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여름 101호 - [나쁜행복을 말하다] 진심이 아닌 가짜 글

by 편집위 posted Nov 1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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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행복을 말하다]진심이 아닌 가짜 글  노들야학 j




             나쁜 행복을 말하다_for 노들바람(101)01.jpg


             이사 후 3주 후.                                                        in 2013. 3. Webzine



   하루 종일 정리하다 쉬다 했는데 어느 날 하루는 책꽂이가 너무 지저분해서 정리하기 시작했다. 책은 그냥 꽂아놓고 종이랑 공책이랑 다 쓴 거 버릴 거 버리려고 하나씩 하나씩 봤다. 종이 앞뒤로 쓴 것은 버리고 한 면만 썼던 종이는 이면지로 쓰려고 한쪽에 처박아놓았다. 공책 하나씩 다 쓴 거 있나 봤어. 보니깐 시설에서 쓰던 공책들, 야학에서 쓰던 공책들 있었어. 반만 쓰고 반은 남아있고. 정리는하지 않고 그 공책들을 읽고 읽었어. 다 읽지 못하고 정리를 했어.


   내가 공책에 있는 글 하나를 그대로 써볼까 해. 어디 놀러 갔다 와서 썼던 글인거 같은데, 내 글씨는 맞는데 내가 쓴 글은 아닌 거 같고… 내가 시설에서 글 많이 써봐서 아는데 좋게 쓴다고 썼는데 그래도 공책에 누가 고쳐준 흔적이 있어.


 

    지난 더운 여름에 땡땡 재활원 친구들은 8월 4일부터 5일까지 충북괴산 화양 청소년 수련원 화  양계곡에 캠프를 다녀왔습니다. 땡땡 복지관에서 다니는 언니 오빠들과 항상 누워만 있던 중증방 친구들도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서 다 참석을 했습니다. 점심을 먹은 후에난타를 했습니다. 지도자 선생님들의 말씀 따라 음악에 박자를 맞추어서 했습니다. 난타가 끝난 후에 래프팅과 물놀이도 했습니다. TV에서만 보았던 래프팅을 직접 타보니깐 재미있었습니다. 래프팅 끝난 후 신나는 물놀이도 했습니다. 물놀이 시간만큼은 선생님과 친구들이 함께하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물놀이 후에는 목욕을 하고 저녁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장기자랑과 캠프파이어도 같이 했습니다. 노래도 부르고 춤도 췄습니다. 땀을 흘리면서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피곤했는지 우리들은 일찍 꿈나라로 갔습니다. 다음날 아침 산책과 아침밥을 먹고 신기한 마술을 봤습니다. 신기해 하면서도 친구들은 마술의 비밀이 뭘까 하면서 집중해서 보았습니다. 경품 추천도 했는데 저도 선물을 받아서 동생들에게 선물을 했습니다. 너무 즐겁게 놀았던 우리들은 돌아오는 차 안에서 달콤한 잠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처음 갔던 우리들의 1박 2일 캠프는 아무 사고 없이 행복한 마음으로끝났습니다. 끝.




   놀고들 자빠지고 있네. 행복한 시간은 개뿔… 저 글은 내가 썼긴 내가 썼는데 진심으로 쓴 건 아니고 가짜로 쓴 글이야. 지금 생각하면 참 어이상실이지. 근데 큰일이다… 아무리 글을 읽어봐도 놀러 간 기억이 없어. 난타, 래프팅 타는 거,물놀이, 캠프파이어, 마술, 경품 추천해서 내가 받은 선물… 받은 선물을 동생들한테 선물한 거… 하나도 기억이 안 나. 어째 이런 일도 다 있네.

   사라진 기억은 억지로 찾는 건 나한테 도움이 안 돼. 찾아서 뭐하려고? 좋았던 기억도 아니면서… 찾지 않는 게 좋을 텐데… 글 괜히 읽었나봐. 또 며칠 고민하게 생겼다. 내 성격 참 이상해… 별 거 다 고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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