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가을 102호 - 우리, 이래서 바쁘다!

by nodeul posted Nov 2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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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래서 바쁘다!

- 장애인문화예술판 10월 내지 11월 일정 안내 -



문예판 안수






연극포스터

원래는 내가 연출을 맡아서 준비하고 있는 공연에 대한 썰을 풀어볼까 했으나 내 작품이 어떤 것인지 나도 잘 알 수가 없는 혼돈의 카오스를 맞이하여 도저히 그 주제로 쓸 수가 없었다. (이게 다 환절기 비염 때문이다.) 그러나 마감은 촉박해져오고 괜스레 스트레스도 받아보고 누웠다가 졸았다가 서 있다가 앉았다가 커피도 한 잔 마셔봤다가 문득 어떤 한 생각이 광명처럼 떠오른 것이었다!!



“안 그래도 바빠 죽겠는데, ‘이번엔 뭣 때문에 그렇게 바쁜지’를 쓰자!”



그래서 느닷없이 써보는 <장애인문화예술판 10월 내지 11월 일정 안내> 되시겠다. 여기에 나오는 일정들 사이사이에도 우리는 바쁘겠지만 그 빈칸들은 보이는 일정들을 위한 보이지 않는 준비기간으로 봐주시면 되겠다. 그래서 이 안내문은 과감히 2개 주는 뛰어넘기고 10월 셋째 주부터 시작된다.






10월 셋째 주 (10월 12일부터 18일까지)

10/12(일) 

10/13(월) 

10/14(화) 

10/15(수) 

10/16(목) 

10/17(금) 

10/18(토) 

 

  장애인미디어학교 ‘오감만족 소통영상’전시회
(월요일 오후 5시 디너쇼)

 

 노란들판
의 꿈

 




1. 장애인미디어학교 ‘오감만족 소통영상’ 전시회


장애인 당사자가 자신이 보고 느끼는 모든 것을 사진, 영상, 블로그를 통해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도록 그 방법을 알려주는 장애인 미디어교육을 4월 말부터 진행해왔다. 그래서 수소문 끝에 수많은 DSLR 카메라와 편집용 고성능 노트북을 임대하였고, 매주 화요일에 모여 사진 촬영 기술을 배우고 편집도 해봤다. 가끔 어린이대공원이나 서울창포원 등에 출사를 나가기도 했다. 인터넷에 블로그를 개설하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이 한번쯤은 들어봄직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맛보기로 살펴보았다.
그러나 이것들을 마냥 배우기만 하고 끝내기엔 아쉬운 법. 책 하나 배우면 책거리를 하듯이 우리도 뭔가 뻑적지근하게 마무리하려고 전시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장소는 하늘공원! 응? 그런데 내가 알고 있는 상암동의 그 하늘공원이 아니란다. 서울 한복판인 을지로에 있다는데 알아보니 2호선 을지로입구역 5,6번 출구 옆에 있는 SK네트웍스 사옥 10층에 있단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오라는 얘기다. 특히 월요일인 10월 13일은 오후 5시에 디너쇼를 개최한다고 하니 많이들 찾아주시라. 우리는 그럼 다과와 음식을 풍성히 차려놓고 기다릴 테니.




2. 노란들판의 꿈


연극동작

<노란들판의 꿈>이야 매년 하는 것이니까 뭐 그렇고 그런 것이겠지 생각하는 순간 변수가 일어나는 법이다. 올해는 특히 10월 17일 ‘빈곤철폐의 날’ 10주년을 맞아 빈곤사회연대 동지들과 함께할 예정이다. 게다가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인권연극제가 개막식을 앞두고 있어 ‘노란들판의 꿈’은 이 셋이서 함께 마로니에공원을 축제의 장으로 만든다는 그림을 그려보고 있다.

장애인문화예술판은 이번 인권연극제에 참가한 단체이기도 하지만 노들의 구성원으로서 ‘노란들판의 꿈’에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 참고로 연극은 아니다. 이번 ‘노란들판의 꿈’에서 우리는 사물놀이 한 마당을 벌일 것이다. 북, 장구, 꽹과리, 징. 이 네 악기가 모여 사물(四物)이 되듯 노들의 구성원으로서 노란들판의 꿈을 연주해버릴 것이다.





10월 다섯째 주 (10월 26일부터 11월 1일까지)

10/26(일) 

10/27(월) 

10/28(화) 

10/29(수) 

10/30(목) 

10/31(금) 

 11/1(토)

 

 

 

 

 자립예술 프로젝트 ‘세상의 중심은 나’
연극 <love♡love>

 

 




3. 장애여성 자립예술 프로젝트 ‘세상의 중심은 나’ 연극 <love♡love>


장애여성들이 다양한 문화예술창작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주체적으로 독립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북돋아주는 교육프로그램으로 올해부터 3년간 진행될 장기 프로젝트이다. 대망의 첫 시작! 올해에는 나만의 시각으로 새롭게 재창조하는 창작연극을 통해 장애여성들이 진정한 예술가로 탄생하게 되었다.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총 30회에 걸친 프로그램 동안 장애여성들은 매주 목요일 저녁에 모여 역사 속, 신화 속 다양한 여성 인물을 통해 ‘여성’의 삶을 비춰보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을 통해 주체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표현하는 ‘예술가’로 일어서고, 지역사회에서 당당하게 자립할 기회를 얻고자 노력했다.
이번 공연 <love♡love>는 바로 그러한 과정들을 일목요연하게 담아놓은 결과물이다. 이번 공연의 슬로건도 아주 발칙하기 짝이 없다. ‘중증장애여성들의 솔직 발랄 통쾌한 사랑이야기!’, ‘나도 사랑하고 싶다.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엄마도 되고 싶다.’ 아직도 장애인이 시설에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본다면 놀라 뒤집어질 소리다. ㅎㅎ
공연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올린다. 2호선, 6호선 환승역인 신당역 9번 출구 근처에 있으니 나름 역세권이다. 이 또한 많이들 보시기를!



11월 첫째 주 (11월 2일부터 8일까지)

11/2(일) 

11/3(월) 

11/4(화) 

11/5(수) 

11/6(목) 

11/7(금) 

11/8(토) 

 

 

 

 

 함께하는 예술프로젝트
<뮤지컬은 사랑을 타고> 상영회

 

 





4. 함께하는 예술프로젝트 ‘뮤지컬은 영화를 타고’ <뮤지컬은 사랑을 타고> 상영회


이것 때문에 요즘 장애인문화예술판 전체가 들썩들썩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작년에도 영화 제작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2개의 작품을 만들어 그 중 하나를 올해 4월에는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에 출품도 하였다.


 “가슴 속에 열정을 가득 품고 꿈을 향해 돌진해가는 뮤지컬 배우 지망생들! 뮤지컬 영화배우가 되기 위해 모인 우리의 인생 이야기가 밝고 유쾌하게 펼쳐진다. <뮤지컬은 사랑을 타고>는 사회에서 주류가 아닌 비주류로 살아왔던 사람들의 솔직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울고 웃으며 자신을 노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자체가 인생이고 드라마이다.
꿈과 인생, 사랑이야기, 가장 슬프고 행복했던 순간 등 삶의 다양한 이야기가 뮤지컬 노래에 담겨진다. 온갖 역경 속에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열정! 그 순수한 마음이 노래와 춤 속에 녹아 영상으로 따뜻하게 표현된다.”



그래서 올해는 ‘욕심을 좀 더 부려서 다큐멘터리 영화가 아닌 극영화 한번 찍어보자!’는 마음으로 영화를 제작하기로 했는데 보통의 극영화도 아니고 ‘뮤지컬 영화’라니!? 우리도 ‘맘마미아’ 찍는 거야?
그렇게 올해 5월 말부터 10월까지 나이, 성별, 장애와 상관없이 뮤지컬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매주 금요일에 보컬 발성법과 영상 연기를 배웠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스토리텔링 작업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고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를 뮤지컬 영화 안에 녹여내었다. 판의 상근자들은 감독님을 섭외하고 촬영을 위해 로케이션을 섭외하고 장비를 구하는 등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요즘은 촬영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휴일과 주말에도 촬영장에 나가고 있으니 그 고생 몰라주면 매우 섭섭할 테다.
상영회는 11월 6일 목요일 저녁 7시에 아리랑시네미디어센터 3관 독립영화전용관에서 진행된다.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정릉동 방향으로 올라가면 나오니 이 글을 보고 계신 독자여러분! 꼭 오시는 걸로?



11월 둘째 주 (11월 9일부터 15일까지)

11/9(일) 

11/10(월) 

 11/11(화)

11/12(수) 

 11/13(목)

11/14(금) 

11/15(토) 

 

 

 

 제1회 인권연극제 참가공연 <추신> 





5. 인권연극제 참가공연 <추신>


사실 내가 이래 오지랖을 떤 것은 다 이 공연 때문이다. 무려…… 내가 연출이다. 하하… 긴장이 이만저만그만이 아니다. 내가 이전에 ‘노들바람’에 글을 쓰면서 “남들이 한 것을 흉내 내는 것을 벗어나 ‘판’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야하지 않겠냐고.”라는 망발을 서슴없이 내뱉었는데 그 반향이 내 마음에 계속 종을 울리고 있다. 뎅- 뎅-
아니 새로운 것이라 함은 기존에 없는 것이니 어떤 것인지 설명하라고 하면 어찌 설명하리오. 나도 잘 모르겠는데 말이지. 그러나 자존심, 다른 이름으로는 ‘허세’라는 그것이 기어이 일을 치고 말았으니 그 수습 또한 내 몫이리라. 그래서 연극이 아닌 것들을 찾아본다. 영화도 이전보다 많이 보고, 언어보다 몸이 우선시되는 공연도 많이 찾아보았다. ‘판’의 명배우였으나 현재 광주광역시민이 된 ‘주은아’ 누님이 시민참여형 프로젝트인 ‘초생경극(超生景劇) <무舞/無ㆍ언言>’에 참여하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공연을 보러 광주까지 찾아가기도 했다. 최근에는 콜트콜텍 해고노동자들과 재개발로 가게를 잃은 임차상인들이 직접 무대 위에 선 <법 앞에서>라는 공연 또한 보고 왔다. 그것들을 통해 내가 대강 정리한 바로는 이러한 공연들은 주제를 가지고 별다른 이야기로 꾸미지 아니하고 주제 자체에 집요하게 천착을 해낸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이번 공연의 주제로 삼은 것은 미추(美醜), 즉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들에 대한 것이다. 이를 배우들과 함께 논의하는 것이 연습의 전부이다. 발성, 발음, 호흡, 체조 등은 연습하지 않는다. 나는 주제와 관련되어 내가 생각한 것을 전달하면 배우들은 그것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한다. 그리고 배우들은 나름대로 이야기를 만들고 나는 그것들이 주제에 어떻게 결합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한다. 평가를 내리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러지 않고는 공연 만들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서 이내 평가를 내리고 다시 만들어오라는 미션을 던진다. 그러면 배우는 다시 만들어오고 그게 괜찮으면 좋다고 평가를 내리지만, 나는 그것이 전체 주제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집에 돌아가는 길에 뒤늦게 깨닫는다. 배우들은 뭔가 더 그럴듯한 것(예를 들어 ‘대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난 조금 더 기다려달라고 말한다. 4월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그러고 있고 이제 공연은 두 날이 채 남지 않았다.
어찌 되든 공연은 올라갈 것이다. 어찌 나올지는 나조차 장담할 수 없지만 봐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공연은 11월 12일부터 15일까지 총 4회 상연된다. 평일은 8시, 토요일은 4시. 공연장은 대학로 ‘소리아트홀’이다. 무려 ‘대학로’다. 그곳에서 새로운 관객들을 맞이한다. 얼마나 까일지 벌써부터 두근거린다.




•정리하며


102_19_03.jpg




우리의 일정은 대략 이 정도이다. 물론 이후에는 그동안 치른 일들의 뒤치다꺼리다. 세상에는
“이 정도는 바쁜 축에도 못 껴. 뭐가 그리 바쁘다고 엄살인가?”
…라고 말할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허, 창작의 고통을 모르고 하시는 말씀이다. 설렁설렁하는 것같이 보여도 세상의 모든 일처럼 우리의 일도 소주 몇 잔과 담배 몇 개비와 커피 몇 잔의 고민이 담겨있다. 그러니까 힘들단 이야기다. 우리 힘내라고 공연 많이들 보러 와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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