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홍은전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합시다』
노들장애인야학 스무해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합시다
이것은 노들야학 사람들이 지난 20년 동안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는,
그래서 실패한 적이 없는 기우제에 관한 이야기다.
노들야학의 배움, 투쟁, 그리고 삶
그 모든 것들을 하루하루 일구어 나가는 일상의 이야기
<기획 의도>
2001년 시작된 장애인 이동권 투쟁은 장애인을 둘러싼 환경을 놀랍도록 빠르게 변화시켰고 이후 장애인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은 들불처럼 번져갔다. 노들야학은 그 투쟁의 밑불이고 불씨였다.
노들은 어떻게 이 운동에 밑불이 되고 불씨가 될 수 있었을까. 2001년 혹은 그보다 훨씬 이전에 노들의 가슴 속에 일었던 작은 불씨들은 어떻게 지켜지고 번져갔을까. 이 책은 그것이 단지 노들이 대중들의 공간이거나 언제든지 타오를 준비가 된 차별 받은 사람들의 공간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고 말한다. 그들이 파편화된 개인으로 존재했다면 불은 쉽게 꺼졌을 것이다. 불씨가 불꽃이 되고 불길이 되는 과정, 대중이 주체로 성장해 나가는 힘의 비밀은 바로 노들의 치열한 일상에 있었다.
이 책은 노들야학이 자신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분투해 왔는지, 서로 다른 존재들을 끌어안기 위해 얼마나 부들부들 떨어야 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농성장은 참 발이 시렸고, 단합을 위한 모꼬지는 곧잘 분열의 장이 되었으며, 텃밭을 가꾸는 일은 오지 않는 저상버스를 기다리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 시간들은 교육과 운동이 삶에서 분리되지 않도록 매일매일 다시 묶는 과정이었으며 그 과정은 고스란히 이동권, 활동보조서비스, 탈시설 투쟁 등 장애인운동이 걸어온 궤적과 닿아 있다. 이 책은 그 역사를 노들야학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전한다. 교육과 운동과 복지를 고민하는 사람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는 이들과 이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다.
"나는 노들야학의 수업이 인디언의 기우제를 닮았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30년 만에 가져 본 작은 일상은 수많은 것들로 가로막혀 있었다. 집요하게 그들의 발목을 붙드는 모든 방해물들을 뚫고 기어이 만나기 위해서 우리에겐 수업이 필요했다. 수업을 빙자해 서로의 이마에 손을 짚어 보기도 하고 지친 이의 어깨를 두드려 주기도 했다.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면 간혹 비가 내리기도 했다. 이 책은 노들야학 사람들이 지난 20년 동안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는, 그래서 실패한 적이 없는 기우제에 관한 이야기다.
사람들은 노들에게 밝고 희망적인 것을 기대하지만 나는 노들의 어둡고 절망적인 얼굴을 더 많이 알고 있다. 그러나 단언컨대 그 모든 것을 포함해서 노들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멋있다. 이 글을 쓰는 동안 인간다움, 아름다움, 그리고 노들다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웠다. 노들은 나를 늘 배움으로 이끌었다. 당신도 노들을 만나서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여는 글 중에서
<저자 소개>
노들장애인야학
장애성인들의 교육 공간. 차별과 억압이 아니라 협력과 연대, 인간 존엄성과 평등이 넘쳐나는 노란 들판을 꿈꾼다. 배움에 답이 있고 투쟁만이 살 길임을 믿기에 적응보다 저항을 공부한다. '밑불이 되고 불씨가 되자'를 교훈으로 삼고 장애인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홍은전
스물셋, 방황하던 대학 4학년 시절 노들야학을 처음 만났다. 매일매일 절망과 희망을 오가며 그 진폭을 에너지 삼아 교육을 하고 투쟁을 하는 노들야학에 홀딱 반해 버렸다. 취미도 특기도 노들야학에, '노들에 최적화된 인간형'으로 오랫동안 살아왔다. 내가 노들인지 노들이 나인지 헷갈려서 어디까지가 노들이고 어디부터가 나인지 구분하기 위해 노들야학 20년사 쓰기를 시작했다. 노들과 함께 서른여섯이 되었다.
<추천사>
당신은 삶과 죽음, 인간과 짐승이 걸려 있는 배움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있는가. 평범하게 산다는 것, 이를테면 학교에 간다는 것이 위험한 철로에 제 몸을 묶을 정도의 과격한 실천을 통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했던 사람들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있는가. 한마디로 당신은 노들야학에 대해서 아는가. 학교로 이동하기 위해서라도 세상을 이동시켜야 했고, 단 하나의 지식을 깨우치기 위해서라도 세상을 깨우쳐야 했던 사람들. 훌쩍훌쩍 울다가 깔깔깔 웃다가, 나는 노들야학의 지난 20년보다 아름답고 격렬한 배움의 시간과 장소를 알지 못한다.
- 수유너머R 연구원 고병권
희망과 절망 사이, 시도와 패배 사이, 엇갈리는 오해들과 일치의 기억까지 끝없는 망망대해를 노 저어 가던 모든 과정이 노들의 수업이었다. 장작불 같은 학교, 먼저 붙은 토막이 불씨가 되었고, 빨리 붙은 장작은 밑불이 되고 젖은 놈은 마른 놈 곁에 몸을 맞대어 활활 타올라 끝내 쇳덩이를 녹여 나가는 노들의 나날, 교육은 교육 바깥에서 희망이 되었다. 노들처럼 살고 노들처럼 투쟁하는 곳에 그 고색창연한 이름, ‘교육’이 있었다.
-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 이계삼
<목차>
여는 글
실패한 적이 없는 기우제에 관한 이야기
프롤로그
노들의 일부인 당신에게
1교시 배움
들판 위의 학교
거의 모든 것의 시작
멀리 볼 사람이 필요하다
달려라 봉고
홀로 서기
위대한 첫걸음
저항의 가치로 살아남기 위하여
쉬는 시간
교사회의 불참사유서
스포츠 노들
2교시 투쟁
인간답게 살고 싶다
흔들리며 피는 꽃
해방은 우리 자신의 행동으로
어떤 하루
꿈꾸는 현수막
활동보조서비스를 제도화하라
차별에 저항하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합시다
쉬는 시간
조용필 콘서트 티켓 좀 주세요
이제는 말할 수 있다
3교시 삶
길바닥에 나앉아도 수업은 계속된다
대학로에 노들이 있다
판을 벌이다
복도가 불편해
그들이 온다
천천히, 즐겁게, 함께 살자
쉬는 시간
검시 드림팀
밍구의 상장
장애인 등급 브로커 러브 조 가상 인터뷰
4교시 다시, 일상
타전
분열의 추억
9를 위한 변명
인권강사 K는 힘이 세다
2014년 겨울 광화문에서
25만원의 노역 일기
내 청춘의 푸른 골짜기
쉬는 시간
고구마 정상성에 대한 탐구
노들 음악대를 소개합니다
존재염색, 노들에 물들다
뒤풀이
우리는 왜 노들에 간도 쓸개도 다 빼줄 듯이 굴었나
에필로그
노들의 전부인 우리에게
책은 서점과 인터넷, 노들야학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노들야학 구입문의 766-9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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