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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평등한 밥상 & 31번째 노란들판의 꿈]

평평하고 들들한, 평등한 밥상

 

 

 이창현

노들야학에서 활동하는 성소수자

 

 

 

    

이창현1.jpg

행사 전날 재료를 준비하고 있는 노란들판 활동가들

 

 

  “그냥 가야 할 때가 있어, 그냥 주어진 상황에 어찌해야 할 도리 없이 그냥 가야 할 때, 지금이 그런 때야, 그냥 가야 해. 지금은 그냥 두려움도 버리고 생각도 버리고 그래야 해. 지금은,”

  드라마 <대장금>에 나오는, 장금이 연생이에게 말하는 대사이다. 

 

  퇴근 직전, 오늘 저녁 반찬 무엇으로 하지? 저 대사를 생각하며 반찬을 고민한다.

  저녁 반찬 고를 때, 저 대사를 생각하면서 고민하는데, 사람이 많이 오는 행사에 음식은 무엇으로 하지!

  “하지만 저런 고민은 모두가 하고 있을 거야.”

 

  ‘평등한 밥상’에 각 단위에서 함께하는 동지들이 모여서 메뉴의 고민, 인력배치, 연대의 마음으로 함께 메뉴를 준비하는 분들과의 소통, 메뉴판 디자인, 재료 구입 등 두 달 전부터 부지런히 준비하게 된다.  

 

  평등한 밥상 당일은 새벽부터 들다방 조리사님들, 재료 손질하는 동지들이 음식을 피와 땀을 흘리면서 준비한다. 

 

이창현2.jpg

음식 준비하고 있는 들다방 조리사, 노란들판 활동가

 

 

  특히 올해는 같이 활동하고 연대하는 분들의 특별한 메뉴가 주목받았다.

  같이 준비하고 함께한 분들의 이야기를 같이 함께 들어보자.

 


 

쟈가메 요리를 한 이유

 

 

 엠마누엘 사누

매주 화요일 노들야학에서 노들에스쁘와로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이창현4.jpg

쟈가메 요리 사진

 

 

  창현이 나에게 부탁했을 때, 바로 기분이 매우 좋았어요. ‘이게 내 일이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왜 좋았냐면 제가 결혼했을 때 야학에서 누나, 형들이 버스 타고 부산까지 왔어요. 이렇게 멀리까지 많은 사람이 시간을 내줘서 정말 감사했고 큰 선물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부산에 있는 가족들도 놀랬어요. 이렇게 커뮤니티에서 많이 온 것도 정말 의미가 깊었어요. 여기 사람들도 나의 가족이구나, 내가 이 안에 있구나 이렇게 느꼈어요. 나에겐 형누나들에게 줄 돈이 없고, 나에겐 형누나들에게 줄 금도 없지만, 나에겐 형누나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손과 몸이 있어요. 

 

  그런데 조금 걱정도 했어요. 애기도 둘이고, 스케줄도 많아서 걱정했는데, 야학 행사날만 비어 있었어요. 전날도 바빴지만, 밤에 시간이 있으니 그때 요리를 할 수 있어 다행이었어요. 

 

  쟈가메는 부르키나파소의 잔치 음식이에요. 한국에서는 이 음식을 잘 모르고, 음식에 대한 경험도 없을 테니 여기에서 쟈가메를 팔고, 사람들이 먹어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쟈가메를 팔 때 궁금해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았어요. 보고 바로 샀어요. 나이 드신 분들은 보고 고민하고 많이 스쳐 지나갔어요. 저의 좋은 선생님, 히옥스가 있는 부스가 제 옆에 있었는데 나이 드신 분들이 보고 고민하고 있을 때 바로 말해줬어요. 너무 맛있다고. 도시락으로 만들어서 집에도 가져간다고 말했어요. 그러자 점점 나이든 분들도 음식을 많이 사갔어요. 모든 음식을 팔 수 있었죠. 

 

  이 마켓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고 감사했어요. 저를 위해 형누나들이 한 일을 저는 제 인생에서 절대로 잊고 싶지 않아요. 감사합니다.

 

이창현5.jpg

쟈가메를 함께 준비한 노들에스쁘와 서한영교, 엠마누엘 사누

 


 

성미산학교 학생들의 평등한밥상 참여 후기

 

 

 성미산학교 중등

 은유, 연호, 비버, 찐빵

 

 

 

  행사에 도착했을 때 생각보다 규모가 큰 행사라 놀랐다. 다른 행사에서는 주로 비장애인을 많이 봤는데 여기서는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가 섞여서 소통하고 있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행사에 참여하는 모습을 많이 못 봤는데 이번 기회에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많은 사람이 다 같이 즐겁게 이야기하며 서로 공감하는 모습이 새로웠다. 포스트 중등이 있는 부스에서 버섯 샌드위치 같은 걸 팔아서 먹었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었다. 공연 같은 것도 있고 음식도 있길래 친구들이랑 먹으면서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다. 

 

  구경하던 중에 과일 판매 부스에 사람이 부족하다 해서 다 같이 도우러 갔다. 과일 판매를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갈피가 안 잡혀서 걱정되었는데, 차근차근 친절하게 설명해 주셔서 생각보다 할 만했다.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일은 부담스러워서 귤이나 홍시를 포장하는 일을 도왔다. 큰 목소리를 내는 것과,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 게 어려워서 주로 뒤에서 귤과 홍시를 포장하는 역할을 했다. 귤과 홍시를 한 주먹씩 플라스틱 박스에 넣었다. 귤은 그냥 박스에 넣으면 되지만 홍시는 손으로 누르면 터질 수 있어서 담기 쉽지 않았다. 사람이 많이 없어서 결제하고 포장하는 일을 동시에 해야 했는데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점점 같이 일하는 사람들끼리의 호흡이 잘 맞아가는 게 눈에 보여서 기분이 좋았다. 원래는 5시까지 계획된 일정이었지만, 모두 당연하단 듯이 8시까지 함께했다. 저녁도 잘 못 먹고 일해서 힘에 부칠 만도 했는데 다들 굉장히 열정적으로 참여해서 놀라웠다. 평소에는 사소한 것에도 의견 차이가 나곤 하는데 이렇게 모두가 한 분야의 흥미를 가지고 열심히 참여하는 게 다소 낯설기도 했다. 퇴근 시간 즈음에는 사람들이 과일 부스를 많이 지나갔다. 이때 가장 많이 팔았다. 퇴근 시간 전에는 배 위까지 올라와 있던 과일 상자가 어느새 무릎까지 내려와 있었다. 다른 과일들도 많이 팔렸지만 준비돼 있던 걸 모두 판 귤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판매가 끝나고 노란들판 사람들이 남은 과일들을 가져가도 된다며 챙겨주시고, 고마움을 표해주셨다. 같이 시위하고 투쟁하지 않아도 이렇게 과일을 판매하며 함께 하는 것도 연대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과일 판매라는 소소한 기여였지만 노란들판에게 도움이 되었던 거면 좋겠다. 다 파는 건 어렵겠다고 생각했었는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판 사람들이 대단해 보였고, 함께한 우리도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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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판매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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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메뉴 샌드위치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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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에 한 번, 엄청난 행사를 준비하고, 고민했던 평등한 밥상. 

  이렇게 함께 연대를 해주고, 각 단위에서 이곳저곳 보이지 않지만, 아침 일찍 음식과 부스 현장을 지원하고 준비한 모든 활동가 여러분 덕분에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평등한 밥상을 찾아주신 손님 여러분.

  24년 평등한 밥상은 남은 음식이 소량만 남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로 기적이 만들어졌습니다. 

 

  25년 평등한 밥상도 함께 즐겁게 언제나 환영합니다.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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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한 밥상이 끝나고 뒷정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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