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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바람을 여는 창

 

 

2012년 8월 21일
이번 농성은 얼마나 길게 할까? 나쁜 제도가 폐지될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하자는데, 폐지될 때까지 뭐든 해야겠지만, 농성을 무기한 하자고? 여러 현실적인 질문과 함께 어벙벙하게 지하역사에 앉아 있던 날. 경찰이 아주 오래도록 우리를 막았지만, 끝내 우리가 이겨 자리를 차지한 그날 밤의 땀 냄새가 종종 생각납니다.


지하, 겨울, 영정들
영정이 하나둘 검은 천을 두른 책상 위에 새롭게 놓일 때마다, 저는 그저 그것을 보고만 있었는데도 병이 들어가는 사람처럼 힘들었습니다. 농성장에 가는 날에도 안 가는 날에도 영정들을 떠올리면 괴로웠습니다. 할 수 있는 게 떠오르지 않는 한 사람이 되곤 했던 저는 무력감에 시달렸습니다. 발이 꽁꽁 어는 농성장에서, 목소리도 쉬 나오지 않는 날엔 영정 위에 쌓인 먼지를 닦아내곤 했습니다.


울면서 움직이는 사람들
도처에 널린 죽음들이, 소리 없이 계속되는 죽음들이 자꾸만 눈에 띄었습니다. 어떻게 함께하고, 어떻게 힘 모아야 할지 어렵기만 하던 운동이 함께 붙어 있는 농성 공간 속에서 풀어져나갔습니다. 100일, 200일, 1년, 500일, 3년, 1000일, 5년 ... 수차례 기념일을 보냈네요. 튼튼하게 농성장을 굴려준 사람들, 함께해온 사람들에게 고맙습니다. 


2017년 9월 5일
저들을 어떻게 믿고 농성장을 빼느냐고 고장샘을 괴롭혔습니다. 나 같은 1들의 질문을 수없이 받았을 고장샘은 ‘우리가 힘이 있을 때 정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새로운 장관이 농성장에 찾아와 영정들 앞에 조문하고, 제도 개선을 약속했습니다. 지금은 장애등급제 폐지, 부양의무제 폐지를 논의하는 민관협의체가 구성돼 회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텅 빈 광화문 지하역사 농성장 자리를 떠올리면 아직 얼떨떨합니다. 노들바람 112호에서는 광화문농성 1842일의 기억들을 기록했습니다.

 

광화문농성장 정리하던 날. 1842 숫자 모양 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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