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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아영 

자기소개 쓰는 게 제일 어렵다. 열심히 사는 사람이, 건강하고 재밌게 사는 모습을 보는 거 좋아함.

안정적인데, 자유롭게 살고 싶은 모순 속에서 허덕이고 있다.

 

 

 

 

 

     혹시 기억하지 못하실 뿐이 있을 것 같아 지난 호의 말미에서 남긴 글을 다시 써봅니다.

 

 

서울장애인인권영화는 영화제 자체로서 어떠한 의미와 내용을 던질 것인가를 고민하며 슬로건과 이미지를 기획합니다. 또한, 출품한 영화들을 보며 올해 상영될 영화를 고르고, 선정된 영화를 현장에서 어떻게 드러내고 이야기할지 프로그래밍도 하고요. 영화제로 치자면 접근성과 이야기 구성, 두 개의 기둥으로 진행됩니다.”

 

 


 

 

 

#슬로건_정하기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차별에 저항하라라는 큰 주제를 중심으로, 매년 소주제인 슬로건을 정합니다. 올해 영화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을 짧은 문구로 정하는 것입니다. 슬로건을 정하는 과정을 매우 중요합니다. 슬로건을 통해서 전체적인 영화제의 분위기와 기획들이 줄기처럼 뻗어나가기 때문이죠.

 

 

      202119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슬로건은 ‘1919193B20, 돌아가지 않겠다이라는 암호와 같은 방식을 취했었는데요. 암호처럼 느껴지는 슬로건은 궁금증을 자아내보고자 했으며, 바코드 형식으로 각 개인의 개별성은 사라지고 숫자와 기호로만 판단되어지는 사회에 대한 비판을 담아보고자 했으나, 생각보다 이를 이미지로 담아내기는 쉽지는 않았습니다.(머쓱)

 

 

      ‘1919193B20, 돌아가지 않겠다의 의미는 다음과 같은데요.

 

 

#19_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누군가 정당한 사유 없이 분리, 배제, 제한, 거부를 당할 때, 우리는 이것을 차별이라 불렀습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고 간 지 1년이 지난 지금,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에서 다시 한 번 묻고자 합니다. 코로나19를 탓하며, ‘차별을 정당화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코로나19 #이전으로_돌아가지_않겠다

      코로나19에 의한 국내 첫 코호트격리, 첫 사망자는 정신병원에서 20년 이상 나가본 적 없던 장애인이었고, 코로나19 사망자 중 20%가 장애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에게 격리는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이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이후에도 집단으로 격리되었기 때문입니다.

 

 

#장애인권리협약_19#시설로_돌아가지_않겠다

      우리는 통제된 공간으로서 시설이 왜 필요한지, 정확히 질문해야합니다. 나이가 어려서 혹은 많아서, 장애가 있어서라는 이유가 누군가를 통제할 정당한 사유가 되는지요. 이러한 이유로 분리되어야 사회가 유지 된다면, 우리 모두의 마지막은 시설일 것입니다. 시설 사회로 돌아가지 않기 위한, 사회적 백신은 UN 장애인 권리협약 19조에 명시한 탈시설 권리, 지역사회 통합입니다.

 

 

#Building_Back_Better #과거로_돌아가지_않겠다

      재난 이전은 재난을 낳은 곳이지 재난을 극복한 곳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시설로 돌아가지 말자.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지 말자. 우리는 다른 사회를 원한다."

 

 

#이동권_20주년 #우회하거나_돌아가지_않겠다

      한 발짝 나서는 일은 막막하고,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권리를 외칠 때 사회가 바뀔 것을 알고 있습니다. 2001년 오이도역 휠체어 리프트 추락 참사로 장애인 이동권 운동을 시작했고, 20년의 발자국이 저상버스, 특별교통수단, 지하철 역사 내 엘리베이터가 되었습니다. 우회하지 않고 밟아왔던 시간을 기억하며, 지금 여기에서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해야 합니다.

 

 

      과거로 되돌아간다면 우리가 다시 맞이할 것은 재난이므로, 19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선언합니다. 차별의 역사를 멈추기 위해, 우리는 돌아가지 않겠다!

 

 

      내용이 정말 많다, 메시지가 분산되는 것 아닌가 우려가 있었는데요. 그만큼 코로나19 상황에서 개인에게 가해지는 통제와 감시, 차별과 배제가 더 심각해지는 상황이었기에 함께 만들어가는 이들과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습니다. 많은 인권의 문제가 코로나19로 지워지며 후순위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죽음으로 내몰리는 이들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차별과 배제 속에서 살아왔던 이들이기에, 어느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참고로 슬로건을 정한 후, 트레일러 영상과 홍보 기획을 진행하게 되지요.

 

 

 

#어떤_영화를_상영할까?

      영화제는 10월 말, 11월 즈음에 장애인권과 관련된 영화 출품 공모를 엽니다. 올해는 총 53편의 영화가 공모되었는데요. 상영할 영화는 출품된 작품 전체를 하나하나 보면서, 영화제 내에서 정한 기준을 가지고 1차적인 심사가 이루어집니다. 이 기준은 프로그램 위원과 함께 논의하고 결정하면서 만들어지는데요. 선정기준은 장애인인권을 얼마나 잘 드러내고 있는지, 장애인 당사자의 참여도는 얼마나 높은지 등을 기준으로 프로그램 위원들의 만장일치를 통해 선정됩니다.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것이 각자 다를 수 있지만, 장애인인권영화제는 매끄러운 제작 기술은 전혀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점을 꼭 알리고 싶었어요.

 

 

      편집이 거칠어도, 휴대폰으로 찍은 영상으로 만든 영화라도, 어떤 내용을 전달하고 싶은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입니다. 장애인운동 현장에서 영상으로 잘 알려내고 싶은 모든 이들이 꼭 출품해주시면 좋겠어요. 가끔 영화 전공자가 아닌데...” “영화 제작을 하는 사람이 아닌데...” 하며 영화 출품을 주저하시는 분들이 있더라구요.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어떤 메시지와 내용을 영화를 통해 이야기를 나눌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국내작품은 작품 공모를 통해 상영할 작품을 정하기도 하고, 영화제 자체적인 기획 작품을 제작하기도 합니다. 진보적 장애인운동에 있어 알려 내야하고, 기록해야할 현장을 찾아가며 영화를 제작합니다. 영화 <감염병의 무게>, 영화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영화제에서 함께 기획하고, 제작한 작품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화제 홈페이지나, 유튜브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해외작품의 경우,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사무국과 집행위원회에서 다른 영화제들에서 상영된 작품이나, 해외 감독들의 활동을 확인하면서 함께 보고서 상영 여부를 결정합니다.

 

 

      그럼 영화제에서 영화를 선정했으면 어느 정도 영화제를 위한 마무리 단계이냐고 하면 이제 부터 시작이랍니다. 영화 선정은 영화제 행사를 기획하는 초석을 마련한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앞선 호에서 소개했던 수어해설, 화면해설, 음성해설 작업이 영화가 선정됨과 동시에 들어가게 되고요. 각기 영화들이 가지고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어떤 이야기를 관객들과 나눌지, 그리고 슬로건에서 정한 내용을 알려낼 부대행사를 기획합니다. 함께 상영할 영화를 정하기도 하며, 그에 따라 영화 상영 순서를 정하기도 하고요.

 

 

      영화 한 편 한 편마다, 많은 대화를 나누고 고민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위원 각자마다 가지고 있는 의견들을 서로 나누며, 영화의 이해도 깊어지며, 그만큼 딴딴하게 장애인인권에 관한 기획을 짤 수 있게 됩니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들은 매번 생기지만요ㅠㅠ) 이 외에도 여러 과정들과 많은 이들의 손을 거쳐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가 매해 열립니다.

 

 

      예산도 많이 들고, 세련되지도 않으며, 축제라기엔 생각보다 무거운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가 열리는 이유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진보적장애인운동의 현장을 알게 하기 위함입니다. 장애인인권 영화를 보고 함께 분노하기도 하고, 울고 웃는 관객들 간에 연대적 감정을 느끼기도 하고, 곁에 있는 이와 같이 대화하며 장애인인권에 대해 좀 더 고민하게 되는 시간. 휠체어를 타는 이도, 케인을 쓰는 이도, 수어로 대화하는 이도, 각자 마다의 소통방식으로 함께 할 수 있는 공간. 이러한 시간과 공간으로써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꼭 코로나19 없이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에서 만났으면 합니다 ^_^

 

 

* 광고 타임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2003년 진보적 장애인운동의 대중적 확산을 위해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장애인을 수동적으로 보여주던 기존 미디어의 문제를 꼬집고, 주체적인 장애인의 삶과 현실을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운동을 미디어로 기록하고 상영함으로써,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갈 사회를 그려보고자 합니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서 장애인 인권영화를 통해 대중과 만날 수 있도록 '공동체상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막해설, 수어해설, 화면해설을 제공하고 있으며 누구도 배제 없는 환경을 위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미디어운동단체'입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후원으로 영화제를 만들어왔습니다.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를 만드는 힘도 바로 여러분 안에 있습니다.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가 매년 개최할 수 있도록! 무료 상영이라는 원칙을 지킬 수 있도록! 상근 활동가 2명이 (앞으로 좀 더 많은 활동가가) 지속적으로 활동 할 수 있도록! 후원으로 함께 해주세요!

 

 

 

 

우리은행 1005-101-917894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문      의 070-4047-5923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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