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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과 함께한 들다방의 2024년 

 

 

 

 오하나

들다방 마감 & 청소 담당. 동물들이 편히 머물다 갈 수 있게, 작당하고 이것저것 이상한 포스터와 선전 문구들을 들다방 벽면에 자꾸 붙이고 있습니다.

 

 

 

 

  백구, 무밍, 하마무, 승욱, 이름, 쭈야

 

2024년 봄, 들다방은 반가운 동지를 만나 여름, 가을을 함께 보냈습니다. 들다방에 찾아온 새 동료, 바로 파견 예술인분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올해 들다방은 ‘예술인 파견 지원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여섯 분의 예술인분들을 자주 만날 수 있었는데요. 백구, 무밍, 하마

무, 승욱, 이름, 쭈야. 캬, 어쩜. 정이 가요, 정이 가. 고마운 예술인분들의 이름입니다. 이 여섯 명의 예술인분들 덕분에 들다방은 그 어느 때보다 문화적으로 풍성한 날들을 보냈습니다. 

 

  예술인 파견 지원사업은 프리랜서 예술가분들과 기업을 예술인복지재단에서 서로 이어주고 활동비를 지원하는 프로젝트인데요. 예술인분은 활동의 기회와 장소를 받고, 기업은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의 기회를 받아요. 이 사업은 2011년 어느 작가의 죽음에서 시작되었다고 해요. 생계가 곤란한 채로 글을 써오던 시나리오 작가님이, 끝내 생활고로 돌아가신 사건이 있었거든요. 그뒤 예술가의 처우 개선을 위해 예술인복지법이 제정되고 일자리가 만들어졌어요. 장애인 권익 옹호 일자리 노동자처럼, 예술인의 처우 개선을 위한 일자리가 만들어져, 그렇게 예술인과 들다방이 만났습니다. 

 

  좋은 뜻으로 생긴 자리지만, 아시다시피 막상 이런 기회가 모두에게 고루 오진 않잖아요. 서류에서 광속으로 탈락하고, 면접 보면 다 떨어트리고. 들다방도 예술인재단에 몇 번의 지원신청, 시험과 면접 등을 거쳐 아주 어렵사리 기회를 얻게 됐어요. 전국에서 무려 105팀(105개 기업)이 신청해, 11팀이 선정됐는데, 그중에 들다방이 들어갔답니다. 기획서도 잘 써내고, 면접도 잘 보고, 들다방이라는 공간에 예술인분이 펼쳐낼 활동 계획들이 재단 측에 꽤 의미 있게 받아들여진 결과겠죠? 한편으로 떨어진 다른 팀들에게 죄송할 따름입니다. 여튼 그렇게 5월부터 10월까지 들다방에는 다양한 문화 행사와 예술 활동들이 펼쳐졌습니다.

 

 

  ‘예술 먹는 들다방’ 

 

  우리 프로젝트 이름은 ‘예술 먹는 들다방’으로 정했습니다. 들다방에서 밥도 먹고 차도 마시지만, 일상에서 예술도 먹는 공간이 되게 하자는 취지로 지어봤어요. 들다방 기존 일꾼들은 밥과 차를 열심히 만들어 공급하고, 예술인분들은 예술활동을 열심히 만들어 퍼트리자는 철저한 분업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그렇게 벌인 다양한 활동들을 아래 한번 열거할게요.  

 

 

  - 6월 플플마켓. 플리마켓(벼룩시장)도 하고 와플도 파는 행사. 비건 생크림이 올라간 홍콩와플과 과일 꼬치를 예술인과 함께 준비했습니다. 들다방의 소중한 이웃인 카페별꼴에서 선물해준 예쁜 유리컵들을 저렴하게 판매했고요. 4층 들다방 입구에 잔치 분위기를 내며, 우리 공간에 들다방 파견 예술인분들 여섯 명을 소개하는 자리가 되도록 준비했습니다. 오며가며 건물 활동가분들이 선뜻 들러 인사를 나눠주셨죠. 이날 모인 수익금으로 향후 다양한 상영회와 북토크 행사 경비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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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컵이 책상 위 가득 진열된 테이블 아래로 ‘플플 마켓’ 포스터와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 손수건이 붙어 있다.

 

 

  - 7, 8, 9, 10월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 저녁, 정기 영화 상영회. 다큐멘터리 〈내성천 하늘을 날아오르다〉 〈스토킹 체르노빌〉 〈역병에서 살아남는 법〉 〈가리왕산의 약속〉을 함께 보고, 서로 감상을 이야기하는 자리였습니다. 노들과 이런저런 인연이 닿았던 분들이 선뜻 찾아와주기도 했고, 노들과 들다방이 처음인 분들도 이 기회를 빌려 찾아와주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이날 나눈 이야기들은 들다방 홈페이지에 잘 정리돼 있습니다. 좋은 자료이니 많이 찾아와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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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동체 상영회 상영 사진. 어두운 상영장 가운데 밝은 스크린에 제비집 클로즈업 숏이 보인다.

 

 

  - 7월 도서간담회. 퀴어예술연대 주최로 『휘말린 날들 – HIV, 감염 그리고 질병과 함께 미래 짓기』 북토크를 했습니다. 저자인 서보경 선생님, 그리고 퀴어예술연대 허호, 연혜원, 양승욱 작가님, 패널로 최장원 작가님을 모시고 ‘HIV 감염’이라는 주제로 당사자와 비당사자들의 예술하기에 관한 공개 간담회를 했죠. 이 또한 들다방 홈페이지에 잘 갈무리돼 있답니다. 들다방도 서점이 되어 『휘말린 날들』을 비치해 완판을 했답니다. 책읽는 들다방 멋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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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말린 날들』 북토크 연사, 사회자, 패널 두 분이 이편을 보며 웃고 있는 진행 사진. 사진: 허호. 제공: 퀴어예술연대.

 

 

  - 7월, 10월 예술 먹는 케이터링. 7월 12일에는 1577-1330 장애인차별상담전화 ‘평지’ 15주년을 기념해 〈장다방(장추련+들다방)〉이라는 이름으로 15주년 행사에 케이터링 출장을 다녀왔어요.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도 제작하고, 케이터링을 위한 메뉴와 차림 구성 등에 예술인분들의 아이디어와 노고, 정성을 듬뿍 담았습니다. 

 

  10월 11일 마로니에공원에서 진행된 노란들판의 꿈+평등한 밥상+대항로사람들 공동 행사 때, 들다방도 야외 부스를 차렸는데요. 여기서도 부스 메뉴 안내판 등을 만들어주시고, 비건 케이크를 만들고, 음료 제조를 함께해주셨어요. 출장 행사는 일손이 언제나 부족한데, 예술인분들이 귀한 손길을 보태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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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2일 장다방 부스 사진. 여섯 명의 스태프가 장다방 가로 현수막 아래 저마다의 자리에서 이편을 보며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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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1일 마로니에공원에서 진행된 노란들판의 꿈 들다방 부스 사진. 센터 꼬비 선생님, 그리고 들다방 예술인분이 부스 안에서 이편을 바라보며 브이하고 있다.

 

 

  - 7, 8, 9, 10월  『노들바람』 2024년 봄호 낭독 파일 만들기. 노들바람 각 코너 필자가 직접 읽어주는 낭독 파일을 만들어 들다방 유튜브에 올렸어요. 이제 글씨를 읽기 어려운 분도, 긴 글을 읽을 시간이 없던 분도 쉽게 『노들바람』을 접할 수 있답니다. 노들노래공장의 노래도 사이사이 들을 수 있고요. 녹음에 선뜻 참여해주신 각 글의 필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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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바람』 2024년 봄호 낭독파일 유튜브 재생목록 스크린샷.

 

 

  - 5월~10월 예술 먹는 들다방 공간 조성. 1층에 들다방 입간판을 세우고, 4층 환경 미화를 해요. 건물 입구부터 4층 들다방 입구, 복도, 카페까지 들다방을 알리고, 들다방이 속한 공간에 대한 접근성을 안내하는 여러 장치들을 만들 거예요. 멋지게.

 

오하나7.jpg 들다방 로고와 영업 시간이 적힌 어묵 꼬치 같은 입간판이 세워진 예시 사진, 생각보다 키가 커요.

 

 

 

  2025년에도 들다방 예술인과 함께

 

  여기 다 못 적은 일들도 많아요. 못다 한 일도 많고요. 위에 제가 적은 여러 일들을 바탕으로 올해 말 사업 평가를 예술인재단 측에 받을 건데요. 잘했다고 평가되면 2025년 내년에도 이 지원사업을 계속하게 될 거예요. 조금 더 다채로운 활동으로, 다방면에 아름답게 흔적을 남길 거예요. 지금 글을 쓰는 이 시점은 아직 평가 전이라 좀 떨리는데요. 그래도 열심히 활동을 펼쳐온 만큼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여러분은 예술인과 함께한 들다방의 여러 시도들을 어떻게 보고 들으셨나요? 올해 첫발을 디딘 ‘예술 먹는 들다방’이 내년에도 잘 이어지면 좋겠어요. 이 글을 접하시는 여러분께도 앞으로 관심 가져 주시기를 부탁드려요. 들다방에 찾아온 소중한 인연—백구, 무밍, 하마무, 승욱, 이름, 쭈야 님. 여섯 분의 예술가분들을 여러분도 반갑게 맞이해 주세요. 그리고 서로의 활동을, 존재를 응원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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