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23.
삼각지역
135차 삭발결의자
방재환
노들장애인야학 학생
안녕하세요, 지역사회에서 노동하고 있는 방재환입니다.
제가 오늘 삭발하는 이유는 '이동권' 때문입니다. 저는 에스컬레이터 사고를 보고 삭발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려면 저상버스와 지하철 엘리베이터를 늘려야 합니다. 저상버스 발판 리프트는 자꾸 고장이 납니다. 버스 기사님께 고쳐달라고 이야기해도 그걸 왜 자기한테 시키냐고 합니다. 기분이 너무 나빴습니다. 발판이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 확인하고 운행해야지, 자기 잘못이 아니라고만 합니다. 똑바로 점검하지 않습니다.
장애인이 다 같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려면 KTX를 나눠서 타야 하고, 장애인콜택시(장콜)를 1시간에서 길게는 3시간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비 오는 날엔 대기 시간이 더 길어져서 장콜을 타도 약속에 늦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 장콜은 노란색 리프트가 오래돼 고장이 자주 납니다. 택시가 도착하더라도 10분 안에 타지 않으면 그냥 가 버립니다. 10분이 채 되지도 않았는데 간다는 말도 없이 장콜이 떠나버리기도 합니다. 휠체어를 타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택시를 타러 내려가기에 10분은 너무 부족합니다. 적어도 30분은 필요합니다.
장애인은 장콜 배차 시간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어떨 때는 빨리 잡히고 어떨 때는 늦게 잡힙니다. 휠체어 탄 장애인이 이동하는 데 필요한 휠체어석과 장콜을 늘려주세요.
지하철을 타면 “출근하는데 지하철을 왜 막느냐”며 욕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희가 출근길 지하철을 타는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어서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약속을 어겨서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삭발을 합니다. 제발 저희와의 약속을 지켜주세요. 제발 저희의 목소리를 들어주세요. 제발, 제발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