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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가을 <노들바람> 102호 中]

 

딸과 아빠의 공동투쟁

 

정종훈·정수연노들야학에 함께 다닙니다.

 

  종훈의 이야기

 

  노들장애인야학에 다니는 수연과 수연의 아버지 정종훈입니다. 제 딸 수연이가 조산으로 나왔어요. 낳으니까 몸무게가 0.7kg이었습니다. 인큐베이터에 넣어야 하는데… 35년 전이었지요. 인큐베이터 비용이 하루에 4만 원씩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돈이 없어서 아이를 못 넣었지요. 그때만 생각하면 많이 미안합니다.

 

  현재 제 딸 이름으로 나오는 급여는 장애수당으로 한 달에 14만 원씩 나오는 것이 다입니다. 수연이 이름으로 수급 신청은 해본 적은 없어요. 어차피 안 될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다 큰 자식을 계속 부모가 먹여 살리라는 것입니다. 부모가 있기 때문에 수급신청을 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저와 수연이뿐만 아니라 장애인을 자녀로 둔 모든 부모님들은 자녀를 수급자로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어느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겁니다. 여러분이라면 안 그렇겠습니까? 죽을 때까지 자식하고 살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저도 점점 나이를 먹어가고 있습니다. 수연이가 수급자가 되어야 제가 눈을 감아도 좀 마음이 놓이지 않느냐는 생각이 종종 들곤 합니다.

 

  수연이는 지금은 엄마, 아빠랑 같이 살고 있지만 자립생활을 하는 꿈을 꿉니다. 지금처럼 맨날 같이 다니니 떨어져서 살 수 있느냐고 누군가는 묻지만, 사람은 언젠가는 헤어져야 하는 거잖아요. 그것을 나도 수연이도 알고 있어요. 모든 부모들이 그럴 겁니다. 항상 부모들하고 살 수 없다는 것을 우리도 다 알고 있으니까요.

 

  수연의 이야기

 

  어머니, 아버지가 몸이 많이 안 좋으세요. 어머니는 오래 전에 위암 수술을 하였고 아버지는 최근에 갑상선암 수술을 하였습니다. 어머니가 위암 판정이 날 때도 힘이 들었지만 아버지 암 판정을 듣고 더욱 마음이 힘이 들었습니다. 지금 아버지가 수술하고 관리를 잘 하고 계시니 마음이 조금 안정되는 거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제가 짐이 된다는 사실이 너무 싫습니다.

 

  저도 수급자가 되고 싶어요. 수급자가 되면 무엇이 좋을 것 같냐고요. 부모님하고 지금처럼 계속 같이 살고 있으면 부모님이 나로 인해 너무 많은 짐이 된다는 것을 저도 알기 때문입니다. 힘들어서 짜증도 내고 하니까요. 그게 너무 미안하고 저도 속상합니다. 그러니까 제가 수급자가 되는 것이 내가 살 수 있는 틀이 될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아버지와 함께 부양의무제가 폐지될 때까지 열심히 싸우겠습니다.

 

 

  * 이 글은 2014년 9월 19일 국회의원회관 제 1소회의실에서 열린 '빈곤층이 말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진짜 문제 증언 대회' 발표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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