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겨울 129호 - [노들아 안녕] 이제라도 노들을 만나게 되어서 다행 / 조희은
노들아 안녕
이제라도 노들을 만나게 되어서 다행
조희은
안녕하세요! 노들야학에서 청솔2반 영어수업을 하고,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아래 야협)에서 활동하는 조희은입니다. 야협 활동을 하려면 야학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야학의 일상을 알면 좋겠지, 라는 마음으로 교사활동을 지원했는데, 처음 하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려다 보니, 처음부터 너무 욕심을 부렸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던 첫 학기였습니다. 아무 수업이나 괜찮다고 했더니, 청솔2반의 첫(아마도?) 영어수업을 맡게 되었습니다. 한 학기 동안 함께 해주신 청솔2반 감사합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나름 줌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왜 수업만 하려고 하면 버벅대는지... 5시 20분에 들다방으로 저녁을 준비하러 가는 홍철 님의 인사를 들으면서, 매주 비슷한 수업이 너무 지루하지는 않을지 고민하면서, 혼자 하하. 어색하게 웃으면서 교실5에서 보낸 4개월이 끝나가네요. 한번은 대면수업을 해서 온라인,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했는데, 그동안 교실에서 수업하고 싶었다는 말이 무색해질만큼 최고로 버벅댄 하루여서 진땀이 나기도 했어요. 지금은 한 학기 수업의 마무리를 온라인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총학생회장단이 누가 당선될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다음 학기에는 영어 교과모임도 해보고 싶고, 학생분들도 더 많이 만나고 싶고, 조금 덜 우당탕탕 하고 싶어요. 줌으로나마 학생분들 얼굴 보고 웃고 때로는 어설픈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래서 긴장되고 기다려졌던 화요일이었습니다.
글을 어떻게 쓰면 좋을지 몰라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노들에서의 처음을 시작했는지 노트북으로 <노들바람>을 찾아보다가 2014년도까지 거슬러 올라가버렸는데요, 모르는 이름들의, 이제는 익숙해진 이름들의 몇 년 전 이야기들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이럴 때마다 이제는 30년이 다 되어 가는 노들야학의 역사가 나 혼자 벅차게 느껴질 때도 있는데, 이제라도 노들을 만나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 다음 학기에도 만나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