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생활을 알려주마
탈시설 멘토와 함께 떠나는 자립여행
인강원 & 노들 자립여행기
이윤재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지난 11월 2일과 3일,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인강원과 함께 ‘탈시설 멘토와 함께 떠나는 강원도 자립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탈시설 멘토로는 2022년 탈시설을 하신 왕지용 님이 함께 하셨고, 멘티로는 인강원 거주인 중 왕지용 멘토와 친분이 있던 이*규, 방*연 거주인께서 참여하셨습니다. 1박 2일 자립여행을 진행하기 전, 탈시설 멘토와 멘티가 함께 만나 여행을 가고 싶은 장소를 직접 선정했지요. 테마공원 등 여러 장소가 후보로 거론되었지만, 다수의 지지 속에 이번 자립여행의 테마는 바다여행으로 결정되었어요! 다들 산보다는 바다를 엄청 좋아하시더라고요.:)
이후 기대 반 설렘 반으로 KTX를 타고 강원도로 향했습니다. 강릉에 도착해서는 곧바로 강릉의 명소인 중앙시장과 안목해변을 둘러보았는데요. 왕지용 멘토는 탈시설 이후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누릴 수 있는 것이 참 좋았다고, 이번에도 같이 여행을 와서 너무 좋다고 이야기하셨어요. 왕지용 멘토가 이런 이야기를 하니, 이*규, 방*연 멘티는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으나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고 얼굴에 미소를 띠셨습니다. 아마 왕지용 멘토가 느꼈던 자유로움의 행복이 전달되지 않았나 싶네요.
이후 안목해변 카페 거리에서 커피 한 잔을 하며 창밖으로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를 감상했는데요. 어떤 분은 사색에 잠기는 듯도 했고, 또 어떤 분의 얼굴에서는 계속 행복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지요. 각자 그 당시 자신의 감정대로 시간을 즐긴 것 같았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인근 마트에서 각자 자유롭게 먹고 싶은 음식을 골라 장을 본 후 대망의 바비큐 파티를 시작했어요! 특히 이*규, 방*연 멘티는 바비큐 파티가 너무나 즐거운 듯 신나게 식사를 즐겼으며, 왕지용 멘토 또한 그러한 모습에 함께 즐거워하며 모두가 풍족하고 행복한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둘째 날이 되어 당일 일정을 설명하던 순간, 예정되어 있던 유람선 관광이 풍랑주의보로 인해 취소되었다는 청천벽력 같은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멘토, 멘티, 조력자 모두에게 이러한 상황을 설명한 뒤, 급히 인근의 관광 후보지들 중 최적의 장소를 물색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동 거리와 참여자분들의 체험 유무 등의 고려해 ‘하슬라 아트월드’를 방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박수!!) 하슬라 아트월드는 자연과 함께하는 경관도 훌륭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시품과 함께 체험도 할 수 있는 복합 예술 공간이었는데요. 저희는 관람과 함께 나무원목 채색 체험을 했습니다. 어떻게 색칠해보자는 얘기를 따로 나누지도 않았는데, 모두들 작업에 집중하여 개성이 뛰어난 자신만의 인형을 완성했어요.
모든 관람과 체험을 마친 후, 강릉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하고 서울로 돌아갈 준비를 했어요. 강릉역에서 단체사진을 찍을 때 사람들의 얼굴에는 피곤함도 묻어났지만, 모두들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강릉역에서 KTX를 기다리고 있는데 주변에서 판매하는 먹거리를 보더니, 왕지용 멘토가 자신은 어딘가 놀러갔다 왔을 때 기억하기 좋은 기념품이나 먹거리를 사는 편이라는 얘기를 하시더군요. 그러면 추억을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미소를 지었어요. 아마 멘티들과 추억을 공유하고 싶어서 이야기를 꺼내신 것 같았습니다. 강릉역사 내의 다양한 기념품과 간식을 구경하고 마음에 드는 간식도 구입한 후 서울행 KTX에 몸을 실으면서 여행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번 1박 2일 자립여행은 탈시설 멘토에게는 자신이 경험하고 느꼈던 것들을 공유하는 시간이, 멘티분들에게 지역사회에서의 새로운 경험을 쌓아가는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들 속에서 두 멘티분들이 탈시설을 하게 될 날도 곧 오리라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