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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생활을 알려주마]

시설 밖에서 보낸 나의 2년 6개월

 


  김진석 | 노들야학 학생 겸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용자입니다.
 

 

 김진석

 

장애인생활시설에서 30년 가까이 생활을 하다 지역사회에 나와서 자립생활주택에서 생활한 지 2년 6개월이 되었다.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간다. 어렸을 땐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하면서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벌써 내 나이가 51살이나 먹었다. 지난 50년 세월동안 나는 무얼 하며 살아왔나. 장애인 시설에서 3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뭐 하나 제대로 한 것도 없이 나이만 먹었다. 그래서 2015년 3월 2일에 시설을 나와 자립생활주택에 입주하였다.


더 이상 시설 안에서 나의 삶을 무의미하게 살지 않기 위해서 지역사회로 자립을 하기 위해서 용기를 내어 나왔다. 그리고 지난 2년 6개월 동안 자립생활주택에서의 나의 생활은 참으로 바쁘고 재미있고 신나고 즐거웠다. 시설 안에서는 별로 해보지도 못한 것들을 시설 밖으로 나와서 생활하면서 가보지 못한 곳도 여행을 통해서 가보았다. 대표적으로 남이섬이라는 데를 시설 밖으로 나와 처음으로 가보니 너무나 좋았다.


그리고 ‘벗바리’ 모임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시설 밖으로 나와서 자립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벗바리 모임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가 있었다. 그리고 또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하는 ‘이음여행’을 통해서, 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람들과 지역사회에서 자립을 먼저 시작한 사람들이 멘토-멘티의 관계로 남이섬에 가서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을 함께했었던 것도 좋았다.

 

시설에서 생활할 때에는 외출을 자유롭게 할 수도 없고 여러 가지 제약이 있었지만 시설 밖에 나와 자립생활주택에서 생활하면서, 외출하는 데 아무런 간섭도 안 받아서 좋았고 눈치도 안 받아서 좋았다. 시설 밖에 나와서 지하철을 자유롭게 이용하면서 내 마음대로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가고 싶은 곳에 자유롭게 전철을 타고 다닐 수가 있어서 좋았다.


지난 50년 동안 나의 인생, 삶을 돌이켜 봤을 때 버스를 혼자 타본 기억이 없다. 부모님이나 형, 누나가 나를 업고 버스나 기차를 탄 기억밖에 없다. 그런데 시설 밖으로 나와서 내 스스로 저상버스를 타보고 기차 타고 부산에 여행을 가보기도 했고 너무 좋았다. 시설에 있을 때에는 기차라는 거 타볼 기회도 없었는데 시설 밖에 나와서 기차 타고 여행도 가고 지하철, 저상버스 자유롭게 탈수가 있어서 좋았다.


그렇지만 아직 휠체어를 타고 이동을 할 수 있는 대중교통이 너무 부족하다. 명절 때마다 고속터미널에서 사람들이 고속버스를 타고 가는 모습만 바라볼 수밖에 없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은 저상버스가 없어서 고속버스를 탈 수가 없다. 그래서 명절 때마다 고속버스 터미널에 가서 장애인도 고속버스를 타고 고향에 갈 수 있게 해달라고 많은 장애인 활동가들이 시위 집회를 한다. 이런 집회는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을 하기 위한 목표로 하는 것이다.

 

어쨌든 내가 장애인시설에서 나와서 자립생활주택에서 2년 6개월 동안 생활하면서 지하철, 전철, 저상버스, 기차를 자유롭게 타보기도 했고 집회 현장에 참여하기도 했다. 가장 기억이 나는 집회는 대구 희망원 사태 해결을 위한 집회이다. 여기에 참여하기 위해서 센터 차를 타고 대구로 내려가면서 센터 활동가들이랑 얘기도 해가면서 휴게소에서 밥도 먹고 간식도 먹으면서 차 안에서 경치도 구경하는 것이 좋았다. 대구 희망원 사태 집회에서는 시설에서의 삶에 대해서 인터뷰를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고, 잠시 생각해보다가 인터뷰를 하겠다고 하였다.


이렇게 2년 6개월 동안 자립생활주택에서 생활하면서 이것저것 주택에서 하는 프로그램과 기억은 잘 안 나지만 많은 활동을 하면서 재미있기도 하고, 시설에서는 해보지도 못한 것이라 신기하기도 하고 해서 즐거웁게 생활을 하였다. 그렇지만 시설 밖에 나와 자립생활을 하면서 즐거운 것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자립생활 운동하는 활동가들의 갑작스런 죽음 소식을 들을 때면 기분이 안 좋고 우울해졌다.


특히 함께 센터에서 프로그램도 같이 했고 벗바리 자조모임도 함께하면서 친해지려고 하던 이가 갑작스럽게 죽었다는 소식에 허전함과 우울함을 느끼었다. 그는 바로 꽃동네에서 탈시설해서 자립생활을 했던 박현이었다. 그리고 같은 장애인시설 안에서 30년 가까이 생활을 함께하면서 탈시설해서 자립생활주택에서 생활을 했던 정양균도 갑자기 심장마비로 죽었다는 소식에 한참 동안 어안이 벙벙하고 믿기지가 않았다. 시설에서 나와 이제 막 자립생활의 재미와 즐거움을 찾으려고 했고 정양균 친구도 꿈과 목표를 안고 살려고 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죽으니 한동안 나의 마음이 우울하고 슬퍼졌다. 그리고 노들야학 불수레반에서 함께 수업을 듣던 김호식이라는 사람이 있다. 비록 김호식 노들야학 학생하고는 친분이 없기는 하였지만 함께 불수레반에서 수업을 듣던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에 우울하고 기분이 안 좋았다. 그리고 최근에는 광진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했던 김종희 팀장의 갑작스런 죽음의 소식에 믿기지가 않았다. 목 디스크 수술을 해서 건강한 모습도 보였고 주일마다 교회에서 예배도 함께 보고 점심도 함께 먹고 여행도 함께했던 김종희 팀장이다. 갑작스런 죽음의 소식에 더 이상 교회에 가도 김종희 님을 볼 수가 없겠구나 생각하니 나의 마음이 허전함과 우울함을 느낀다.


아무튼 내가 2년 6개월 동안의 자립생활에 대해서는 아직도 할 얘기가 많이 있지만 이 정도로 간단히 정리를 해보았다. 앞으로 내가 언제까지 이 세상을 살다가 죽음을 맞이할지 알 수 없으나 장애를 갖고 있는 내가 끝까지 자립생활을 잘해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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