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독립영화 배급사 ‘시네마달’을 소개합니다
동숭동 노들 3분 거리에 있었네
「다이빙 벨」, 「두 개의 문」...「노들바람」도!
by 인권센터 민 구
독립영화를 제작 배급하는 시네마달이 동숭동 노들 근처, 아주 가까이로 이사했다. 시네마달이 이사 오고 얼마 있다가 책방이음 조진석 지기님의 기획(?)으로 야학에 모여 급식을 함께 먹은 적이 있다. 우리 동네 좋은 친구인 ‘시네마달’의 안보영(안), 오보라(오) 님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봤다. 나는 ‘밍’이다.
사진 : 다이빙벨 포스터
밍: 먼저 소개 부탁드릴게요.
안: 안녕하세요. 저는 시네마달에서 배급과 제작을 같이하고 있는 안보영 피디라고 합니다.
오: 저는 홍보 담당하고 있는 오보라입니다.
안: 시네마달 터줏대감이에요. 히힛.
밍: 시네마달 소개 좀 해주세요.
안: 시네마달은 독립 다큐멘터리를 전문적으로 배급하는 유일한 배급사에요.
밍: 배급한다는 건 어떤 의미에요?
안: 배급한다는 건 만들어진 영화를 어떤 과정과 통로를 거쳐 관객과 만나는 행위 모두라고 보시면 돼요. 극장에 거는 것부터 시작해서 공동체 상영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IP티비 상영이 될 수도 있고, 온라인 다운을 해서 집에서 볼 수도 있고, TV 혹은 DVD 이런 것들을 총 망라한 것들을 배급이라고 보시면 돼요.
밍: 『노들바람』을 읽는 분들 중에 ‘독립영화’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있을 거 같아요. (사실 나 ㅡ,.ㅡ;)
안, 오: 하하핫. 어렵다. 우리가 하면서도 어렵다. 하하핫.
오: 사실 형식적으로 얘기를 하면 큰 자본의 영향을 받지 않은 영화라고 보시면 될 텐데... 극장 시스템에서 보면 ‘다양성 영화’라고 불리기도 하고, 일단 제일 큰 차이점은 자본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렇게 하는 이유는 다른 주류 매체에서 얘기하지 않은 것들, 다큐멘터리 중에 정치적인 이슈들도 많잖아요. 그런 것들을 담기 위해서 만드는 영화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안: 추상적이에요, 범주가. 지금이야 독립영화에 대한 투자가 많이 이루어져서 엄밀히 얘기하면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예전에는 독립영화라는 범주에서 제작된 영화는 소규모 혹은 개인이, 특히 독립 다큐 같은 경우는 활동의 영역에서 시작된 장르거든요. 그래서 초창기 독립 다큐의 정체성은 활동가가 현장의 상황을 기록하고 알리는 것이었죠. 근데 점차 시스템화 되고 확장되면서 하나의 영화적 장르로 자리 잡게 된 거죠. 제작할 때 어떤 이해와 요구에 따르지 않고 감독 연출의 영역을 독립적으로 보장받는 영화라고 할 수 있어요. ‘독립영화는 뭐다!’라는 명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독립영화가 뭐지?’라는 질문이 생기고 있는 과정인 것 같아요.
밍: 독립영화를 즐겨보는 관객층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가요? 「두 개의 문」 같은 경우엔 8만 명 정도의 관객이 든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가요?
오: 체감적으로 보면 늘고 있는 것 같긴 해요. 화제가 되는 작품들이 생기고 그러니까. 예를 들면 「워낭소리」라든지. 그런 작품들이 꾸준히 나오는 건 아니어서 독립영화 관객층이 얼마나 있는지, 고정 관객층인지는 조금 더 봐야 할 것 같아요. 색다른 것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보니 독립영화, 다큐멘터리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긴 한데 조금 더 많이 늘어야겠죠.
밍: 저도 「다이빙벨」을 보고 싶었는데 두 가지 마음이 들더라고요. 보고 싶으면서도 보고 나면 무겁고 슬픈 마음이 들 것 같아서 외면하게 되더라고요.
안: 다른 관객들도 비슷한 마음인 것 같아요.
오: 주변에서 보면 봐야 할 것 같은데 나의 심적 타격이 클 것 같아서 선뜻 못 보겠다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밍: 영화가 흥행이 잘 돼야 배급하는 입장에서 단체를 운영하기가 수월해질 것 같은데 재정적인 어려움은 없으세요?
안: 사실 「워낭소리」나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어느 정도 회자되고 사람들이 알잖아요. 근데 저희가 배급한 영화 중 가장 많이 본 영화는 「두 개의 문」인데 8만 명이 봤어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300만이 넘었죠. 「워낭소리」도 300만이 넘었고. 가장 많은 스코어를 친 영화가 8만하고, 300만이에요. 근데 다른 영화를 보면 스코어가 아주 저조해요. 저희가 배급하는 영화들이 수익으로 이어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영화들이 훨씬 더 많아요. 활동하는 단체라고 하면 지원도 받고 회비도 모을 수 있겠지만 여기는 사회단체가 아니라 배급사라 오로지 시장에서 경쟁해서 수익을 내야 하다 보니까 존재하는 게 신기할 정도죠. 적자가 계속 누적되다 보니 사실 언제 문을 닫아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죠.
내부적으로 고민을 많이 하죠. 어떻게 하면 관객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을까. 저희가 다루고 있는 콘텐츠가 열 개면 그 중 하나는 대박을 쳐야하는데, 저희가 다루는 작품은 아무도 제기하지 않는 아이템이나 이슈를 오랜 기간에 걸쳐 만든 작품이다 보니까 관객층이 협소해요. 애초에 이런 콘텐츠로 대박을 기대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싶어요.
밍: 요즘 상영 중인 「다이빙 벨」은 좀 어때요?
오: 「다이빙 벨」은 감독 인지도가 있고 워낙 이슈가 된 사안이라 다른 작품에 비해서 낫죠. 1만이면 대박이라는 상황에서 「다이빙벨」은 5만 관객이 보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렇지 않은 다른 작품들, 예를 들면 「망원동 인공위성」의 경우 생각보다 관객이 많이 들지 않았죠. 대부분이 고민하게 하고 불편한 지점을 건드리는 영화가 많다 보니까 보 는 관객들만 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요.
밍: 영화를 올릴 수 있는 극장을 찾는 것도 쉬울 것 같진 않은데.
안: 기본적으로 극장에 올리려면 홍보 마케팅에 얼마의 돈을 쓸 수 있느냐가 중요해요. 돈을 많이 쓰면 더 많은 극장에 들어갈 수 있죠. 하지만 이런 영화를 개봉한다고 했을 때 홍보 배급을 하기 위해 쓸 수 있는 정도가 저희는 최대 2천 내지 3천만 원 정돈데, 이삼천이 있어야 개봉을 할 수 있는 거예요.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다양성 영화를 지원하는 정책이 있었는데 작년까지 하다가 올해 정책이 바뀌었는데 문제가 많다고 지적을 받고 있어요. 이런 지원 정책이 뒷받침되어야만 독립영화가 극장에 걸릴 수 있는데 그런 정책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 어렵고 열악해진 상황이 된 거죠. 아니면 소셜펀딩을 해서 이런 뜻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개봉비를 모아서 개봉하기도 하는데 다들 힘들잖아요. 그러다보니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아요. 때로는 저희가 비용을 먼저 드리고 개봉하고 나중에 비용을 회수하는 방법으로 진행하기도 하는데 회수가 잘 안 되니까 어려워지기도 하죠. 우울한 얘기만... 조건과 상황이 그렇다는 거예요. 히힛.
사진 : 워낭소리 포스터
밍: 장애를 소재로 한 영화 중에 소개해 주실 만한 작품이 있을까요?
오: 저희 작품 중에 「노들바람」... 하하핫.
밍: 하하핫. 부끄럽네요.
오: 「나비와 바다」라고 2013에 개봉했던, 뇌병변장애가 있는 분이 결혼하기까지의 고민을 다룬 작품이에요. 요지는 가부장제는 다 똑같다는 거야. 푸훗.
밍: 청소년 운동하는 ‘따루’라는 친구가 그런 얘기하더라구요. “꼰대는 위아래도 없고 좌우도 없다.” 하핫. 이 영화 학생 분들이랑 봐도 재밌겠네요. 어떻게 볼 수 있어요?
오: 공동체 상영을 통해 볼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보려면 온라인 다운로드도 가능해요. 인디플러그나 네이버에서도 될 거에요. 사이트에서 다운받아서 볼 수 있어요. 공동체 상영을 하면 감독님을 초청해서 함께 얘기를 나눌 수도 있어요.
밍: 요즘 나온 영화 중에 추천해줄 만한 영화는 뭐가 있을까요?
오: 「조금 불편한 그다지 불행하지 않은」 실제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 감독님이 직접 찍은 작품이에요.
밍: 일하시면서 제일 기억에 남는 영화가 뭘까요?
오: 저는 제일 흥행한 「두개의 문」이에요, 히힛. 관객들의 실제 반응이 크게 오니까 기억에 남아요. 그 외에는 「쿠바의 연인」이라는 작품이 있는데 내용적인 측면이 재미있었어요. 쿠바 청년이랑 결혼한 한국 감독님 얘기여서 ‘본격 연애 다큐’라는 이름을 붙여서 개봉했었죠. 「탐욕의 제국」은 삼성반도체 노동자 이야기를 다룬 건데 실제 노동자분들이랑 같이 관객과의 대화를 많이 했거든요.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이 영화가 조금이라도 힘이 된다는 느낌이 드니까. 그런 것들이 없다면 여기서 어떻게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밍: 저희가 5월 30일에 급식비 마련을 위한 일일호프를 해요. 술 한잔하러 오세요.
안: 너무 좋아요. 호프할 때 불러 주세요. 그리고 밥 먹으러도 가고 할게요
사진 : 두 개의 문 포스터
사진 : 쿠바의 연인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