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가을 143호 - 제10회 종로장애인인권영화제 “우리가 함께 써 내려가는 이야기” / 지니
제10회 종로장애인인권영화제 “우리가 함께 써 내려가는 이야기”
지니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올해 상반기,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영화 아카데미 1기 및 종로장애인인권영화제〉를 함께 시작했습니다.
4월에는 영화 아카데미 1기 ‘나의 일상이 영화가 되는 순간’이라는 이름으로 시나리오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총 여섯 번의 만남 동안 10명의 참여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시나리오를 쓰며 장애 당사자가 주체가 되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교육은 이끔이로 영욱 쌤, 그리고 도영·민정·용균·홍기·영우·호영·희숙·영애·수희·성훈 활동가와 함께했습니다.
시나리오는 단순한 영화의 대본이 아니라 각자의 삶을 기록하고 세상에 건네는 또 하나의 언어입니다. 참여자들은 글쓰기를 통해 평소 쉽게 꺼내지 못했던 기억과 감정을 새롭게 발견했습니다. 글로 옮겨지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개인의 기억에 머물지 않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살아났습니다. 그렇게 다시 살아난 이야기는 또 다른 누군가의 기억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풍선껌처럼 부풀어 오른 서로의 이야기를 읽고 나누는 과정에서 누군가는 글을 쓰며 지나온 시절을 돌아보았고 또 누군가는 다른 이의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소중했던 점은 이 과정이 장애 당사자의 목소리로 채워졌다는 사실입니다. 조력자인 저는 그 곁에서 참여자들의 이야기가 왜곡되지 않도록 어디까지 함께해야 할지 고민하며 교육에 참여했습니다.
6월에는 시나리오 교육에 함께했던 수희, 영우, 민정과 종로장애인인권영화제 준비를 이어갔습니다. 함께 영화를 보고 상영작을 선정하기 위해 의견을 나누는 시간은 서로의 시선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올해로 10회를 맞은 종로장애인인권영화제와 영화 아카데미 1기를 준비하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장애인의 이야기는 여전히 타는 목마름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꺼내야 할 목소리, 들어야 할 이야기는 아직도 많습니다. 그 이야기의 파장이 더 멀리 퍼져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시나리오 교육에 참여하신 분들이 직접 쓴 시나리오 모음집을 함께 나눕니다. 카메라로 큐알코드를 찍어 많이 읽고 즐겨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