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아 안녕]
서로 도와가며 모르는 건 물어보고 알려주고 하며 잘 지내봐요
서영우
노들장애인야학 학생

안녕하세요? 저를 소개하자니 무슨 말을 할지 잘 모르겠네요.
우선 저는 서영우라고 합니다. 나이는 32세, 성별은 남성이고요. 제가 노들야학을 들어오게 된 계기는 막막한 현 상황을 파훼하기 위함이에요. 무엇이라도 해야지 지금 느끼는 이 막막한 기분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 같아 노들센터를 알아보다 노들야학도 알게 되었어요.
야학에 익숙해지다가도 처음 맞닥뜨리는 일에는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어요.
아직 모르고 서툰 것들 투성이지만 서로 조금씩 도와가며 모르는 건 서로 물어보고 또 알려주고 하며 잘 지내봐요.
마지막으로 제가 처음 여기 와서 느낀 생각을 나름대로의 시로 써본 걸 한 편 소개 드릴까 해요. 많이 부족하지만 가볍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개미굴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이곳이 개미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층마다 나누어진 방에는 이름표를 단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누군가의 그림자도 되지 못해
이곳에 모여 구부러진 사회를 만들어 살아가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서 잊혀지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친다
그럴 수록 이 개미굴은 더욱 단단해졌다
해가 지고 저녁의 찬 공기 속으로
시간이 흘러든다
공기 속에서 모락모락 밥 짓는 냄새가 난다
분주해지는 발걸음 소리들
식기를 나눈다
식기들이 규칙적으로 나눠진다
개미굴 같은 곳에서
따뜻한 밥을 나눈다
개미같이 쓸모없는 모습이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사회 속보다 더 가치있는 것을 찾은 것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