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겨울 129호 - [자립생활을 알려주마] 새콤달콤한 하루하루 / 김주희, 최민지
자립생활을 알려주마
새콤달콤한 하루하루
김주희 | 잠꼬대는 엄마! 좋아해도 가가~ 그래도 이 곳에서 당신과 친구가 되어 사는 것이 정말 즐거워요. (김주희님은 20년 9월 인강원에서 탈시설하고 노들주택으로 입주했습니다)
최민지 | 뭐든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사람을 꿈꿔요.
1.함께 생활중인 혜미님,임실님,주희님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임실언니와 혜미는 일어났는지, 일어났으면 뭐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가끔 방문을 빼꼼히 열어 보면 “나 더 잘 거야. 문 닫아줘” 라는 말을 해요. 아침이 시작되었는데, 오늘도 함께 신나게 놀아야 하는데.. 마음이 급해져 가지고 있던 수건을 슬쩍 던져봅니다. 임실언니와 혜미가 일어났어요. 그런데 또 제가 아침에 깨웠다고 코디선생님과 활동지원선생님들에게 일러요. 저는 좀 속상해요.
하지만 괜찮아요. 든든히 아침을 먹었으니 혜미와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출 거예요. 혜미는 제가 좋아하는 “아기염소”, “비행기” 같은 예쁜 동요를 불러줘요. 신난 저는 동요에 맞춰 율동을 한답니다.
그거 아세요? 제가 살고 있는 자립생활주택에는 예쁘고 넓은 거실이 있다는 거? 그 곳에서 저는 임실언니, 혜미와 함께 간식을 먹고 TV를 봐요. 신나게 수다를 떨 때도 있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출 때도 많아요. 거실은 저에게 그런 공간이에요. 그래서 제가 참 좋아합니다.
제 방에도 TV와 작은 컴퓨터가 있답니다. 이제 저는 가끔 혼자 시간을 보낸답니다. 혼자 방 안에서 창 밖을 보거나,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기도 해요.
2.(위쪽) 미용실 이용중인 주희님
3.(아래쪽) 횡성 여행 중 주희
처음 이 곳에 왔을 때는 낯설었어요. 사람들과 눈도 잘 못 마주치겠고, 괜히 구석 자리나 화장실 앞에 앉아서 사람들을 쳐다보곤 했어요. 이젠 먼저 말을 걸고, 맛있는 것이 있으면 함께 먹자고 제안해요. 저의 자리를 찾은 느낌이예요.
저는 노들야학 권리중심공공일자리에 참여중이에요. 근로지원선생님이 저를 지원해주셔서 일자리에 참여합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아프리카댄스’예요.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며 저를 표현하는 것이 무척 흥미롭답니다.
그리고 매주 수요일 광진구에 있는 음악치료소에서 음악언어테라피를 하고 있어요. 2명의 선생님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피아노를 치며 이야기 연습을 해요. 저는 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해요. 양손으로 피아노 건반을 누를 때 들리는 청아한 소리가 좋아요. 제가 피아노 치는 것에 맞춰 선생님도 함께 연주를 해주신답니다. 거리는 좀 멀지만 벌써 1년 가까이 하고 있어요. 선생님들이 제가 오기를 기다려주셔서 행복해요. 즐거워요.
코로나 상황이지만, 자립생활주택에 온 후 여행을 많이 가고 있어요. 작년에는 멋진 산과 산책로가 있는 문경과 아름다운 바다가 보이는 강릉을 다녀왔고요. 올해는 맛있는 소고기를 먹을 수 있는 횡성과 단풍이 유명한 오대산 평창으로 다녀왔어요. 차를 타는 것이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어요.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좋은 곳에서 즐겁게 잘 지내다 왔어요. 가벼운 산책과 등산은 정말 즐거워요.
아침, 점심, 저녁식사도 건강하게 먹고 있어요. 가끔 구운 삼겹살을 먹지만, 수육과 불고기로 많이 먹고 있어요. 상추쌈도 싸서 먹는답니다. 저는 건강하게 잘 지내요. 올해 초 병원 건강검진도 받았고 정기적으로 필요한 진료를 잘 받고 있어요. 병원 가는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씩씩하게 잘 진료 받고 있습니다.
매일 새콤달콤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밤 잠들기 전까지 웃는 일들이 정말 많답니다.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것도 즐겁고, 재미난 말들도 우스워요. 재미있는 TV 화면도 즐겁고요. 이렇게 많이 웃고 즐거운 자립생활! 저와 함께 이 곳에서 만나요!!
4. 댄스학원 수강중인 주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