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가을 102호 - [자립생활을 알려주마] 다음에는 어디를 가보고 싶어요?

by nodeul posted Nov 2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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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생활을 알려주마


○●○

다음에는 어디를 가보고 싶어요?



노들센터 성근




추석이 지나고 무더위가 한풀 꺾인 9월 15,16일 처음으로 노들 체험홈 입주자 분들과 즐거운 엠티를 다녀왔다. 장소는 강원도 옥계 한국 여성수련원… 흠 조금 멀긴 했지만 모두 즐거워하는 분위기… ㅎㅎㅎ 돌아오는 길에 주문진도 들려서 오징어와 해산물도 잔뜩 사고 너무 즐거웠고 즐거워했던 노들센터 체험홈 첫 엠티를 같이 간 체험홈 분들의 생생한 인터뷰를 통하여 자립생활이 얼마나 즐겁고 좋은 것인지를 알려주마… 




     인터뷰 질문_1) 이번 여행은 재미있었나요? (재미없었음 욕을 해도 좋아요…)      



무호 너무 재미있었어.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쉬웠지만 다음에는 최소한 2박3일 이상 했으면 좋겠어.


기영 여행은 너무 재미있었는데, 브레이크를 갑자기 밟아서 머리를 5번이나 부딪쳤어요. 그 중 한 번은 너무 세게 부딪쳐서 열흘 동안 이마랑 목이 너무 아팠어요.


문주 지금은 괜찮아요?


기영 네. 지금은 괜찮아요.


문주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기영 쓰라고 한 게 있었는데, 다른 분들은 안 적었는데 저만 솔직히 적었어요. 적고 보니 속이 시원했어요.


문주 혹시 뭐라고 적었는지 말해줄 수 있나요?


기영 욕은 안 적었어요. ㅎㅎ


문주 명선 씨는 어떤 게 재미있었어요?


명선 게임이요. 사람들하고 이야기도 하고 게임한 게 재미있었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자신감도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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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 게임하고 사람들하고 이야기도 많이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명선 네.


문주 야~호 자신감이 생겼으니 이제 자주 놀러 가요.


상윤 나도 재미있었고, 편의시설이 잘 되어있어서 진짜 좋았어요.


남옥 나는 바다를 보면서 돌아다니는 거하고 시장간 게 좋았어요. 그리고 뻥 터지는 것(폭죽놀이)이 너무 좋았어요.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불이 확 타고 하늘로 날아가는 거(풍등) 그것도 처음 해보는 것이어서 너무 좋았어요.


문주 혹시 우리 프로그램 중에서 ‘나쁜 것, 싫은 것 버리기’ 했을 때, 나쁜 건 잘 버리고 왔나요?


남옥 네. 나쁜 거 다 버렸어요. 그런데 또 있어요…


문주 자꾸만 버릴 게 생겨요?


남옥 네. 버리는 게 잘 안 되고 힘드네요.


문주 상윤은요?


상윤 차타고 멀리 가고 돌아다니니깐 좋았어요. 경치도 너무 좋았고, 다음에 또 가고 싶어요.


남옥 나도 경치도 좋았고, 바닷가에서 술 먹었는데 하나도 안 취해서 좋았어요.


문주 다음에도 또 갈까요?


남옥, ◇상윤 당연하지, 또 가고 싶어, 나도 또 가고 싶어.


문주 혹시 혼자서 한 번 가보고 싶지 않아요?


남옥 혼자는 아니고 다 같이.


상윤 나는 활보랑 둘이서 가보고 싶어.





     인터뷰 질문_2) 여행 가서 느낀 점은 어떤 것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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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호 나도 먼 곳을 올 수 있구나. 자유 시간에 혼자 바닷가에 가보았더니 “나도 갈 수 있구나.”라고 느꼈어. 그리고 풍등 날릴 때 너무 좋았어. 나도 날아가는 느낌이 들었어.


기영 저는 나쁜 거 풍등에 띄워보낼 때 좋았어요. 그리고 밥 먹고 산책할 때 사진 찍다가 남옥언니를 만나 같이 사진 찍어서 좋았어요.


문주 나는 침대에서 창문을 바라볼 때 바다가 보여 너무 좋았는데 혹시 바다에 들어가 보고 싶지는 않았나요?


기영 나는 바다를 보는 것만 좋아하고, 들어가는 건 싫어해요.


문주 혹시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요?


기영 닉네임인가, 참여자 모두의 별명을 짓는 게 너무 어려웠어요.


문주 그래도 별명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기영 아니요. ㅎㅎ 내 별명만 생각나요. ㅎㅎㅎ 그리고 남옥언니 활보 별명 참나물이 기억나고, 그리고 내가 지어준 거 “하늘”이 기억나고요. 제 별명은 “여선생님”이었어요.


문주 1박2일이 짧았나요?


기영 네 짧았다고 생각해요. 2박3일 정도가 좋을 것 같아요. 어쨌든 이번 엠티는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여러 사람도 알게 되고, 프로그램을 통해서 많이 배웠어요. 사람들의 속마음도 하나씩 알게 되고… 1년에 두 번 정도 이런 여행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명선 나는 다음에는 짝꿍이 생기면 짝꿍하고 갔으면 좋겠어요.


문주 혹시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나요?


명선 네. 그때는 있었는데, 지금은 시들었어요.


상윤 난 그런 데를 처음 갔었는데 다른 데는 진짜 장애인 편의시설이 안 되어 있었는데 여기는 시설이 너무 잘 되어 있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그리고 바다를 보니 느낌도 상쾌했고…


남옥 나도 그래. 바다도 보고, 우리 다 같이 와서 속이 풀렸어요. 다른 친구들도 다 같이 왔으면 좋겠어요. 우리끼리만 가는 게 아니고 많은 장애인이 다 같이 갔으면 좋겠어요.


상윤 그리고 또 바다냄새도 좋았는데, 정신도 맑아지는 느낌이었고, 그런데 지금은 부글부글 끓어요. 올 12월 말에 체험홈에서 나가게 되면, 내가 가진 것도 없고, 내 뜻대로 안 되니깐.





     인터뷰 질문_3) 다음에는 어디를 가보고 싶어요?      



무호 수목원이나 숲길을 가고 싶어.


기영 난 무조건 잠자리가 편한 곳. 그래서 옥계를 추천한 이유도 잠자리가 편하고, 같이 가면 좋겠다 했어요. 좋지 않았어요? ㅎㅎ


문주 난 아침에 일어나서 샤워하는데 바다가 보이는 게 너무 좋았어요. 바다가 보이니깐 외국에 신혼여행 온 것처럼 좋았어요.


명선 제주도도 한 번 가보고 싶어요. 뭐 여건이 안 되면 꼭 제주도가 아니어도 어디든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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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질문_4) 프로그램 진행했던 것들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요?      



기영 소원 써가지고 유리병에 넣은 것도 좋았고요. 소원을 너무 많이 써서 기억이 안 날 정도에요. 한 10년 후에 내 나이가 45살 되었을 때 열어볼 거예요. 그리고 나쁜 것들 날려 보낸 것도 기억에 남아요. 나한테 나쁘게 말하는 사람들을 구체적으로 쓰고 싶었는데 그냥 사람들이라 썼고, 그리고 뱃살이라고 적었어요. 풍등 날려 보낼 때 속마음이 시원했어요. 너무 예뻤고… 주문진 시장 들려서 오징어 사온 것도 기억에 남고요.


문주 다음에도 참여하고 싶나요?


기영 네. 침대만 있으면 다 가야죠. 단 라꾸라꾸는 안돼요.ㅋㅋㅋ 제가 그래서 야학 모꼬지 가는 것도 안 갔어요.


명선 나쁜 것은 다 버리고, 좋은 것은 다 가지고 있고… 내년에 한번 보려고요.


남옥 난 별명 짓기는 재미있었는데, 프로그램에 글씨를 많이 쓰는 게 싫었어요.


상윤 난 풍등 날리는 게 좋았어요. 속상했던 것도 날려 보내고… 그때 내 마음도 날려 버렸어요. 그러고 나니까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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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동안 정작 바다는 얼마 보지도 못했으면서, 이 사람들 말끝마다 바다바다를 외우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체험홈 여행을 준비하면서 담당자인 지연, 재환은 그저 그런 여행이 되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다. 여행 하루 전날 호리병 모양의 유리병을 사러 다니고, 동대문 완구시장에 폭죽을 사러 갔다. 유리병이면 됐지 거기다가 또 핑크색 리본을 묶어야 한단다. 폭죽도 많이도 사왔다. 한마디로 ‘오바’였다. 그런데 추억은 그렇게 탄생하는 거였다. 유리병에 해변의 모래를 담아 자신에게 쓴 편지를 담는 오글거리는 짓도, 멀리 날려버리고 싶은 것을 적어 폭죽과 함께 터뜨려버리는 이벤트도, 계획에 없던 풍등을 날릴 수 있었던 것도, 다 이 오바쟁이들 덕분에 가능했다. 첫 여행이 너무 좋아서 걱정이다. 두 번째 여행은 어쩌지? 그건 내년에 생각하자. 남옥, 명선, 기영, 상윤, 무호, 그리고 활동보조인 분들! 노들센터 지연, 재환, 성근, 문주, 민희, 아라, 지예, 우리 이만큼 잘 놀고 왔습니다~^^




< 비하인드 스토리 > 군부대에 인접해 있던 옥계해변에서 폭죽놀이와 풍등을 날리기 위해, 민희 활동가가직접 군부대에 전화를 걸어 허락을 받아냈어요. 우린 정말 못하는 게 없는 사람들이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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