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겨울 133호 - 2022노란들판의꿈 - 그 날, 그 시간 / 박정숙

by 루17 posted Sep 1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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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노란들판의꿈

: 그 날, 그 시간 

 

 

 박정숙

사단법인 노란들판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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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들판의 꿈은 ‘대항로사람들’이자 ‘평등한 밥상’이다. 서울의 중심 종로구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 일 년에 한 번 축제로 만나는 그날. 반가움과 기쁨이 교차하는 시간들이 쉴새 없이 흐른다.아침 일찍 모인 상근활동가들과 자원활동가들의 분주한 손길 속에 공원 한가득 몽골 텐트가 세워지고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제법 파티 분위기가 살아나고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코로나19로 제한됐던 시절을 지나 자유를 온전히 누리는 시간의 기쁨. 가을 날씨도 축제를 한껏 도와주고 있었다.처음 공연은 언제나 그랬듯 종로구 동네 노래자랑. 야학 학생들과 유리빌딩 동지들은 연습과 오디션 하느라 열심이었는데 결선의 날이 온 것이다. 노래를 들으니 즐겁고 상을 누가 탈지 점쳐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누구 할 것 없이 잘해서 모두 상을 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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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들판의꿈_노들싱어2.jpg

 

  중증장애인고용촉진특별법 제정을 위한 행진(Disability Pride)과 중증장애인고용촉진특별법 제정 촉구 한마당 ‘이것도 노동이다’에서는 7개 문화예술공연팀의 한 해의 성과를 소개하며 자랑하고 공연하고 흥을 돋우는 행복한 시간을 선사했다.2022년 노란들판의꿈 “노들 해방 일지”노란들판을 소개하는 영상으로 문을 활짝 열었다. 사단법인 노란들판에는 6개의 단위가 모여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를 지향하며 장애해방 그날까지 함께 투쟁하고 있다. 노들야학 권리중심 일자리 노래만들기 팀 공연과 노들야학 민중가요반 공연이 있었다. 나는 민중가요반이었는데 부스 지키느라 무대에 올라가지는 못했지만 정말 목 터져라 따라부르며 즐거웠다. 노들센터 20주년과 센터판 10주년 기념행사, 왁자지껄 음악단 공연, 노들 예술로의 영상 상영, T4 노래 합창, 노들 해방일지 영상, 노들테크노전사음악대의 공연. 2시간 동안 흥으로 감동으로 웃었다 울었다 2시간이 쏜살같이 지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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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 어둠이 드리우고 하나둘 백열전구가 공원 여기저기에 들어오고 대항로사람들의 시간이 되었다. 인트로 영상 대항로사람들을 소개하는 영상으로 포문을 열더니 뮤지컬 ‘누가 죄인인가?’ 공연이 대항로 활동가들의 열연으로 성황리에 마쳤다. 이어 뮤지션 신승은, 몸짓 선언의 ‘어떤 문명’과 평화의나무합창단의 합창 ‘차별 그만해’가 이어졌다. 모든 공연이 멋지고 멋져 자랑하고 싶었다.

 

  마로니에 공원을 가득 메운 사람들과 부스들, 먹거리들, 온몸이 들썩들썩 행복했다. 전장연, 발바닥, 전장야협, 노란들판,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부스, 노들야학 평등한밥상 부스, 의료부스까지 온통 노란들판의 물결이었다. 

 

  평등한밥상 메뉴를 올해는 완전 비건식으로 하기로 했다. 준비과정에서 여러 가지 의견들이 진통을 겪기도 했지만 음식에 대해 진심인 나는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메뉴는 떡꼬치, 비빔만두, 들기름 파스타, 토마토스튜, 경장균슬, 마른안주 그리고 주류, 비건 치킨, 기타 등등. 처음 먹어보는 메뉴도 있고 입맛에 맞지 않는 메뉴도 있었지만 떡꼬치와 비건 치킨이 있어서 맛있게 먹었다. 비건음식이 맛이 없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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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장야협의 과일가게 또한 아주 좋았다. 귤과 바나나, 샤인머스캣을 시세보다 싸게 정말 많이 먹었다. 22년 평등한밥상과 노란들판의꿈 그리고 대항로사람들.조금씩 양보하고 한 발짝 다가서고 살짝 손 내밀고 꼭 잡아주고 어깨를 토닥이며 하나 되는 사랑의 한마당이었다. 밤이 늦도록 참으로 즐겁고 행복했다.2023년에도 축제는 계속될 것이고 오늘보다 더 재미지고 맛나는 꿈의 마당을 기대하고 또다시 하늘 맑은 가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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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장애인야학입니다.

10월 14일 노들장애인야학 후원마당 〈평등한 밥상〉은 후원인 분들 덕분에 잘 마쳤습니다.

한 분, 한 분이 후원해주신 밥 한 끼, 한 끼를 꼭꼭 씹어먹고, 공부하며 세상을 바꾸기 위한 활동을 계속 이어나가겠습니다.

매일 펼쳐지는 노들 밥상 공동체, 이 일상을 가꾸는 일에, 평등한 밥상을 함께 차려주심에 깊은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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