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료실

조회 수 67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딜레마.jpg


영화-[디스커넥트]포스터 - 전세계 24억명이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지금 당장 SNS를 탈퇴하라

   ‘딜레마에 빠졌다.’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다면 그 사람의 현재 상황이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아니 더 나아가 굉장히 곤란한 상황일 것이라고 쉽게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을 선택해도 원하는 결론과는 거리가 있지만 결론을 선택할 수는 없는 이런 상황에서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이 알려진 영화는 아닌데 디스커넥트(Disconnect)란 영화가 있다.제목에서 이미 주제와 소재가 드러나는 영화다. 인터넷,SNS 등 광대한 네트워크를 통해 촘촘하게 연결되어 가깝고도 먼사이가 되어 있는, 친밀해지기도 쉽지만 위험해지기도 쉬울 수 있는 현대인 삶의 단면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이 연결망 속에서 한편으로 각각의 개인들이 얼마나진실과 허구의 경계선에서 서로를 주고받는지, 욕망과 책임 사이에서 얼마나 위태롭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다. 네트워크는 우리의 관계망을 더 확장시켰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네트워크 안에 있는 우리는 더 고립된 존재로 살아가고 있다. 인간이란 관계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인데 그 ‘관계’를 위하여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도구를 부여받은 현 시대의 사람들이 오히려 역사상 관계에서 가장 소외된 존재일 수도 있다는 것이 지금의 사회에 대한 감독의 시각인 것처럼 보인다. 그렇기에 각 등장인물의 존재가 네트워크와 현실의 경계를 깨고 드러날수록 긴장감은 커지고 다양한 딜레마가 펼쳐지지만, 우리들은 결국 관계 속 존재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 또한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활보상담소 이야기에 갑자기 왜 영화 이야기가 나오는지 의문을 가지실 분들이 있을 것 같다. 감독의 주제의식, 또는 감독의 못 다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쓴 것은 아니다. 이 영화의 중심 내용과는 별개로 나에게 다른 측면에서 중요했던 부분은 각각의 등장인물이 처한 딜레마 상황이었다. 성공에 대한 욕망과 지켜주고 싶은 책임 사이에서의 갈등, 잘못에 대한 처벌을 받아야 할 대상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임에서 오는 갈등, 자신이 당한 피해에 대해(결과를 떠나) 처벌을 할 수도 용서를 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의 갈등, 문제의 원인을 계속 밖에서 찾았으나 그 원인은 어쩌면 결국 자신 안에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을 때의 갈등 등 영화 속에서 다양한 딜레마에 빠져있는 등장인물들을 바라보며 그 갈등의 내용보다 갈등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감정적으로 동질감을 많이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현재의 내 모습에 오버랩이 되었던 것이겠지.


   활동보조 코디네이터를 하며 겪게 되는 다양한 사건과 상황들이 항상 분명한정답을 내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끊임없이 묻고 끊임없이 대답해야한다. 어제 내린 답이 맞았다고 오늘 또 정답을 내릴 것이라는 법은 없다. 도덕적인 차원에선 A가 답일 수 있겠으나 인간적인 차원에선 B가 답에 더 가까울 수도있다. 이용자의 입장을 더 중시해야 하는 것인지 활동보조인의 입장을 더 중시해야 하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은 항상 있는 일 중의 하나이다.(더 자세한이야기를 곁들이면 이해하기 좋겠지만 이는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것이기도 하니이해해 주시길) 우리가 생각하는 이용자의 권익과 이용자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권익이 다른 경우도 있다. 우리의 판단이 더 적절할 수 있겠으나 그렇더라도이용자 본인의 생각을 무시하면서 이용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어쩌면 이는 너무도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다. 인간의 삶에서 나타나는 모습들을 한 가지 차원으로만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 여기는 것 자체가 교만일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현실에서 가장 곤란한 지점은 항상 선택이 이루어져야만 되는 상황 속에 처한다는 것이다. 선택의 자유는 있지만 결론을 만들 수는 없다. 이용자,(서비스) 제공자, 연결자라는 간단한 공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고 풀어낼 수 없는 상황들이 너무 많다. 더전문화되어야 하겠지만. 활동보조 코디네이터는 어쩔 수 없이 인간과 인간을 연결하는 직업이다


  그래서 - 정말 - 어렵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20 2014여름 101호 - [성북구 개척시대] 센터 판의 시작 그 마지막 이야기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2번의 질긴 인연으로 팔자에도 없는 소장 노릇을 하는 나에게 아주 많이 엄청난 임무가 주어진다. 서울시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지원사업의... file
» 2014여름 101호 - [뽀글뽀글 활보상담소] 딜레마 ‘딜레마에 빠졌다.’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다면 그 사람의 현재 상황이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아니 더 나아가 굉장히 곤란한 상황일 것이라고 쉽게 추측... file
18 2014여름 101호 - [자립생활을 알려주마] 긴급:[명사] 긴요하고 급함 한 포털 검색창에 ‘긴급’이라고 치면 긴급이 들어간 몇 개의 단어가 나열된다. 긴급지원, 긴급출동, 긴급피난, 긴급복지지원제도 등등… 매우 중요하며 시각을 다... file
17 2014여름 101호 - [나는 활동보조인 입니다] 이경민 님 안녕하세요.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 서기현 소장님의 활동보조를 맡고 있는 이경민입니다. 소장님 곁에서 지내온 지 벌써 3개월이 지났습니다. 어리숙한 손길로 ... file
16 2014여름 101호 - 제1회 분홍배문학상 공모전 광화문 농성 2주년.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이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36.5도의 온도를 가진 사람이 만나 365일을 만들었고 그 날들이 벌써 두 해가 되었습니다. 장... file
15 2014여름 101호 - 날것 그대로의 모습으로! 2014 인권연극제 안녕하세요? 인권연극제 사무국장 배은지입니다.  노들바람에 실릴 인권연극제를 소개하는 원고 청탁을 받고서야 저는 올해 1월부터 급히 달려오던 발걸음을 ... file
14 2014여름 101호 - 인권아, 학교가자 K가 문을 열고 들어서자 참새떼처럼 재잘대던 아이들이 멈칫한다. 와, 장애인이다! 담임선생님이 뒷목을잡는다. 그러나 그녀 역시 K를 보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 file
13 2014여름 101호 - 도움반에서 드리는 편지 목련꽃 봉오리 맺힌 걸 보니 봄이 오긴 오나봅니다. 지난 주말에는 「노예 12년」이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노예제를 다룬 영화인데 인간의 자유 의지와 존엄성에... file
12 2014여름 101호 - 노들텃밭 _ 농사 2년차 작년, 올해 2년차 노들텃밭에서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우선 노들텃밭에 들어서자마자 풍겨오는 시골의 내음이 노들 텃밭의 풍경과 함께 정겹게 맞이해줍니다. ... file
11 2014여름 101호 - '별 거 아니다'에서 별 걸 다 했다. 변화 없는 일상에 에술가를 만났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고 조금은 궁금했다. 무엇을 할지 무엇을 볼지... 난 미술을 좋아한다. 어릴 적부터 그릴 줄 몰라도그림... file
10 2014여름 101호 - 아픈 상태로 건강하게 살기 지난 겨울부터 몸이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지쳤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지만 그렇다고 쉴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마음은 늘 바빴고, 많은 일 위에 새로운 일... file
9 2014여름 101호 - HIV 감염파티 사람들이 갖고 있는 몸은 하나의 몸이 아니다. 남성과 여성의 몸이 있고 하나의 신체에 남성과 여성의 특성을 둘 다 갖춘 몸도 있다. 인종에 따라서 혹은 장애의... file
8 2014여름 101호 - 씩씩한 후원주점 작년에 장소를 노들야학과 센터가 있는 동숭동 1층 주차장으로 바꾼 것이 소위 대박을 쳤다.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의자와 테이블이 없어 손님을 받지 못하는 ... file
7 2014여름 101호 - 우리, 자립했다! 노들센터는 노들야학과 10년을 붙어살았다. 명륜동 빌라에서 여기 동숭동 유리빌딩 2층까지 함께 살았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아마 야학은 센터... file
6 2014여름 101호 - 우리도 따라왔어요^^ 안녕하십니까? 일과노래입니다! 일과노래는 각자의 무대에서 노래하고 연주하던 사람들이 아름다운 문화공동체를 꿈꾸며 하나가 된 단체입니다. 작년까지는 노들... file
5 2014여름 101호 - [노들 책꽂이] 밀양을 살다 거대한 배가 죽은 물고기처럼 배를 보이며 누운 모습을 하루 종일 지켜보았다. 내가 목격한 것이 수백 명의 목숨이 스러져가는 광경이었음을 깨달은 건 시간이 ... file
4 2014여름 101호 - [동네 한 바퀴]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청한이 걸어온 길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는 87년 민주화항쟁 속에서 1990년 2월 참된의료실현을 위한 청년한의사회 창립총회를 기점으로 첫 발을 내디뎠으며, 2... file
3 2014여름 101호 - [노들은 사랑을 싣고] 김두영 야학 동문을 만나다 • 가물가물한 초기 노들야학 시절 • 명학 먼저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영 감사하긴요. 제가 감사하죠. 명학 두영이 야학에 있었을 때가 몇 년도였죠? 두... file
2 2014여름 101호 - [오 그대는 아름다운 후원인] 변방연극제 임인자 예술감독 변방연극제 임인자 예술감독 2014년 6월 19일, 목요일 노들야학 교실에서 인권연극제 집행위원회 회 의를 마친 낮 12시 40분. 같이 회의를 하던 장애 인문화예술... file
1 2014여름 101호 - 고마운 후원인들 2014년 6월 노들과 함께하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CMS후원인 강경완 강귀화 강문형 강병완 강복원 강성윤 강소영 강수혜 강영미 강유선 강정자 강현욱...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Next
/ 54
© k2s0o1d5e0s8i1g5n. ALL RIGHTS RESERVED.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