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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 공부하기: 방송통신중학교 이야기 

 

 

 

 이미정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은 노들야학 휴학생

 

 

 

 

  나는 언젠가부터 학교가 가고 싶었다.

  어린 시절 가장 처음 다녔던 학교는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삼육재활학교였다. 학교가 집에서 너무 멀어서 기숙사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자리가 없었다. 결국 서울에 있는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지만, 거기는 학력인정이 안 되는 곳이었다. 그 학교에서 고등학교 과정까지 모두 다녔지만, 내 공식적인 학력은 ‘무학’이었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일하다보니,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어졌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있어야 가능한 일자리가 많았다. 하지만 나는 학력이 없다. 수능 점수가 있어야 대학에 들어가 학위를 딸 수 있는데, 나는 중학교 졸업학력조차 없는 것이다. 초등학교 졸업학력도 예전에 노들야학에서 공부하다 검정고시를 봐서 얻게 된 것이다. 내가 예전에 다녔던 학교는 학력이 인정되지 않는 학교였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 대학 학위를 따기까지는 갈 길이 너무나 멀었다. 중학교 졸업 검정고시 공부를 틈틈이 해서 몇 번 시험도 보았지만 매번 낙방이었다. 그러던 중 문득 진석오빠가 다녀보라고 한참 권했던 방송통신중학교를 가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하지만 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접수부터 쉽지 않았다. 서울에 위치한 방송통신중학교는 아현중학교 부설 방송통신중학교 딱 하나다. 그런데 거기에 입학 접수를 하러 갔더니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활동지원사도, 접수받는 선생님도 앞으로 어떻게 다닐 수 있겠냐고 해서, 학교까지 갔지만 접수를 하지 않고 다시 돌아오려 했다. 하지만 학교를 나오던 중에 이렇게 포기하면 안 되겠다 싶었다. 다시 돌아가 계단을 걸어 올라가 입학 접수를 했다. 접수하면서 편의시설이나 장애인 학생 지원에 관련해서 이것저것 물어봤지만 다 안 된다고만 했다. 검정고시 볼 때처럼 시험 대필, 대독, 지원인 동행이 가능한지도 물어봤지만 전부 안 된다고 했다. 출석 수업 중에도 활동지원사가 옆에 같이 있을 수 없어서, 수업도 혼자 듣고 화장실도 혼자 가야 했다. 담임선생님 말로는 구청에 물어보니 5년 뒤에 편의시설을 포함해서 학교를 새로 짓는다고 한다. 그때쯤이면 나는 이미 졸업이겠지만.

 

  방송통신중학교는 기본적으로는 온라인으로 수업을 수강하고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대면으로 출석해서 수업을 듣는다. 공부하는 과목도 여러 개고, 한 과목당 강의도 여러 개다. 한 학기 안에 올라와있는 온라인 수업을 다 듣고, 대면 출석도 잘 참여하면 된다. 처음에는 하루에 국어 1강, 수학 1강 이렇게 듣다가 지금은 한 과목을 쭉 듣고 떼는 식으로 수업을 듣고 있다. 수업은 강의를 듣고 문제를 푸는 형식인데, 문제 푸는 게 은근히 어렵다. 어렵지만 재미있다. 야학에서 검정고시 수업은 기출문제나 모의고사 문제를 풀면 선생님이 채점하고 해설해주는 문제풀이 위주의 공부였는데, 학교를 다니니 진도에 따라 개념 강의부터 차분히 들을 수 있어 좀 더 재미가 있다. 입학 등록 하며 받았던 교과서는 넘기다가 구겨지는 게 아까워서 평소엔 잘 안 보게 되고, 출석하는 날에만 들고 간다. 출석하는 날에는 수업 시간표가 미리 정해져있어서, 모든 교과서를 다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출석하는 날은 아침 8시반부터 2시까지 수업이 있다. 점심 급식도 준다. 다만 급식실이 휠체어 접근이 안 되어서 나 혼자 교실에서 밥을 먹는다. 싫지만 어쩔 수 없다.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 학생은 나밖에 없다.

 

  접수받던 건물은 엘리베이터가 아예 없었는데, 다행히 수업동에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그런데 2층까지밖에 안 가는 엘리베이터다. 원래 1학년이 3층, 2학년이 2층, 3학년이 1층 교실을 배정받았는데, 교장선생님이 우리 반(1학년 2반)만 2층으로 교실을 옮겨주었다. 한번은 담임선생님이 경기도 의정부에도 방송통신중학교가 있는데, 거기는 시설이 잘 되어있다면서 나에게 따로 추천해주기도 했다. 지금 다니는 곳을 내가 잘 다닐 수 있게 시설을 확충해주면 좋을 텐데 전학을 보내려 하는 건가 싶어서 기분이 좋진 않았다. 꿋꿋하게 잘 다녀야겠다.

 

  평소 온라인 수업은 출퇴근 중 지하철에서 듣기도 하고, 집에서 듣기도 하고, 일하다 짬이 나면 듣기도 한다. 보통은 집에서 듣는데, 새벽에 잠들기 전 혹은 일찍 깼을 때 듣는다. 몸이 아픈 날에도 웬만하면 안 밀리고 들으려고 하지만, 많이 피곤할 때는 겨우 틀어만 놓기도 한다.

 

  제일 재밌는 과목은 음악이다. 악보 보는 법을 배우고 있다. 정보랑 창체도 재밌다. 예전에 정보처리사 자격증을 딴 적 있어서 엄청 쉽다. 제일 어려운 과목은 수학이랑 영어다. 보기만 해도 어렵다. 수학은 아직 1학년이라 쉬운 걸 하고 있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다. 영어는 알파벳은 뗐지만 나머지는 영 어렵다. 시험은 학기말에 일주일 두 번 정도 학교에 가서 본다. 전과목(8과목)을 시험 본다.

 

  전부터 예정되어 있던 일본여행 일정으로 입학식에 갈 수 없었던 게 아쉽다. 겹친다는 걸 알고 너무너무 아쉬웠다. 그리고 청소년이 아니어도 방송통신중학교 학생이어도 중학교에 입학하면 누구나 입학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는데, 입학식 날 출석을 못했더니 안내를 늦게 받아서 결국 30만원을 날렸다. 그것도 너무 아쉽다.

 

  그래도 입학식 다음으로 출석한 날에 담임선생님이랑도 처음 인사하고, 우리 반은 1학년 2반이라는 것도 듣고, 학생증도 받았다. 학생증을 받았을 때 너무 좋았다. 그게 제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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