는지, 조금 더 일찍 나왔더라면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놀러 다니는 것, 마음껏 다니고 하루도 집에서 쉬는 날이 없을 정도입니다. 너무도 바빠요. 먹고 싶은 것도 해 먹고 사고 싶은 것도 사고, 친구 만나고 싶으면 만나고, 저는 지금 너무 행복하답니다.
이렇게 저 혼자만 많은 행복을 받고 있으니 아직도 시설에 남아 있는 많은 친구들이 생각납니다. 하루 빨리 자립해서 저와 같은 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저는 지금 용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마련해준 체험홈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단 한 가지 소원은 주택이 빨리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되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또 지금 노들야학에 입학했어요. 활동보조 선생님 권유로 다니는데 결석은 하지만 음악하고 미술을 좋아한답니다. 친구들도 너무 좋고요. 선생님들도 잘해주시구요. 재미있어요. 지금까지 제가 자립하는데 많은 응원과 격려를 해주신 모든 선생님께 감사 말씀 드리며 용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신선옥 소장님 다시 한번 감사 말씀 드립니다.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야학은 열심히! 활동가도 열심히! A.A.C 도 열심히! 노력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