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6전국장애인대회
326 전국장애인대회를 돌아보며
김다현
노들에 서성이고 있어요

326 전국장애인대회에 대해 돌아보는 지금은 사실 7월 1일-2일의 전동행진도 한참 지나 2학기 개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너무 늦게 글을 쓰고 있어서 부끄러움과 죄송함을 전하며, 326 뿐만 아니라 지난 집회들을 돌이켜보려 합니다. 최저생계비 현실화와 장애인 생존권을 요구하며 투쟁했던 장애여성 최옥란 열사의 기일인 3월 26일에 맞춰 진행하는 326 전국장애인대회에서는 먼저 구르는시민연대와 함께 800일차 혜화역 출근길 선전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장애인평생교육법/장애인자립생활권리보장법/권리중심공공일자리지원특별법 제정을 위한 결의대회를 진행했습니다. 빈곤과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한 빈민장애인대회도 하고, 윤석열 파면, 오세훈 OUT! 외치며,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민주주의 행진도 있었어요. 최옥란 열사 23주기 장애해방열사 합동추모제 또한 진행되었습니다. 밤에는 광화문 해치마당을 큰 무리없이 사수하여 ‘이전에 해왔던 숙박 농성 장소와 비교하면 이곳은 호텔’이라는 동지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첫 숙박 농성도 했습니다. 다음날엔 비몽사몽한 상태로 장애인거주시설 ‘인권참사’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다같이 식사를 마치고 헤어졌습니다. 집으로 버스 타고 돌아가는 길엔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피곤하더라고요. 올해 2월 노들장애인야학에서 상근을 갓 시작한 저는 솔직히 말하자면 의제들이 무엇인지 자세히 알진 못하고 어리버리 참여했었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에야 어떤 내용들이 있었는지 좀 눈에 들어옵니다. 비상근교사로서 여러 집회를 참석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멀었나봐요.
326과 420 사이에는 4월 4일 윤석열 탄핵이라는 엄청난 사건도 있었기에, 의제와 방향도 변동이 많았습니다. 농성장 사수를 하러 가면 어느 농성장인지 찾아봐야 할 만큼, 3월부터 7월까지 농성장도 여러 개 생기고 마무리되기도 했네요. 노숙 농성이 쉬운 사람은 없겠지만 유난히 노숙을 힘들어하는 저는 결의를 다지고 노숙에 참여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나아지는 듯 합니다. 함께 고생하며 끈끈해지는 동지애도 느낍니다. 특히 7월 1일 전동행진 때는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해 단식을 결의한 학생분들을 지원하며, 장애등급제 폐지와 활동지원시간 증가가 생존과 관련된 일임을 마음 깊이 실감했습니다. 역시 그 무엇보다도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임을 깨닫기도 했고요. 사담이지만 신사역 근처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남부지역본부 1박 사수를 하다가 새벽에 잠깐 나갔는데 클럽에 온 한껏 취한 사람들이 길에 있어서 사뭇 다른 풍경과 상황이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상근을 시작한 지 6개월차라 아직도 모르는 일도 많고 헤매기도 하고 어리둥절합니다. 326때 외친 의제들 중 어떤 것은 아직 멀게 느껴지기도 하고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도 있습니다. 아직은 혹은 여전히 이 길의 시작에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투쟁을 하기 위해서는 어쩌면 더 많은 야학 학생들과 친해지고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더 오래도록 노들에 서성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