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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우당탕탕 낮수업 파이팅

 

김지예  | 후회하는 일이 취미인 집순이지만 늘 세상일에 촉을 세우고 삽니다.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손은 눈보다 빠르니까.

-영화 <타짜> 대사 중-

 

싸늘하다. 가슴에 고함이 날아와 꽂힌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눈치는 소리보다 빠르니까. 

 

2017년 9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노들야학 성인 발달장애인분들과 함께 하는 (일명) 낮수업에 임한 나의 자세를 영화 대사로 패러디해봤습니다. 눈치코치를 장착하고 1년 반을 많이 웃고, 조금 억울하고(?), 또 아주 많이 궁금해하며 함께 수업했습니다. 꽤 오랜 시간 함께 했다고 생각했는데, 적고 보니 많이 미약하네요.

 

처음 낮수업에 들어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의 경험은, 시골에 살던 제가 처음으로 피자를 먹고 멀미가 났던 때와 비슷합니다. 말로만 들었던 피자라는 음식, 티비로 보고 들었던 피자가 배달되기 전까지의 떨림, 그리고 드디어 그 한 조각을 입에 넣었을 때의 당황스러움... 낯선 치즈 냄새 때문에 더는 먹지 못하고 멀미가 났었습니다. 처음 낮수업에서 학생분들을 만났을 때도 비슷했어요. 익히 듣고 보고, 배웠던(!) 사람들이었지만, 저는 그 날 많이 당황했습니다. 그래도 처음 수업에 들어갔으니, 열심히 한다고 수업 내내 엎드려 있던 지선님에게 말을 걸었죠. “수업이 재미없어요?”, “네에.”, “그림 그리는 것 안 좋아해요?”, “안-좋아해.”, “그럼 어떤 걸 좋아해요?”, “나,와아아아!!”(고함)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 놀랐어요. 지금도 가슴이 철렁할 만큼요. 소리를 듣고 달려온 임당샘이 말을 많이 시키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해줬어요. 그 날을 시작으로 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안타깝게도 개인 사정으로 수업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날들 중 기억나는 몇 가지를 적어봅니다.

 

마로니에공원에 간 낮수업 학생들

 

- 신발을 왜 그렇게 신을까?

수업 초반에는 학생 분들을 많이 관찰했다. 말하는 것, 듣는 것, 먹는 것, 앉는 것, 걷는 것 등등 그때그때마다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그 중 재형님의 신발이 눈에 들어와 한참을 들여다본 적이 있다. 간혹 신발을 거꾸로 신고 오시는 분들이 있었으나, 신발은 거꾸로가 아니었다. 그런데 어딘가 어색해서 보고 또 보았다. 그러다 보니, 재형님의 흰 운동화의 혀가 안으로 말려 들어가 있어서, 운동화를 신었음에도 샌들을 신은 것처럼 검정양말이 훤히 보였던 것. 보기만 해도 너무 찝찝했다. 그래서 바로 재형님에게 말씀드리고 운동화의 혀 부분을 빳빳하게 펴서 다시 드렸다. 그리고 몇 분 후 재형님을 다시 보게 되었는데, 재형님은 운동화를 벗어놓고 쭈그리고 앉아 운동화의 혀를 다시 밀어 넣고 있었다. 한쪽을 그렇게 하고 다시 신고, 나머지 한쪽까지 다시 구겨 넣고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아뿔싸. 나는 재형님의 운동화가 ‘잘못’되었다고 ‘혼자’ 판단했고, 그의 의견을 묻지 않고 수정했다. 내 보기엔 정답이라고 생각한 방식을 그에게 강요한 셈이니, 부끄럽고 미안했다. 아주 사소한 나의 생활방식마저 의심해야 한다. 잠깐 균형을 잃으면 나의 방식을 그분들에게 강요하는 꼴이 된다. 조심!

 

- 빨강 배추, 무지개색 배추는 괜찮은 걸까?

어느 날은 텃밭을 일구는 수업을 연계해서, 우리가 심은 배추와 무, 고구마 같은 것을 프린트해서 색칠하기로 했다. 그때 수업주제는 자립생활체험 같은 것이었는데, 학생분들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본인이 마음에 드는 색으로 배추, 무, 고구마를 칠했다. 어떤 배추는 빨강이었고, 누구 무는 보라색 무였다. 아예 형태를 알아보기 어렵게 색으로 뒤덮이기도 했다. 그리고 나는 고심에 빠졌다. 이 시간이 미술시간이라면 빨강 배추, 보라색 무 같은 것들이 작품이 될 수 있겠지만, 적어도 자립생활 수업에서는 배추가 초록색이라고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닐까? 배추가 초록색이라는 것을 알고 난 후에, 빨강, 검정, 보라색으로 바꾸어 칠하는 것이 의미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당시에는 ‘배추는 원래 초록색인데, 여러분 마음대로 색칠하셔도 됩니다.’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 글을 쓰는 지금은 ‘뭐 어떤가, 언젠가는 빨강배추가 나올지도 모르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  

 

- 혼자 있어도 되는 날

매주 월요일은 격주로 체육관에서 하는 체육수업이다. 야학에서 가까운 대체육관을 빌려 이용한다. 공동체 놀이로 줄다리기와 박 터뜨리기를 한다. 이 두 놀이는 시작과 동시에 ‘잡아당긴다’와 ‘집어 던진다’, 그리고 짧은 순간 온 힘을 쏟는다는 단순한 규칙으로 학생분들에게 인기가 좋다. 그러나 수업은 3시간. 두 가지만으로는 부족했다. 다시 뭔가를 채워 넣으려고 할 때, 학생분들이 보였다. 누구는 넓은 체육관의 끝과 끝을 (활짝 웃으며) 혼자 걸었고, 누구는 허공에 대고 뻥뻥 공을 찼다. 누구는 우리와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있었고, 누구는 사람들을 쫓아다니느라 바빴다. 장기님은 수업시작부터 팽이를 돌리기 시작해서 쉬는 시간에도 팽이를 돌려 땀을 한 바가지 흘렸다. 짜여진 프로그램 없이도 다들 너무 잘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학생분들은 좁은 집에서, 늘 사람이 북적대는 야학에서, 365일 24시간을 타인과 한 방에서 지내야 하는 시설에서 부대끼며 지내고 있다. 체육시간만큼은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갖는다. 혼자서도 저렇게 즐거운데 뭐가 더 필요해?

 

- 그동안 이 넘치는 에너지를 다 어쩌고 살았어요?

인터넷에 떠도는 글귀 중에 이런 말이 있다. ‘흥이라는 것이 폭발한다.’ 이 말은 우리 학생분들을 두고 하는 말이 틀림없다. 못 믿겠다면, 노래방 수업에 함께 해보시라. 당신은 얼마 못 가 지쳐 나가떨어지고 말 것이다. 단, 같은 노래를 연속으로 세 번 이상 듣고도 즐길 수 있다면 인정. 그런데 설마... 그런 사람이 한 명일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 어딜 봐. 넌 나만 바라봐.

처음엔 데면데면했던 학생분들과 조금씩 맘이 닿으면, 어느 순간 가까워져 있다. 기쁜 마음도 잠시, 곧 못 볼 꼴을 많이 보게 된다. 더는 숨길 필요가 없으니, 맘 놓고 자신을 드러내시는데, 화내고, 놀리고, 울고, 집에 안 간다고 버틴다. 이럴 땐 정말 환장하는데, 이게 관심받고 싶을 때 하는 행동일 때가 많단다. 아니 그럴 리가 없어... 전 맹세코 여태껏 살아오면서 남한테 이렇게 많은 관심을 준 적이 없어요... 부족한가요? 네. 부족합니다. 그래요, 눈과 입이 몇 개 더 있었으면 좋겠군요. 여기 관심 리필이요? (교사-예산 충원이 시급하다)

 

- 교사와 동료 사이에서 줄타기를.

수업을 하다 보면 종종 헷갈린다. 수업 안에서는 학생과 교사로 구분되니, 나는 웬만하면 교사로서 행동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자괴감에 빠진다. 내가 교사라니 오글거려서. 우린 그저 함께 살아가는 동료인데. 그렇지만 나는 상황에 따라 유리하게 역할을 바꿔가며 이용한다. 수업이 끝났는데도 집에 안 간다고 버티면, 교사인 척 엄포를 놓고, 다른 학생과 싸워 맘이 상한 학생 앞에서는 그 학생 욕을 하면서 같이 공감한다. 솔직히는 위계가 느껴지는 교사역할보다는 동료가 하고 싶지만, 안 먹힐 때가 많아 종종 교사 노릇으로 상황을 모면한다. 

 

- 정답이 알고 싶었다.

알고 싶은 문제가 많았다. 최대의 난제는 학생들의 관계 맺기였다. 친해지고 싶은 사람에게 다가가는 법, 거절당했을 때 받아들이는 법, 화가 나도 나보다 약한 사람에게 화풀이하지 않는 법, 화를 표현하는 법, 사과하고 사과받는 법 등등. 정해진 매뉴얼이 있었으면 했다. 그런데 나열하고 보니, 나부터 익숙해져야 하는 것들이다. 세상사 어디에서나 일어날 일들을, 학생들의 장애를 덧붙여 한 번 더 꼬아서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처음 수업을 할 때는 학생들의 변화만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내가 제일 많이 변한 것 같다. 오호, 이 또한 큰 성과로다!

 

체육관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낮수업학생들

 

전시회에 간 낮수업 학생들

 

지인들과 낮수업 이야기를 하면서, 발달장애인을 만나는 일은 무엇을 상상하든 어차피 그 상상과는 다르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분들과 함께 살지 않고는 다 소용없다는 뜻이었죠. 저는 수업을 하는 동안, 진즉에 우리가 같이 살았더라면, 조금 더 빨리 이분들이 이 사회에서 함께 살았더라면 조금은 수월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자립생활 수업 중에 카페 이용 프로그램만 해도, 기본적인 돈 계산은 물론이고, (꺼내기 싫은) 지갑 꺼내기, (주기 싫은) 돈 꺼내기, 메뉴 고르기, 메뉴판 읽기, 그보다 앞서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카페모카의 차이 알기, 내가 가진 돈으로 살 수 있는 메뉴 찾기 등.. 우리 사이에 벌어진 틈은 꽤 구체적입니다.

 

앞으로는 떨어져 지내온 만큼의 시간을 옴팡 쏟아부어야 할 수도 있고, 어쩌면 서로의 차이를 영영 좁히지 못할 수도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수업합니다.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도 수업은 필요하지만, 결과에 상관없이 매일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수업의 가치는 충분하니까요. 그러니까.. 2019년 우당탕탕 낮수업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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