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료실

조회 수 22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노들바람을 여는 창]

 

 

독자 여러분들도 다들 그렇게 생각하시겠지만, 2016년 겨울은 아마도 대한민국의 현대사에서 말 그대로 역사적인사건이 발생했던 시기로 기록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건의 현장에는 박근혜 퇴진이 복지다!’라고 외치며 함께 했던 많은 장애인들도 있었지요. 물론 그 사건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지만, 헌법재판소에 의해 최종적인 탄핵 인용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게 될지에 대해서는 여러 상념들이 들더군요. 그러던 와중 저는 한 페친 분의 담벼락에서 아래와 같은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직장생활 시작한지 4년 차인 창원의 한 청년노동자가 결혼하고 싶은 상대가 있지만 최저임금 받아가지고 어떻게 그걸 할 수 있는지 묻는다. 박근혜를 퇴진시키면 그게 가능한지 묻는다. 그의 질문은 이어진다. 내가 왜 이런 슬픔을 느껴야 합니까? 내 삶이 달라질 수 있습니까?”

 

얼마 전 읽게 된 사람, 장소, 환대(문학과지성사, 2015)에서 김현경 님은 신자유주의 하에서 지배적인 모욕의 형식이 된 굴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굴욕과 모욕의 차이는 무엇인가? 모욕에는 언제나 가해자가 있지만, 굴욕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 신자유주의 하에서 모욕은 흔히 굴욕의 모습을 띠고 나타난다. 예고 없이 실직을 당할 때, 일한 대가가 터무니없이 적을 때, 아무리 절약해도 반지하 셋방을 벗어날 수 없을 때 사람들은 굴욕을 느낀다. 하지만 이것은 모욕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이론적으로 모욕은 구조가 아니라 상호작용 질서에 속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 신자유주의의 모순은 상호작용 질서의 차원에서 (즉 상징적으로)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주장하면서, 구조의 차원에서 사람들에게서 자신의 존엄을 지킬 수단을 빼앗는다는 것이다.”

 

위의 글 속에는 이번 사건이 많은 국민들에게 모욕감과 분노를 안겨준 박근혜라는 한 개인의 퇴진으로 멈추어서는 안 될 어떤 근거와 이유가 담겨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 땅의 소수자들과 가난한 이들이 자신의 존엄을 지킬 수단을 빼앗는구조를 바꾸어나가기 위한 싸움은, 그래서 박근혜가 퇴진한 후에도 계속되어야 하고 또 계속될 수밖에 없겠지요. 2017년에도 노들은 그러한 싸움을 일상에서, 교실에서, 그리고 거리에서 치열하고 즐겁고 함께해 나갈 것입니다. 노들이 그런 공동-’(共動-)로서 더 많은 이들과 접속하고 연결될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들의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정유년(丁酉年)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296 2017년 봄 110호 - 지난 겨울 진짜 멋졌던 우리, 촛불들   지난 겨울 진짜 멋졌던 우리, 촛불들 비록 0좀이 생겼지만, ‘값진 승리’다 김필순 | 자꾸 쪼그라진다는 말을 듣지만 얼굴과 몸은 쪼그라져도 마음만은 쪼그라지... file
295 2017년 봄 110호 - [형님 한 말씀] 봄이 오고 있습니다. [형님 한 말씀]           (그림파일 속 글) 봄이 오고 있습니다 김명학 / 노들야학에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봄이 오고 있습니다. 봄은 이렇게 조용히 왔다가 봄... file
294 2017년 봄 110호 - [고병권의 비마이너] 장애인, 슈퍼맨, 위버멘쉬   [고병권의 비마이너] 장애인, 슈퍼맨, 위버멘쉬 고병권 | 노들장애학궁리소 연구원. 맑스, 니체, 스피노자 등의 철학, 민주주의와 사회운동에 대한 관심을 갖고... file
293 2017년 봄 110호 - 혁명의 시작!   혁명의 시작! 2017년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조현수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달리기와 등산을 좋아하고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글쓰... file
292 2017년 봄 110호 - [장판 핫이슈] 한국사회가 만든 복지 참사, 희망원   [장판 핫이슈] 한국사회가 만든 복지 참사, 희망원 ‘희망원’을 만든 자들이 이제 희망원 참사를 해결하라 전근배 |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에서 활동하고 ... file
291 2017년 봄 110호 - R전동 2017년 혁명을 외치는 사람들 R전동 2017년 혁명을 외치는 사람들 윤경 |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4월 20일은? 네 장애인의 날이 아닙니다.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이지요. 이 글을 읽... file
290 2017년 봄 110호 - 차별금지법 제정,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 제정, 지금 당장   나라 |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활동가.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개인 대의원. 차별에 맞서 저항하고, 연대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file
289 2017년 봄 110호 - 너를 보고 싶다,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에서! 너를 보고 싶다,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에서! 민아영 | 노들장애인야학 교사이자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활동가입니다. 목 디스크에 살짝 걸린 것 같아 베개를 바꿨... file
288 2017년 봄 110호 - <묻지마 흥신소-광화문 불나방> 제작기   &lt;묻지마 흥신소-광화문 불나방&gt; 제작기 연출자와 똥싸네21 기자의 인터뷰 자문자답 정민구 | 이래도 되나 싶게 꿀 떨어지는 쉼을 갖고 있는 민구예요.   안녕하... file
287 2017년 봄 110호 - 인간 존재 선언, 2017 한국판 <나, 다니엘 블레이크> [특집] 인간 존재 선언, 2017 한국판 ‘나, 다니엘 블레이크’ 사회보장위원회 건물 외벽에 쓰인 붉은 글씨 ‘나 박경석, 개가 아니라 인간이다.’ 강혜민 | 비마이너... file
286 2017년 봄 110호 - <나, 추경진> 아이들에게 부양의무 책임을 지울 수 없다 ‘다니엘 블레이크’들의 외침, 첫 번째 나, 추경진. 아이들에게 부양의무 책임을 지울 수 없다 추경진 | 바깥세상에서 지지고 볶고 그렇게 살고 싶어 탈시설한 추... file
285 2017년 봄 110호 - <나, 조은별> 첫 월급을 받자, 가족을 책임지라고 합니다   ‘다니엘 블레이크’들의 외침, 두 번째 나, 조은별. 첫 월급을 받자, 가족을 책임지라고 합니다   조은별 | 스스로를 검열하게 만드는 선별적 복지제도를 반대합... file
284 2017년 봄 110호 - <나, 요지> 믿고 있다가 뒤통수 맞았습니다   ‘다니엘 블레이크’들의 외침, 세 번째 나, 요지. 믿고 있다가 뒤통수 맞았습니다 요지 | 홈리스행동 활동가   저는 얼마 전 수급 신청을 했다가 탈락한 요지라... file
283 2017년 봄 110호 - [노들아 안녕] '노들에 밑불이 되고, 불씨가 되자' [노들아 안녕] ‘노들에 밑불이 되고, 불씨가 되자’ 이형숙     안녕하세요. 3월부터 노들센터에서 활동을 시작한 이형숙이에요. 그동안 경기도에서 활동하면서 노... file
282 2017년 봄 110호 - [노들아 안녕] 저는 신입이지만 신입이 아닌 신입입니다~^^ [노들아 안녕] 저는 신입이지만 신입이 아닌 신입입니다~^^ 김상희 새로운 활동가 소개하는 코너에 제 소개를 하려니 쑥스럽고 민망하기까지 합니다. ^^;; 사실 ... file
281 2017년 봄 110호 - [노들아 안녕]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노들아 안녕]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정소영  안녕하세요.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 사업팀 신입활동가 정소영입니다. 저는 작년에 노들센터에서 ... file
280 2017년 봄 110호 - 노란들판 인스타그램~   노란들판~ 인스타그램 #신입직원 #노란들판의 핫플레이스, 자몽청! #세계여성의 날 유공기업 선정 #420장애인권위원 #블로그   #신입직원 올해! 노란들판에 신... file
279 2017년 봄 110호 - 들판을 헤매다 차 한 잔 마시자고,   들판을 헤매다 차 한 잔 마시자고, 소박한 꿈, 큰 노동... 들다방 탄생기 김유미 | 요즘은 내가 뭐하는 사람일까, 스스로 묻고 답하지 못할 때가 있다. 야학에... file
278 2017년 봄 노들바람 110호 - 2017 안전벨트 학생회장 김이준수 당선의 변 2017 안전벨트 학생회장 김이준수 당선의 변 김이준수 | 저는 남들보다 조금 일찍 태어났어요. 몸무게 1.2kg 미숙아로. 그때부터 장애인으로 살아온 30년. 전 학... file
277 2017년 봄 노들바람 110호 - [교단일기] 하마무가 하마무에게 인터뷰를 한다   【 교 단 일 기 】 하마무가 하마무에게 인터뷰를 한다 물어보는 사람:하마무 대답하는 사람:하마무   하마무 | 노는 사람. 페미니즘 아트의 실천 가능성을 ... fil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 59 Next
/ 59
© k2s0o1d5e0s8i1g5n. ALL RIGHTS RESERVED.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