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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바람을 여는 창 

 

 

 

 한혜선

<노들바람> 편집인

 

 

 

 

  이번 2025년 봄호는 지난해 10, 11, 12월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영등포 쪽방촌에서 산다고 했습니다. 숫자 1 2 3은 몰랐지만 하나 둘 셋으로 좋아하는 담배와 믹스커피를 셌습니다. 숫자와 한글을 몰라 버스 번호와 지하철 이정표를 읽지는 못했지만,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어디든 잘 찾아오는 사람이었습니다. 누군가는 병풍같은 사람으로 기억했지만, 체육관에서 공을 찰 때 가장 크게 웃으며 즐거워 했던 사람으로도 기억합니다.

 

  2024년 12월 1일 밤 녹색병원 중환자실에 있던 그의 심장이 멎었습니다. 사망선고는 2일로 넘어가고 가족들이 오고나서야 내려졌습니다.

 

  정지민. 마지막 10년을 노들에서 같이 살았습니다. 노들에서 지낸 지민의 시간들은 어떤 시간이었을까요. 부디 그 시간이 설레고 신나고 안전한 시간들이었기를 뒤늦게 바랍니다.

 

  지민 님 가는 길에 많은 노들, 대항로 식구들이 함께 했습니다. 초창기 피플퍼스트대회 준비워크샵에서 만났던 동료들, 첫 낮수업 때 함께 했던 선생님들도 멀리서 와 주셨습니다.

 

  봄호 시작은 정지민 님의 추모 페이지로 시작합니다. 갈수록 지민과의 시간이 흐려지더라도, 오래오래 기억하고 그리워 하겠습니다.

 

 12월 3일. 전장연이 해마다 1박2일 투쟁을 벌이는 세계장애인의 날. 여의도 국회앞에서 하루종일 투쟁하고 첫날 일정을 마무리하던 그 밤, 노들은 정지민 님 추모제를 마치고 몇몇은 1박2일 투쟁에 결합하기 위해 여의도로 갔고, 누군가는 지쳐서 또는 다음날 이른새벽 발인을 위해 집으로 갈 때. 말도 안되는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와 계엄 해제까지. 심장 벌렁벌렁한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그러곤 매일매일 윤석열 탄핵을 외치는 광장의 날들이 펼쳐졌습니다. 알록달록 깃발, 응원봉, 다시만난세계, 남태령대첩, 키세스혁명. 탄핵너머의 세상을 얘기하는 여성, 청소년, 성소수자, 농민, 노동자, 이주민, 장애인이 자기의 목소리를 내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목소리들은 남태령을 넘어 장애인 지하철 선전전까지 연대의 힘으로 이어졌습니다.

 

  2016년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가 열리던 광화문 광장은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를 외치며 광화문 지하농성장에서 4년 째 농성을 하고 있던 때였고,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계엄 선포로 급박한 순간의 여의도는 세계장애인의날 투쟁 공간이었습니다. 이것이 우연만은 아니겠지요. 우리는 늘 싸우고 있었으니까요. 그 끈질김이 연대자들이 모이게 하는 힘이었겠지요.

 

  탄핵 너머의 세상. 다시 만날 세상.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민주주의를 만들어가기 위해 또 일상을 살아냅니다. 이런 이야기들로 이번 호는 전보다 좀 두툼해졌습니다. 곁에 두시고 천천히 읽어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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