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봄 141호 - 우리의 노래 연결의 노래 - 권리중심공공일자리 해고노동자 복직투쟁 연대 공연 / 임당

by 루17 posted Dec 0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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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노래 연결의 노래

- 권리중심공공일자리 해고노동자 복직투쟁 연대 공연 

 

 

 임당

노들야학 교사, 싱어송라이터집단 노들노래공장 멤버

 

 

 

   

  노래만들고 노래부르는 싱어송라이터집단 노들노래공장(이하 노노공)은 뮤지션 만수(이민휘)의 제안, ‘노들야학 학생들과 노래를 만들고 싶다’는 것과 권리중심공공일자리의 문화예술노동이 만나서 들어진 팀이다. 2022년 2월부터 현재(2025년 4월)까지 만든 노래는 70여 곡에 달한다. 

 

  2023년을 끝으로 권리중심일자리는 오세훈시장에 의해 사라졌다. 우리는 우리의 일자리를 되찾기 위해 해고복직투쟁을 시작했고, 2024~2025 연말연시에는 우리가 그동안 만든 노래를 엮어 노래집을 만들었다. 판매수익은 전액 권리중심일자리 해고복직투쟁을 위해 쓰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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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던 어느날, 

  권리중심일자리 해고노동자들의 복직투쟁을 노노공팀으로 함께하고 있는 만수로부터 듣게 된 뮤지션 미셸자우너의 제안과 뮤지션 이랑의 참여로 <우리의 노래 연결의 노래> 공연은 성사되었다고 한다! 처음 공연 소식을 만수로부터 들었을 때, 우리의 투쟁을 알릴 수 있어 크게 기뻤다. 연대의 힘! 

 

  연대의 마음이 가득 담긴 공연 포스터와 개요, 공연 소개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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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 개요>

 

  우리의 노래 연결의 노래

  일시: 2024. 11. 19. (화) 오후 8시

  장소: KT&G상상마당 홍대

  출연: Michelle Zauner미셸 자우너, 이랑, 이민휘 

  좌석: 스탠딩 포함 230여 석

 

  <공연 소개>

 

  11월 19일 화요일 오후 8시, 상상마당에서 열리는 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이하 권리중심공공일자리)의 해고노동자의 복직투쟁 연대 공연에 이랑, 이민휘, 미셸 자우너가 함께 합니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경제적인 가치를 생산하는 것 뿐 아니라 노동시장에서 배제된 최중증장애인의 노동을 통해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를 변화시키고 장애인의 권리를 생산하는 것도 노동의 일종이라는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이 일자리들은 중증장애인이 할 수 있는 방식의 맞춤형 직무로 고안된 것이며, 공공의 예산을 통해 고용된 중증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지역 사회에서 자신의 권리를 알리고자 만들어졌으나, 2024년 서울시가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노동자 400여 명이 해고되었습니다.

 

  (중략)

 

  노동자들은 대부분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적게는 십여 년 많게는 수십 년을 살다가 탈시설하여 지역사회에서의 삶을 막 살아가기 시작했거나 탈시설을 준비하는 사람들입니다. 장애는 많은 부분 사회적으로 만들어지고, 장애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이 장애를 재생산합니다. 

 

  티켓 수익은 전액 권리중심공공일자리의 해고노동자 복직 투쟁 기금으로 기부될 예정이지만, 우리의 연대가 한 번의 공연으로 끝나지 않게 해주세요. 매일 지하철에서 끌려나가고 있는 장애인들의 이동권 운동을 지지해 주세요. 장애인이 탈시설해서 지역 사회의 주체로서, 노동자로서 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공연이 끝난 후에도 우리와 함께 노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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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넘치게 선물같은 공연이었는데, 노들노래공장팀은 깜짝 합창 무대도 선물받았다. 세 뮤지션과 노노공팀이 함께 우리의 노래를 부르는 오프닝 무대였다. 이렇게 크고 본격적인 무대 옆에서 소란스럽게 대기하던 우리는 높은 무대를 오르기 위해 좁고 컴컴한 계단을 서로서로 밀고 당겨주며 올랐다. 키보드 앞에 앉은 만수샘의 호령으로 노래는 시작됐다. 뮤지션 사공님의 기타 연주, 그 뒤로 늘어서 각자의 방식대로 노래를 부르는 노노공팀, 맨 뒤에 뮤지션 미셸 자우너와 이랑님이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며 우리가 만든 노래<이상한 세상>, <우리들의 행진>, <사랑의 마음>을 함께 불렀다. 앞에 있는 200여 명의 관객이 모두 행복한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어째선지 너무 낯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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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공연을 먼저 제안한 뮤지션 미셸 자우너,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두번이나 오른 밴드 ‘재패니즈 브랙퍼스트’의 가수이자 기타리스트. <H마트에서 울다>라는 에세이로도 유명하다. 이날 미셸 자우너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하며, 장애인 이동권이 환대받지 못하는 현실을 이야기하며 장애인 이동권에 연대해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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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션 이랑, 2011년 싱글앨범으로 데뷔해 음악작업 뿐만 아니라, 에세이, 소설, 희곡, 단편영화, 웹드라마 감독 등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날 노노공의 노래가 쉽고 가사도 가슴을 후려친다며 샤라웃(!) 해주심과 동시에 노래를 통해 함께 해달라고 소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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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수, 우리의 만수(이민휘). ‘무키무키만만수’라는 전무후무한 밴드로 데뷔해, 2016년 솔로음반 <빌린입>으로 한국대중음악상을 수상하였고, 2023년 <미래의 고향>을 발표 했다. (모든 노래가 다 좋지만 ‘미래의 고향’이라는 노래는 투쟁의 노래 그 자체이니 모두 꼭 들어보시길!)  만수는 이날 매일 아침 승강장에서 쫓겨나고 있는 장애인들의 지하철 투쟁에 연대해달라고 호소했다. 

 

 

  공연이 모두 끝나고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이 차분히 빠져나가는 것을 보며, 어떻게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여전히 믿기지 않는 기분이었다. 세 뮤지션이 우리의 싸움을 지지하는 공연을 열게 된 것, 200석이 넘는 티켓이 매진되고, 공연을 찾아준 관객의 수익이 모두 권리중심일자리 해고복직투쟁기금으로 후원이 된 것, 행복한 수백개의 얼굴과 흥얼거리는 몸짓을 느끼며 노래를 부를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 2025년에도 권리중심해고노동자의 복직투쟁은 지속되지만, 2024년 이 공연의 기억을 안고 더 나아갈 힘을 얻게 된 것, 우리의 노래 연결의 노래. 

 

 

*사진은 모두 김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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