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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 그리고 사람
‘봉 팀장의 하루’

오전08시30분. 요란하게 알람이 울린다. ‘아~놔(봉 팀장의 유행어) 어제 먹은 술은 아직 그대로 입맛을 죽이고 있네. 아프다고 하루를 재껴버려!!(아~귀찮아) 아니지 아니지 술 먹은 거 뻔히 알고 있는데 해장술은 못 먹을지언정 욕을 먹을 순 없지.

그까이꺼 대충한 양치질과 고양이 세수 ‘오늘 하루도 짜증이 지대로다! 에헤라 졸리고~’ 버스를 갈아타고 아차산역에 하차...‘윽 덥다... 술 올라온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사무실 가는 길이 머냐... 오!!! 아가시 스타일 섹쉬해~(침을 질질) 이 동네에 저런 분이(으갸갸갸 ^+++^) 현재시각 09시 38분. 아싸 내일도 이 시간이다!’

‘헉.. 헉.. 헉... (_._ ;;) 나이를 속일 순 없구나~ 술도 안 깨고 아!이고~ 요 깔딱 고개 도대체 누가 사무실을 이렇게 높은데다가 얻은겨?’

봉 팀장은 언제나 그렇듯 숙취와 싸우고 만원버스와 싸우고 때 아닌 삼복더위와 싸우고 파이고 짧은 옷차림의 아가씨들에게 정신줄도 놓았다가 출근길의 마지막 격전지 오르막길을 정복하고 공장 문을 들어간다.

띠리링~ 띠리링~ 들어서자마자 곧 죽일 듯이 울려대던 전화기를 벌컥 들어 “네, 노란들판입니다.” 오후1시 기자회견 현수막 주문! ‘허허 빨리 좀 주문하지.’

갑자기 들어온 주문에 디자이너가 정신이 없다. 하던 일을 미루고 정신없이 작업에 디자인팀 전원몰두요~

또 다시 전화벨이 울린다. 어제 보내준 시안에 내용이 변경 돼서 다시 올려달란다. ‘이런 이 바쁜 와중에! 꼭 이런다니깐. 내용을 확실히 하구 주문을 하든지~~’

주문전화는 간간이 온다. 그 외의 전화들은 디자인과 내용 변경 또는 주문 취소 전화다. 불쌍한 회사 전화기... 주문자와 통화를 하다 보면 종종 억지를 부리거나 떼쓰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전화기는 부서질 것만 같은... 기회가 되면 전화기와 술 한 잔 하면서 씁쓸한 그의 입장을 들어 보고 싶다.

출력팀은 현수막 사이즈 확인하느라 분주하다. 출력시간을 감안하면, 여유 있는 시간이 아니기 때문에 미리미리 준비하기 바쁘다. 시안 확인 없이 바로 출력에 들어갈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폭 90cm에 길이 5m, 약 30분 소요. 바로 올라온 파일을 읽은 후 잉크, 원단 값 맞춰 출력기에 출력하기 시작.

‘아~파일 에러나거나 잘못 나오면 안 되는데, 다시 뽑을 시간이 없는데.’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출력물을 보고 있지만, 사실 출력기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미 내 손을 떠난 거라 어쩔 수가 없다. 마음만 급할뿐 이제부터 기도하는 자세로 기다려야 한다.
사무팀은 영수증 때문에 전화통화가 한창이다. 2주 전에 주문한 현수막 영수증이 없어졌다고 이번 건에 합쳐서 처리해달라는 부탁이다. ‘에이 영수증 용지만 하나 버렸네. 근데 현장으로 바로 가는데 영수증을 또 잃어버리면 어떻게 하냐??? 아니지 영수증이야 얼마든지 다시 보내줄 수 있지. 문제는 입금을 언제 하느냐 이제 문젠데... 저번 달 결제도 아직 안됐는데...’

현수막의 출력이 완료될 즈음 마감팀이 긴장하기 시작한다. 양쪽 끝 목재마감, 끈은 필요 없고, 포장할 비닐 준비하고, 재봉틀에 밑줄은 제대로 있는지 확인하고, 현수막 나오기만을 기다린다.

현수막 출력이 끝나자 드르륵, 드르륵 미싱기 돌아가는 소리라 시끄럽더니, 타카로 현수막과 목재 고정하고 포장 완료, 퀵 아저씨에게 시간 꼭 지켜야 한다는 다짐을 받고 커피 한 잔과 함께 다음 일정을 준비한다.

갑작스런 주문에 오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점심 후부터 조금씩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급한 건은 오토바이 퀵으로 해결하고, 여유 있는 건 택배로 처리, 그러나 오후부터 차곡차곡 쌓여가는 내일 일정, 오전부터 배달과 시공이 잡혀 있다. ‘음, 오늘은 술 마시면 안 되겠는데...’ 언제나 마음은 똑같지만, 퇴근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누군가를 붙잡고 손으로 술 마시는 시늉을 하면서

“쏘주 한 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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