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료실

조회 수 138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노란들판의 요한, 그를 알려주마

 

2014. 12. 23. 노란들판에서 영인

 


“여잉~”(여잉=영인)하고 나를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면, 알쏭달쏭한 표정을 하고서 손을 들고 질문을 하는 풍채가 꽤 듬직한 한 청년이 있다. 뚱한 눈빛, 삐죽 나온 입. 조금은 유행이 지난 가요가 나오는 이어폰을 귀에 꽂고 모니터 안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자세로 일을 하다가 모르는 것이 생기면 어린아이 같은 목소리로 사람들을 부른다. “호쨩님~”(호쨩=옥상) 가끔 노래도 부른다. “또미쫄 또미쫄 랄랄라 파~” 방심하고 있다간 빵 터지고 만다. 취미가 개그요 특기도 개그인 듯한, 삭막한(?) 노란들판에 한줄기 웃음이 되어 주는 사람. 2013년 1월 8일에 노란들판에 인턴으로 입사하여 이제는 어엿한 정규직 직원으로서 소임을 다하고 있는, 무심한 듯 소심하고 순수한 듯 능청스러운 막둥이 디자이너 주요한(30, 청각장애 2급). 그와의 짤막한 인터뷰. 질문과 대답이 마치 오래된 친구와의 카카오톡 대화처럼 단답식인데, 질문은 편의상 짧게 생략한 것이고 ‘-에, -며’ 등의 조사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요한의 말투는 있는 그대로를 살린 것이다.

 


이름: 주요한(30)
별명: 모르겠다. 별명 없는데.
취미: 게임
무슨 게임: 컴퓨터
게임 이름: 왜 물어봐. 하지마.(ㅋㅋㅋ)
특기: 그림
무슨 그림?: ……마무리.
(인터뷰가 이렇게 끝날 뻔 하였으니… 요한과 대화할 때에는 좀 더 끈기가 필요하다.)
좌우명: 좌우명? 모에요?
좌우명? 음? 어떻게 살 것인가…

스스로 생각하는 말?: 아, 운명. 길.
(요한과 대화할 때에는 자신의 국어실력도 알게 된다.)
꿈이 있는지?: ㅇㅇ. 귀신, 좀비. 유령
(본인이 꾼 꿈을 이야기 함.)
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자연, 여유, 그림
(해석을 하자면, 자연에서 여유롭게 지내고 싶다. 그림 그리고 싶다.)
하루 중 내가 좋아하는 시간과 그 이유는?:
피곤해서 졸고 싶다.
나’를 나타낼 수 있는 단어 3개. 이유는?:
(1) 못생겼다. 못생겨서. (2) 바보. 나는 바보입니다. (3) 상상력.

상상력? 왜 좋다고 생각하나?: 움직이는 것.
사람들 볼 때 움직이는 것 생각 많이 한다. 주문이 들어오면 미리 (시안을) 만든다. (디자인) 수정 많아서, 짜증나서 욕 생각 여러 가지 많이 한다.



요한 인터뷰하는 영인.JPG

 




노란들판 식구들도 요한에게 궁금한 것 몇 가지를 물어보았다.

 

Q. 민호) 요한이 생각하는 디자인이란?
A. (노란들판은) 디자인 아니에요. 기술, 편집, 노란들판에서 일하는 것은 기술, 편집 같다. ‘디자인’ 잘 모르겠다.


Q. 희찬) 한글 공부를 하는데 어려움은 없는지, 어렵다면 도움을 어디서 받고 있는지 궁금
A. 이상한 단어, 사람들의 부정확한 발음 힘들다. 일반 말 못 알아들어. (일주일에 한 번, 야학에서) 수화 수업만 하고 있다.


Q. 시백) 노란들판에 와서 가장 좋은 점
A. 보통입니다.


Q. 해니) 스트레스 푸는 요한만의 방법
A. 너무 힘들어서 참아. 아무도 없는 곳 가서 혼자 있는다. 일 끝나고 잔다. 우물에 대고 소리 지르면 괜찮을 것 같다.


Q. 해니)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A. 부모님


Q. 해니) 요리는 누구에게 배웠는지?(노란들판에서 간식을 곧잘 한다.)
A. 맛있는 것 공부한다. 사람들 하는 것 본다. 떡볶이는 전에 수화선생님에게 배웠다. 라면은 김밥집에 가서 보고 따라했다.


Q. 상욱) 공장에 와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A. 없다. 상관없는데.


Q. 상욱) 즐거웠던 건?
A. 가끔 즐겁다. 아, 수화수업 할 때 즐겁다.


Q. 상욱) 힘들었던 건?
A. 디자인 수정이 많을 때. 단어 뜻을 몰라서 디자인을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를 때.


Q. 병진) 일 할 때 무슨 생각을 하나?
A. 그림 없다. 컴퓨터.


Q. 병진) 이 일을 왜 하나?
A. 돈


Q. 병진) 좋아하는 여자 연예인
A. 강수지


Q.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
(필담으로 한 명 한 명에게 적어줌)
✽시백 디자인 너무 잘한다… 그런데 영어선생님 포기하나요?
✽옥상 편집 가끔 잘한다. 그런데 산에 좋아하나요? 산 쇼핑 중독해요?
✽해니 사무팀 책임 잘하는데. 그런데 동물원 좋아하나요?
✽영인 사무팀 전화하고 그림 잘하는데, 그런데 디자인 하나요? 만화 포기하나요?
✽수안 디자인 너무 꼼꼼히 한다. 그런데 다른 일 되고 싶나요?
✽민호 디자인 좋아하는데 그런데 다른 일 없나요?
✽대식 디자인 느림 해는데 그런데 물리치료 없나요?
✽아라 사무팀 집중에 가끔 보았다. 그런데 옷이 치마 계속 하나요?
✽희찬 사무팀 가끔 잘하는데 그런데 인터넷에서 TV 보는 거요?
✽봉준 작업팀 잘 해는데 그런데 철인 3경기 안가요?
✽윤쌤(대식 활보샘) 자원봉사 해는데 그런데탁구 달인 맞나요?(활를 자원봉사로 알고 있음)
✽병진 작업팀에 칼다리미 잘하는데 그런데 뭐가 까먹음 많아요?(칼다리미는 현수막 재단용 인두를 말함)
✽범민 작업팀에 검사해보고 해는데 그런데 컴퓨터 수리 안해요?
✽한나 사무팀에 택배 보고 맞추데 그런데 아기가 쇼핑 사는 아이요?
✽현준 이사팀이 구청 바쁘다. 그런데 점심 때 탁구 빨리 하구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96 2015 봄여름 104호 - [나는 활동보조인입니다] 김철수 님 [나는 활동보조인입니다] 나는 왜 이곳에 와 있는가, 묻고 또 물었다 활동보조인 김 철 수 내가 장애인 활동보조를 직업으로 택하여 시작한 지도 벌써 5개월이 지... file
95 2015 봄여름 104호 - [뽀글뽀글 활보상담소] 님아, 65세 그 강도 넘어봅시다!!! [뽀글뽀글 활보상담소] 님아, 65세 그 강도 넘어봅시다!!! by 노들센터 아 라 이번 뽀글뽀글 활보상담소에서는 장애인활동지원제도 VS 노인장기요양보험에 대해 ... file
94 2015 봄여름 104호 - [교단일기] 안녕! 노들 미술반! [교단일기] 안녕! 노들 미술반! by 노들야학 정 민 혼자 그림만 그리던 그림쟁이가 노들야학 학생들과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과 몸에 맞춰 제일 신나고 ... file
93 2015 봄여름 104호 - [장애인권교육 이야기] 학교에서 만난 인권들 [장애인권교육 이야기] 학교에서 만난 인권들 by 인권센터 민구 위 작품은 김재연 인권강사님이 손수 한 땀 한 땀 그려준 ‘노들장애인권센터’ 로고다. 우리는 보... file
92 2015 봄여름 104호 - [노들은 사랑을 싣고] 노들야학 휴직교사 ‘화짱’의 근황 [노들은 사랑을 싣고] 노들야학 휴직교사 ‘화짱’의 근황 이게 다 ‘악마의 테이블’ 때문이다 by 노들야학 민 구 노들야학 유일의 팬클럽을 보유하고 있는 휴직교사... file
91 2015 봄여름 104호 - [노들 책꽂이] 『금요일엔 돌아오렴』 [노들책꽂이] 눈물을 나눠 갖자. 우리 모두 유가족이 되자.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금요일엔 돌아오렴』 by 비마이너 금철 이 책을 쓴 작가기록단 중 한 명인... file
90 2015 봄여름 104호 - [동네 한 바퀴] 독립영화 배급사 ‘시네마달’을 소개합니다 [동네 한 바퀴] 독립영화 배급사 ‘시네마달’을 소개합니다 동숭동 노들 3분 거리에 있었네 「다이빙 벨」, 「두 개의 문」...「노들바람」도! by 인권센터 민 구 ... file
89 2015 봄여름 104호 - [오 그대는 아름다운 후원인] 북디자이너 구화정 님을 만나다 [오 그대는 아름다운 후원인] 북디자이너 구화정 님을 만나다 “노들과 함께 나이 들어가는 것 같아요” by 노들야학 유 미 사진 : 노들을 후원하는 북디자이너 구... file
88 2015 봄여름 104호-고마운 후원인들 2015년 4월 노들과 함께하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CMS후원인 강경완 강광숙 강귀화 강남훈 강문형 강병완 강병희 강복원 강복현 강성윤 강소영 강수혜...
87 2014 겨울 103호-노들바람을 여는 창 노들바람을 여는 창 “우리는 서로에게 왜 숲이 아닌가 / 무심하게 지나쳐온 너의 노래” 최고은의 노래 '봄'에 나오는 노랫말입니다. 2013년 겨울을 앞두고 준혁 ...
86 2014 겨울 103호-투쟁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투쟁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 노들야학 민구 요즘은 민주노총도 이렇게 안 싸워요 경찰조사를 받다보면 짜증이 확 솟구쳐 오르곤 한다. 경찰의 고압적인 자세, ... file
85 2014 겨울 103호-준혁, 그를 잊지 말아요 김준혁 동지 1주기 ▶◀ 추모사 준혁, 그를 잊지 말아요 ◑ 문예판 민정 너무 맑았던 희망, 준혁이 형께! 아이 같은 미소로 주위를 행복하게 하던 형! 누군가의 부탁... file
84 2014 겨울 103호-[형님 한 말씀] 한 해를 보내면서 [형님 한 말씀] 한 해를 보내면서 [형님 한 말씀] 한 해를 보내면서 2014년도 이제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한 해를 보내는 골목에 서서 우리는 각자 한 해... file
83 2014 겨울 103호-카페 별꼴의 지난 일 년 카페 별꼴의 지난 일 년 ◑ 카페별꼴 매니저 J와 C 별꼴이 월곡동으로 이사를 온 지도 벌써 일 년이 지났습니다. 이사하고 한동안은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그... file
82 2014 겨울 103호-인강원과 함께한 2014년을 돌아보며 인강원과 함께한 2014년을 돌아보며 ◑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조아라 아, 여기 정말 사람 살 곳이 못된다 작년 3월, 한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조... file
81 2014 겨울 103호-해외여행 자주 가는 ‘자산가’ 수급자, 나? 해외여행 자주 가는 ‘자산가’ 수급자, 나? ‘가난의 자격’을 요구하는 사회와 언론에게 ◑ 노들야학 스타 따사로운 햇볕이 비치는 일요일 아침, 늦잠을 자고 일어... file
80 2014 겨울 103호-기초법 개정, 가난한 이들의 네버엔딩 스토리 기초법 개정, 가난한 이들의 네버엔딩 스토리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2001년 12월, 여성이자 장애인이고 기초생활수급자이자 노점상이었으며 아이를 혼자 키우는 ... file
79 2014 겨울 103호-[장판 핫이슈] 장애등급제 폐지.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으로! [장판 핫이슈] 장애등급제 폐지.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으로! by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현수 ‘낙인의 사슬 장애등급제 폐지하라!’ 아마도 최근 2년간 발행된 ... file
» 2014 겨울 103호-노란들판의 요한, 그를 알려주마 노란들판의 요한, 그를 알려주마 2014. 12. 23. 노란들판에서 영인 “여잉~”(여잉=영인)하고 나를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면, 알쏭달쏭한 표정을 하고서 손을 ... file
77 2014 겨울 103호-깡통이와 함께한 자전거 여행 깡통이와 함께한 자전거 여행 노들센터 재환 2014년 10월 13일 월요일 새벽 5시, 여느 때 같았으면 누가 업어 가도 모를 정도로 깊이 잠들어 있었을 시간. 동숭... fil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Next
/ 59
© k2s0o1d5e0s8i1g5n. ALL RIGHTS RESERVED.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