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료실

조회 수 82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천천히 즐겁게 함께!


노들야학 호연



호연_교단일기.JPG



수업보조 활동을 하다 신임교사가 되어 노들 모꼬지도 함께 가보고, 강화도 자람도서관에서의 교사수련회도 참여하고, 그리고 이번 학기부터 수학3반 수업을 하게 된 호연이라고 합니다. 여러분~ 반가워용~~~^____^


 

조금 더 성과를 올려보자는 마음은 나를 더욱 더 일에 몰두하게 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고 마음이 공허해질 때쯤, 이대로 사는 게 정말 괜찮은 것일까라는 의문과 함께 ‘이렇게 현재에 안주해버릴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인지 미래에대해 항상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이 불안감의 이유를 찾고 또 해소하기 위해서는 다른 배움의 기회가 필요했다. 나는 노들야학을 그런 배움의 공간으로 찾게 되었고, 현재 매주 월요일 3·4교시에 수학3반에서 학생들과 함께 배우며 가르치고 있다.

 

나는 2012년 겨울부터 수업보조 활동을 통해 노들과 처음 만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술자리에서 교사를 해보면 어떻겠냐는 섭외전문 담당(?) 선생님들 포섭에 넘어가 술기운에 덜컥 그러겠노라고 약속을 해버렸다. 그 후 자연스럽게 격주로 있는 교사회의에 나오게 되었고(나는 누구? 신임교사.
여긴 어디? 교사회의실^^;), 정신없이 몇 달을 지내다보니 어느 순간 정교사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정교사 인준을 받고 나니 전에는 생각지도 않던 많은 고민들이 생겨나고, 과연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두려움에 수업보조 활동을 할 때보다 마음은 좀 더 무거웠다. 드디어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첫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지하철역에서 나는 그만 엉엉 울어버리고 말았다. 아직 제대로 준비도 되지 않은 모습으로 학생들 앞에 선 스스로가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그날은 왜 그렇게 눈물이 났는지….

 

수학이 학생들에게 필요한지에 대한 뚜렷한 확신 없이 가르쳐야 하는 것이 나에게는 가장 풀어가기 힘든 문제 중 하나였다. 어느 날 수업시간에 학생 한 분이 국어시간은 재밌는데 왜 수학은 재미가 없냐고 질문하신 적도 있다.-.-;선뜻 그 자리에선 답을 하지 못하고 웃기만 했다. 하지만 사회가 아무리 변하고 기술이 발달해서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거의 이용되지 않는다하더라도, 수학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걸 학생 분들이 알게 되시리라 믿는다. 그러한 배움의 길에 부족하나마 좋은 길동무가 되어 드리고 싶다. 언젠가는 국어시간보다 수학시간이 재밌을 날이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가져보며.^^

 

초기에는 이런 저런 어려움도 겪었지만, 노들과 함께 할수록 이전보다 더 행복해 지고 있다는 걸 내
마음이 말해주고 있다. 노들과 점점 가까워지면서 내 자신이 변화되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이런 사실을 깨닫고 나서 학생들을 바라보는 내 감정도 조금씩 달라지고 또 새로워지는 듯하다. 아무리 바쁘게 열심히 산다 해도 우리에게 하루는 24시간뿐이다. 노들은 나에게 시간을 쓰는 방법, 그리고 인생관까지도 시나브로 바꾸어 주고 있다. 남은 인생을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노들에 참 고마운 마음이다. 우리, 천천히 즐겁게 함께해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80 2014 겨울 103호-기초법 개정, 가난한 이들의 네버엔딩 스토리 기초법 개정, 가난한 이들의 네버엔딩 스토리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2001년 12월, 여성이자 장애인이고 기초생활수급자이자 노점상이었으며 아이를 혼자 키우는 ... file
79 2014 겨울 103호-[장판 핫이슈] 장애등급제 폐지.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으로! [장판 핫이슈] 장애등급제 폐지.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으로! by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현수 ‘낙인의 사슬 장애등급제 폐지하라!’ 아마도 최근 2년간 발행된 ... file
78 2014 겨울 103호-노란들판의 요한, 그를 알려주마 노란들판의 요한, 그를 알려주마 2014. 12. 23. 노란들판에서 영인 “여잉~”(여잉=영인)하고 나를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면, 알쏭달쏭한 표정을 하고서 손을 ... file
77 2014 겨울 103호-깡통이와 함께한 자전거 여행 깡통이와 함께한 자전거 여행 노들센터 재환 2014년 10월 13일 월요일 새벽 5시, 여느 때 같았으면 누가 업어 가도 모를 정도로 깊이 잠들어 있었을 시간. 동숭... file
76 2014 겨울 103호-[노들아 안녕] 노들야학 죠스 벌써 2년 노들야학 죠스 그 모든 게 치밀한 계획도 없이 충동에서 비롯되었다는 것, 바로 그것이 문제였다. “나도 야학 교사 한 번 해볼까?” 2년 전 그때, 난 왜... file
» 2014 겨울 103호-[교단일기] 천천히 즐겁게 함께! 천천히 즐겁게 함께! 노들야학 호연 수업보조 활동을 하다 신임교사가 되어 노들 모꼬지도 함께 가보고, 강화도 자람도서관에서의 교사수련회도 참여하고, 그리... file
74 2014 겨울 103호-급식은 힘이요 기대요 기쁨이어라~ 급식은 힘이요 기대요 기쁨이어라~ 노들야학 성희 저는 노들야학 급식을 담당하는 이성희입니다. 수많은 세월을 중국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남편을 내조하며 나름... file
73 2014 겨울 103호-명학 자립했습니다 명학 자립했습니다 노들야학 명학 2014년 11월 24일 명학이 4년여 동안 기거했던 평원재를 떠나 연건동 오피스텔로 거처를 옮겨 진정으로 자립을 시작했습니다. ... file
72 2014 겨울 103호-[자립생활을 알려주마]-부양의무제 폐지가 탈시설 자립생활의 지름길! 부양의무제 폐지가 탈시설·자립생활의 지름길! 노들야학 상윤 나 는 석 암 재 단 이 운영하는 시설에서 오랫동안 살다가 2009년 6월 2일에 그곳에서 나오게 되었... file
71 2014 겨울 103호-장애인에게 승강기가 필요한 이유 장애인에게 승강기가 필요한 이유 -노들야학 준수 ◀◁ 노들바람 103호 목록으로 file
70 2014 겨울 103호-팽목항을 다녀왔습니다 팽목항을 다녀왔습니다 노들야학 명학 세월호 ‘기다림의 버스’를 타고 팽목항에 다녀왔습니다. 세월호 사고 현장을 직접 보니 그 아픔들 이 속속들이 피부로 가... file
69 2014 겨울 103호-연극이 끝나고 난 뒤 [추신에 추신을 달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 추신에 추신을 달다 - 인권연극제 참가작품 <추신>을 올리고 난 연출의 변 - 문예판 안수 공연정보 제목: 추신 일자: 2014. 11. 12(수) ~ 1... file
68 2014 겨울 103호-연극이 끝나고 난 뒤[ 추(醜)란 무엇일까?] 추(醜)란 무엇일까? - 인권연극제 참가작품 <추신>, 공연이 끝나고… - -문예판 민정 추(醜)란 무엇일까? 추함, 추하다, 추에 관한 기억들…. 꺼내기 싫고, 기억하... file
67 2014 겨울 103호-나의 장애와 마주하다 나의 장애와 마주하다 장애인미디어아트 「너그들」 이야기 -센터판 민경 나에게는 두 번째 장애인미디어아트 공연인 「너그들(너의 그림자가 들려)」을 마치고 ... file
66 2014 겨울 103호-우리들의 러브~러브! 우리들의 러브 ~ 러브! -문예판 수경 2014년 10월 30일 충무아트홀에서 상연된 「러브러브」는 장애여성 당사자들이 직접 대본을 쓰고 연기도 한, 그야말로 장애... file
65 2014 겨울 103호- 「할머니의 꿈」 촬영 노트    「할머니의 꿈」 촬영 노트 노들야학 민구       ⁎ 기획/대본/연출: 민구, 지예 ⁎ 촬영: 승천, 신행 ⁎ 편집: 호경 ⁎ 주연: 경석, 사랑 ⁎ 도움 주신 분들: 은... file
64 2014 겨울 103호 -부릉부릉 차차차 7박 8일 이야기 부릉부릉 차차차 7박 8일 이야기 노들야학 명희 11월 26일 광화문광장에서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 공동행동이 7박 8일 전국 순회 투쟁단 차차차(‘차’별을 걷... file
63 2014 겨울 103호-내가 만난 진심들 내가 만난 진심들 장애인인권교육 강사 제은화 장애인 활동보조 일을 하면서 노들을 알게 됐고,1년쯤 되었을 무렵 우연히 ‘인권강의’에 대해서 듣게 되었다. 사... file
62 2014 겨울 103호- [노들책꽂이] 살아남은 아이  우리는 어떻게 공모자가 되었나? 『 살아남은 아이 』 한종선·전규찬·박래군 지음, 문주 출판, 2013 노들센터 지예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갑자기 나... file
61 2014겨울 103호 겨울 - 오 그대는 아름다운 후원인 용산구 효창공원 인근에 작은 안경원이 있다. 간판에 작은 글씨로 ‘단풍이 만드는 안경이야기’라고 쓰여 있다. 말 그대로 ‘단풍’이 만드는 안경원이다. 이곳 주... fil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Next
/ 54
© k2s0o1d5e0s8i1g5n. ALL RIGHTS RESERVED.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