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봄 118호 - 노란들판, 영화 <어른이 되면> 시사회에 다녀왔어요 *나해니
노란들판,영화 <어른이 되면>
시사회에 다녀왔어요.
해니 | 노란들판.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어머니께 저에 대해 예언(?)했던 것처럼 (어쩌면 평생...) 자주 지각하고(늦고), 여전히 그때처럼 입술을 종종 피가 날 때까지 뜯으며, 가끔씩 도망가고 싶고, 그래도 진행 중에 있다는 것이 때때로 다행인 ‘햇’입니다..
노란들판 사람들과 영화 <어른이 되면> 시사회를 다녀왔어요. 작년 12월 5일 저녁 8시에 대한극장에서 진행했습니다. ‘시네마달 CinemaDAL’의 시사회 초대로, 고마운 마음을 가득 담고 11명이 참석했습니다. 12월 13일에 개봉한 <어른이 되면>은 중증발달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13살이 되었을 때 장애인 수용시설에 보내졌던 동생 '혜정'과 감독 '혜영'이 18년 만에 함께 살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작품입니다. 아래에 영화 소개 내용을 옮겨 왔어요.
“혜정아, 왜 언니 눈을 안 봐?”
“언니는 왜 맨날 시켜?”
함께 살기로 마음먹었다고 모든 것이 갑자기 내 결심에 맞게 변하지는 않는다. 혜정이와 함께 살아가려면 내 인생을 완전히 새롭게 시작해야 했다. 잘 지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함께 살기 시작하니 힘든 순간들이 찾아온다..
우린 결국 떨어져 살아야 할 운명일까?
우린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나에게는 나보다 한 살 어린 여동생이 있다. 동생은 단지 중증발달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13살이 되었을 때 장애인수용시설로 보내져 30살이 되도록 그 곳에 살아야 했다. 나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그런 동생의 삶을 동생 스스로 선택한 적이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고, 동생을 다시 사회로 데리고 나와 둘이 함께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이 다큐멘터리는 그렇게 다시 함께 살기 시작한 우리 자매의 첫 6개월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18년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 출처: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21204
<어른이 되면> 영화 속에 두 자매는 많이 웃고, 때로는 싸우고, 자주 힘든 일상의 시간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평범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합니다. 함께 보내는 일상을 지키기 위해 시도하는 일들이 그들에겐, 엄청나게 크고 두꺼운 벽과 마주한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합니다. 영화를 보는 순간순간 아픔을 느끼면서도 문득 크게 소리를 내며 웃게 되고, 어느 순간 온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영화 상영 후에 장혜영 감독와 관객들의 대화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극장 안을 가득 채운 관객의 수만큼 많은 질문들이 있었는데요.
영화에서 혜영은 혜정과 함께, 만든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혜정이 흥겹게 춤을 추는 장면도 등장하는데 '자매의 흥'에 대한 질문도 있었습니다. 혜영의 노래는 가만가만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위로해주는 느낌입니다. 혜정이 말하는 단어들이 기발하고 재미있다는 생각과 동시에 시적이고 아름답다는 느낌을 갖게 했었기에 저도 이 질문에 공감했습니다.
마지막에 장혜영 감독이 이 영화는 동생과의 일상을 기록한 영화이지만 동시에 세상을 향해 외치는 비명소리라고 표현을 했는데, 그 말의 의미가 너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꼭 기록되고 말해져야하는 영화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화에서 혜영은 내레이션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만약 우리 엄마에게 24명의 친구가 있어서 하루에 한 시간씩 혜정을 돌봐줄 수 있었다면 우리 엄마는 그 젊은 나이에 엄마이기를 포기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 말을 들으며 24명의 친구들, 또는 월, 화, 수, 목, 금, 토, 일요일의 엄마와 친구들을 생각했습니다. 혜영, 혜정이 요일마다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도록, 그래서 둘이 함께 사는 것이 숨통 트이는 일상일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해야 합니다.
나중이 아니라 지금, 노력과 투쟁으로 사람들이 서로를 돌볼 수 있는 사회를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고 소리칩니다. 자매가 생활하는 모습을 통해 단단한 목소리로 (영화를 보는 이의) 마음을 깨우치고 발견하게 합니다.
혜정이 혜정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그래서 모든 사람이 온전히 그 사람의 모습답게 지역사회 안에서 함께 존재하도록.
삶의 방향을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누군가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혹은 장애인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분리하거나 헤어지지 않도록.
인간이 같은 인간 위에 군림하여 그의 자유를 침해하고 지배하는 일이 없도록. 더 이상 참혹한 고통을 주지 않도록. 혜영이 멀리 있는 시설에 혜정을 두고 살아온 세월 동안 느꼈을 슬픔과 고통을-소중한 존재를 저 뒤에 남겨놓고 떠나서는 돌아보지 못한 채 앞으로만 걸어가야 하는-더 이상 겪지 않도록.
<영화를 함께 본 노란들판 사람들의 이야기>
누구나 좋은 영화를 볼 자유가 있죠. 행복한 인생에도 정해진 기준은 없어요. 어른이 된 두 자매의 새로운 인생. 때론 힘들고 슬플지라도 흥나게 지역에서 살아요! 추천합니다. ★★★★★
- 고수
뭔가 많은 감정이 들었는데..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장애인을 가족이 책임지고 누군가가 무언가를 포기하지 않도록 사회적 시스템이 생기길 바라요. 시간이 지나 언젠가 <어른이 되면> 2를 만나게 된다면, 그땐 둘째 언니 혜영님이 아닌 혜영님 그 자체의 모습, 자매의 일상 이야기를 만나고 싶어요..
- 연주
오랜 시간을 떨어졌다가 다시 만나 함께 산다는 것, 중증발달장애인과 함께 산다는 것.
영화를 보기 전에는 무겁고 답답하기만 할 줄 알았던 영화인데
재미있게 잘 봤어요~
- 민정
혜정님을 ‘노란들판의 꿈’ 때 처음 보았다.
흥이 많고 커피를 무지 좋아하는 모습에 캔 커피도 선물했었는데, 영화에서 보니 괜히 더 반가웠다:)
"함께하는 삶이 서툰 당신에게 전하는 위로와 용기"라는 홍보 슬로건을 보고 영화를 보기 전부터 마음이 따뜻했다.
발달장애를 가진 여성의 성공담(?)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을 담은 얘기라서 더 유쾌하고 재미있었고, 따뜻함과 더불어 사회에서 실질적으로 장애인이 받을 수 있는 혜택과 지원은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GV때 <어른이 되면>이라는 영화는 한편으론 비명소리를 뜻하기도 하다는 둘째언니의 코멘트가 나에게 어떠한 울림을 주었고..!
생각 많은 둘째언니 혜영님이 인간적으로 참 멋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수 짝짝짝)
개인적으로 둘째언니 앨범 중에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노래도 좋지만 '연약하다는 것은 약하다는 것이 아냐'가 더 좋다~~
“연약하다는 것은 용감하게 산다는 것~~~~ 이 곡을 한번 들어볼까요"로 후기 마무리~~~~
- 실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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