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가을․겨울 109호 - [현수막공장의 하루] 노란들판의 2016년 하반기는요
[현수막공장의 하루]
노란들판의 2016년 하반기는요
노란들판 | 장애인/비장애인 노동자들이 함께 현수막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이에요.
현수막공장 노란들판은 올 한해도 쉴 틈 없이 바쁘게 달려왔네요. 최근에는 성수기를 맞이하여 좀 더 정신없이 지내고 있는 듯합니다. 노란들판이 『노들바람』에 소식을 전한지 오래되어, 한해 마무리 겸 공장의 하반기 소식을 들려드리려 합니다. 최근 저희는 요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끝없이 줄지어선 작업지시서]
[11월과 12월에는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와 관련된 주문이 많았어요-인증샷도 한 번 찍어보고]
[디자인 교육 중-열정이 넘치는 공장의 디자이너분들]
[8월]
○ C100 팀장님의 입사 10주년!
2016년 8월 1일은 박시백 팀장님의 입사 10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다들 모인 자리에서 축하하면서 선물도 전달하고, 공장 분들의 마음이 담긴 예쁜 롤링 판넬도 전달했지요. 한 공간에서 10년 동안 일하다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대단해요~* 축하 축하드립니다!
○ 노란들판 하계 워크숍 (by 조아라)
노란들판은 8월 26일에서 28일까지 강원도 고성 삼포해변으로 하계 워크숍을 다녀왔습니다. 공장 개소 10주년 기념으로, 바쁜 일정 속에서도 노란들판 역사상 처음으로 2박 3일 일정의 워크숍을. 이번 워크숍의 슬로건은 ‘놀고 시펍~ 10UP!’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놀고 싶은 마음, 매출액 10% Up 등의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었는데요, 이 슬로건을 이용해서 개개인이 하고 싶은 것이나 소망을 적어서 ‘나는 ○○하고 시펍!’ 현수막을 만들어서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삼포해변에 도착해서 첫날은 물놀이도 하고, 물놀이를 못한 사람들은 주변 관광을 하고 짚라인과 보트도 타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을 먹은 후에는 민구 샘이 진행하는 인권강의를 들었습니다. 이 때 진행한 서로의 얼굴 그려주기가 가장 기억에 남고, 또 다들 재미있어 했던 걸로 기억해요.
그리고 둘째 날에는 다양한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진에서 즐거움이 느껴지시나요?^^ 모두들 열심히 참여했던 해변에서의 게임! 그 중에서도 보물찾기가 기억에 남아요. 사전에 공장 사람들이 바라는 소원을 조사한 다음, 소원이 적힌 종이를 담은 케이스를 모래사장에 숨긴 후 찾는 게임이었지요. 단, 엉덩이를 떼지 않고, 손과 발만을 이용해서 보물을 찾아야 했어요. 소원은 아주 소소한 것들이었어요. 1시간 지각 이용권, 점심시간 외식 이용권, 간식 쏘기, 청소 몰아주기 등등. 그런데 아무리 찾고 또 찾아도 모든 좋은 소원이 담긴 대박 소원권은 결국 찾지 못했다는 슬픈 이야기… 숨긴 사람도 찾을 수 없었다는. 아직도 삼포해변 모래사장 어딘가에 숨어 있을지도 모르는데요, 고성 삼포해변에 놀러 가시는 분들은 한번 찾아보셔요!
[9월]
○ 일본 직업공동체 왓빠를 만나고 오다! (by 나해니)
- 언제? 2016년 9월 21~25일
- 누가? 솬, 봉, 찬이가 노들센터, 전장연, 나야, 장애인인권영화제 활동가들과 함께.
- 왓빠를 통해 배운 점: 그 사람다운 모습 그대로 일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지원하는 것, 45년 동안 평등하게 일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 노력해온 모습, 차별과 싸우는 공동체를 만들고 또 투쟁을 통해 장애인의 노동권을 정부로부터 인정받은 뚝심.
- 생각나는 가장 좋았던 장면: 교토 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이동하던 버스 안의 장면. 가는 내내 들뜬 마음으로 신나고, 즐겁고, 정답게 얘기하던 왓빠 사람들과 그날의 분위기.
- 왓빠를 다녀오고 난 뒤의 변화: 노란들판에서 일하며 드는 고민들에 대해, 어떤 지점들은 왓빠가 실천해온 방법들을 잘 곱씹어보면 뜻밖의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 공장 구성원들 각자가 느끼고 있는 앞날에 대한 두려움과 현재의 고됨을 앞으로 좀 더 잘 나눌 수 있겠다는 근거 없는 정신적 여유로움.
- 그래서 결론은?: 내년에도 왓빠에 가고 싶다. 공장의 많은 사람들과 함께^^!
- 봉이의 후기: 나보다 하루를 행복하게 마무리 하는 일본의 왓빠 공동체를 보고 왔다. 그들은 노동할 수 있다는 것을 좋아하고, 동료와 함께여서 즐거워하고, 오늘의 삶이 주어진 것을 기뻐했다. 그 행복함을 느끼기 위해 그들이 겪어야 했던 어려움이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다. 아니 앞으로 더 많은 고난과 역경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그들이 그 힘든 시기를 즐겁고 행복하게 이겨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10월]
○ 베어베터 방문기 (by 송주훈)
10월 25일, 몇몇 분들과 함께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를 방문했습니다. 베어베터는 전체 직원 약 200명 중 발달장애인이 80% 이상으로, 인쇄·화훼·커피·배달·제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장애인들이 일하고 있는 곳입니다. 베어베터는 “Bear makes the world better”를 줄인 말이라고 해요. 이곳의 상징인 곰(Bear)은 발달장애인 분들의 특성을 담은 캐릭터이고, 발달장애인이 더 나은(Better) 세상을 만들어 나간다는 의미인 것이지요.
이곳은 연계고용제도를 활용해 수익이 생기면 채용을 하는 시스템인데요, 입사 조건은 단 하나, 스스로 출퇴근이 가능하면 된다고 합니다. 면접을 통해 입사를 하면 각 분야별로 순환하며 교육을 받고 각자의 적성에 맞는 업무를 찾는다고 합니다. 하루에 4시간씩 교대 근무를 기본으로 하구요.
회사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귀여운 곰 캐릭터가 눈길을 사로잡았고, 그 다음에는 노란들판보다 몇 배나 큰 규모에 놀랐고, 체계적인 시스템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캐릭터를 회사의 전반적인 인테리어와 포장용 박스 및 테이프 등의 물품에 활용한 것이나 배송용 가방에 투자해서 전문성을 강조한 부분 등이 인상 깊었고, 공장에서도 활용할 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어요. 같이 방문했던 공장의 한 분은 직원들을 위한 휴게 공간에 게임기가 있는 것을 매우 부러워하며 노란들판에 돌아와 제안을 하기도 하였답니다. 과연, 가능할 것인가?^^
물론 좋은 점만 있었던 건 아니에요. 업무의 단순함이나 연계고용이라는 부분의 한계점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고, ‘노란들판이 더 많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일터가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여러 부분에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한 방문이었습니다.
[11월]
○ 일본 후쿠오카 여행기 (by 김민호)
나에게 노란들판은 삶을 일구어가는 일터이자 하나씩 꿈을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하지만 그런 나에게도 어떤 쉼이 필요했다. 7년을 다니면서 나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딱히 없었고, 그래서 이틀의 연차를 내고 주말을 끼어서 여행을 가기로 했다. 가족과 함께한 일본여행. 이번 여행은 10년만의 해외여행이고 일본은 세 번째 방문하는 것이다. 한껏 들뜬 기분으로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곳은 후쿠오카. 나가사키와 뱃부를 거쳐 세 곳을 여행하기로 계획을 잡았고, 렌터카를 타고 긴 고속도로 질주하면서 3박 4일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앞이 뻥 뚫린 것처럼 시원했다. 차를 타는 시간은 길었지만, 가족들과 함께 하니 즐거웠다.
일본하면 바로 생각나는 것이 하나가 있다. 바로 온천이다. 나가사키 온천과 뱃부 시기노이 온천 호텔 두 군데를 방문했다. 뱃부 호텔은 4성급 호텔이다. 말로만 듣던 곳에 가보니 왜 사람들이 여기에 오는지 알게 됐다. 아무튼 동생한테 많이 고마웠다. 실내 온천과 실외 온천이 있었는데, 실외에서는 바다와 도시가 한 눈에 보였다. 정말 가보지 않은 사람은 이런 기분을 모를 것이다. 정말 최고였고, 이번 여행 중에서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았다. 가족들과 함께 이런 추억을 쌓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했고 또 감사했다.
장애인에게 해외여행은 큰 도전이기도 하지만 힐링의 시간이 되어 주었다. 여행이라는 것이 꼭 어디 멀리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소중한 사람들과 즐거움을 나누는 것이 진정한 여행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멀리서가 아닌 바로 가까운 곳에서 내 자신을 찾아가는 것이 여행의 목적이 아닐까? 이번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기 보다는 내 옆에 있는 것을 소중히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었고, 행복은 가까이에 있음을 느끼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내 삶의 여행은 이제 또 시작이고 현재진행형이다.
○ SK SUNNY와 함께 친환경 브랜드를! (by 고수진)
2016년은 노란들판이 10살 된 해입니다. 아쉽게도 올해는 얼마 남지 않았지만, 노란들판은 새로운 10년을 위한 도약을 힘차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냐 하면, 두구두구두구~~ 바로 노란들판의 ‘친환경 브랜드’입니다. 올해 하반기 SK SUNNY(SK 대학생 자원봉사단)와 함께 노란들판의 친환경 브랜드 BI와 친환경 브랜드를 소개하는 뉴스레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SK SUNNY는 자원봉사 및 사회참여를 통해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주도하고자 하는 SK의 대학생 자원봉사단인데요, 노란들판은 사회적기업 서포터즈 분야의 대학생 5명과 함께 사람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지구를 지향하는 친환경 브랜드를 만들고 있습니다. 노란들판의 ‘세상을 바꾸는 디자인’에 대한 고민과 대학생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더해진 친환경 브랜드가 많이 궁금하시죠? 곧 찾아올 테니 많이 많이 기대해주세요!
[노란들판 식구들과 SK SUNNY의 대학생들이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