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료실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자 립 생 활 을 알 려 주 마 】
꿈도 꾸지 못했을
지금, 자유

장희영 | 시설에서 나와 장애인문화예술판에서 연극배우로,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가로 일하며 인권강사와 동료상담가로 열심히 살고 있다. 요즘은 그동안 책꽂이에 장식용으로 꽂아두었던 책을 하나씩 읽고 있는 중이다. (가끔 졸기도 하고 책 한 장 넘기는데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110_136.jpg


터벅터벅 현관문 밖에서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는 우리 경남언니 발소리다. 현관 버튼 키를 쿡쿡 누르는 소리와 함께 삐리릭 문이 열리고 현관 안으로 들어와서는 잘 다녀왔다고 인사를 하듯 크게 웃는다.


지금은 밤 9시 30분이 조금 넘은 시간이다. 경남언니는 6년째 노들장애인야학에 다니고 있는 학생이다. 게다가 반에서 열성적으로 반장 역할을 수행 중이라 한다. (멋져 부러) 나에게도 반장님이라고 꼬박 꼬박 불러 달라고 한다. 반장님의 위치는 책임감이 막중하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365일 결석 한 번 안 하는 반장님도 드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룸메이트 커플이다. 요양원에서 만나 지금까지 19년째 인연을 맺고 있다. 지역사회로 나온 지, 2년 만에 국민 임대 아파트에 당첨되어 서울에서 공기 좋기로 유명한 길음 뉴타운에 입주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설 밖으로 나올 때 걱정됐던 집 문제가 말끔히 해결 되었다. 길음역에서 집으로 이동하기에는 조금 멀게 느껴지곤 하지만 그나마 다른 곳에 비하면 교통편이 좋아 경남언니가 야학에 다니기엔 안성맞춤인 것 같다. 시설에 살고 있다면 이렇게 밤늦게까지 마음껏 다닌다는 건 꿈도 못 꿀 텐데...그리고 친구들도 사귀고 밤늦게까지 tv도 시청하고 늦잠도 자고 언제든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으니, 그야말로 땡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시설에서 누리지 못했던 자유로움을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는 게 정말 좋고 감사한 마음이다.


과거에 우리처럼 지금도 시설에서 자유를 그리며 살아가는 분들이 모두 지역사회로 나와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이 빨리 앞당겨졌으면 좋겠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280 2017년 봄 110호 - 노란들판 인스타그램~   노란들판~ 인스타그램 #신입직원 #노란들판의 핫플레이스, 자몽청! #세계여성의 날 유공기업 선정 #420장애인권위원 #블로그   #신입직원 올해! 노란들판에 신... file
279 2017년 봄 110호 - 들판을 헤매다 차 한 잔 마시자고,   들판을 헤매다 차 한 잔 마시자고, 소박한 꿈, 큰 노동... 들다방 탄생기 김유미 | 요즘은 내가 뭐하는 사람일까, 스스로 묻고 답하지 못할 때가 있다. 야학에... file
278 2017년 봄 노들바람 110호 - 2017 안전벨트 학생회장 김이준수 당선의 변 2017 안전벨트 학생회장 김이준수 당선의 변 김이준수 | 저는 남들보다 조금 일찍 태어났어요. 몸무게 1.2kg 미숙아로. 그때부터 장애인으로 살아온 30년. 전 학... file
277 2017년 봄 노들바람 110호 - [교단일기] 하마무가 하마무에게 인터뷰를 한다   【 교 단 일 기 】 하마무가 하마무에게 인터뷰를 한다 물어보는 사람:하마무 대답하는 사람:하마무   하마무 | 노는 사람. 페미니즘 아트의 실천 가능성을 ... file
276 2017년 봄 노들바람 110호 - 나에게 노들은 편안함이다.   나에게 노들은 편안함이다 노들을 추억하며 박소영 | 사회복지사, 평생교육사. 서울시 도시재생본부 신택리지 활동가로 근무 중 사회복지 실습처를 찾아 여기저... file
» 2017년 봄 노들바람 100호 - [자립생활을 알려주마] 꿈도 꾸지 못했을 지금, 자유   【 자 립 생 활 을 알 려 주 마 】 꿈도 꾸지 못했을 지금, 자유 장희영 | 시설에서 나와 장애인문화예술판에서 연극배우로,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 file
274 2017년 봄 노들바람 110호 - [나는 활동보조인입니다] 노동에 관하여, 풀리지 않는 질문 【 나 는 활 동 보 조 인 입 니 다 】 노동에 관하여, 풀리지 않는 질문 나경 | 활동보조 5년 차. 현재 이용자로 만났던 J와 함께 다큐를 제작 중이다.   얼마 전... file
273 2017년 봄 노들바람 110호 - [대학로야 놀자] 세상의 중심은 나와 너라는 것 【 대 학 로 야 놀 자 】 세상의 중심은 나와 너라는 것   허 정 | 학생부회장이자 권익옹호 활동가 허정입니다. 노들에서 바라는 꿈, 나는 한 가지 꿈이 있다면 ... file
272 2017. 봄 노들바람 110호 - 15회 정태수상 수상자 김명학 동지! 15회 정태수상 수상자 김명학 동지! 박승하 | 장애해방열사_단에서 활동합니다.   장애해방운동가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에서는 매년 3월을 여는 첫 행사로 3월 1... file
271 2017. 봄 110호 - 별이 된 현이에게... 별이 된 현이에게... 2016년 12월 22일 우리 곁을 떠난 탈시설자립생활운동가 박현을 추모하며   미소 |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상임활동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file
270 2017. 봄 110호 - 나에게서 당신이 빠져있습니다 나에게서 당신이 빠져있습니다 고(故) 이종각 선생님을 추모하며 홍은전 | 노들장애인야학 교사.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야학에서 상근 활동을 했다. 노들의 오... file
269 2017. 봄 110호 - 내 친구 피터 내 친구 피터 고(故) 김호식 1주기를 맞아 고병권 | 노들장애학궁리소 연구원. 맑스, 니체, 스피노자 등의 철학, 민주주의와 사회운동에 대한 관심을 갖고 이런... file
268 2017년 봄 110호 - 그 어떤 음식보다 따뜻했던 카레 4160그릇 그 어떤 음식보다 따뜻했던 카레 4160그릇 2016년 12월 31일 밤에 열린 ‘세월호 가족들의 심야식당’ 박정환 | 운동이라면 몸을 쓰는 운동도 사회를 바꾸는 운동... file
267 2017년 봄 110호 - 함께 소리쳐요! 우장창창!! 함께 소리쳐요! 우장창창!! 영희 | 휴직 교사. 두 아이의 아빠가 되고 나서 좀 더 예쁜 세상을 꿈꾸고 있다. 최근, 하던 일을 휴직하고 전업주부가 되었음. ^^ ... file
266 2017년 봄 110호 - 장애인 독립진료소 5 + “3주년”을 맞아 장애인 독립진료소 5 + “3주년”을 맞아 김지민 | 장애인 독립진료소 운영위원,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 정책차장 세월호가 침몰하기 3일 전, 평소처럼 노들야학... file
265 2017년 봄 110호 - 민들레 10년을 말하다 민들레 10년을 말하다 『노들바람』에 등 떠밀려 박장용 | 민들레에서 일하고 있어요. 연극을 좋아하고, 보드게임을 좋아합니다. 2018년도부터는 부모님으로부터... file
264 2017년 봄 110호 - [노들 책꽂이] 장애학, 장애를 다시 정의하는 혁명을 시작하자 【 노들 책꽂이 】 장애학, 장애를 다시 정의하는 혁명을 시작하자 (콜린 반스 외 엮음, 『장애학의 오늘을 말하다』, 김도현 옮김, 그린비, 2017.) 박정수 | 20... file
263 2017년 봄 110호 - ‘노들장애학궁리소’는요? ‘노들장애학궁리소’는요? 노들장애학궁리소는 장애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을 함께 연구하고 토론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의 공부를 ‘궁리’라고 부릅...
262 2017년 봄 110호 - [노들은 사랑을 싣고] 안소진에 대한 탐문 조사 【 노 들 은 사 랑 을 싣 고 】 안소진에 대한 탐문 조사 전 야학 상근자, 고양이 집사, 특수교사 최한별 | 밥보다 맥주를 좋아한다. 와인도 좋아한다. 비마이너... file
261 2017년 봄 110호 - 고마운 후원인들 2017년 3월 노들과 함께하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CMS 후원인 강남훈, 강문형, 강병완, 강복원, 강성윤, 강수혜, 강영미, 강영미2, 강정자, 강주성, ...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 54 Next
/ 54
© k2s0o1d5e0s8i1g5n. ALL RIGHTS RESERVED.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