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성북장애인인권영화제엔 나의 손길이 닿아있다
남대일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 활동가
매번 영화제에 관람객으로 참가만 했던 나에게도 기회가 왔다. 담당자는 아니었지만, 스텝으로서 센터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그런데 어디선가 영화제 장소와 시간을 변경해야 한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심 성북구청에서 진행하는 영화제에 참여해보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던 터라 조금 아쉬웠지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나는 담당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냥 그러려니 했다. 다시 선정된 장소는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로 접근성이 떨어지고, 엘리베이터도 한 대뿐이었지만 영화 상영장소로 분위기도 좋았고 넓어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바리바리 싸들고 온 준비 물품들을 차에서 내리고 정리하고 꾸미고 의자 배치까지 하다 보니, 어느새 배꼽시계에 약을 넣어줄 시간이 되어버렸다. 허겁지겁 준비한 점심을 먹고 있는데 영화제 시작 1시간 전부터 손님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하나둘씩 손님들을 맞이하다 보니 어느새 객석이 꽉 차게 되었고, 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허겁지겁 의자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창고 깊숙한 곳까지 뒤져가며 의자를 공수해 온 나의 모습은 지금 생각해보면 참 멋있었던 것 같다. 솔직히 영화제 장소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일정도 변경되어 관람객이 적을 줄 알았는데, 거의 150명 가까이 되는 인원이 방문해주셔서 기쁘고 놀라웠다.
영화제의 꽃이라고도 할 수 있는 포토존의 모습이다. 방문해주신 손님들에겐 그 자리에서 바로 인화를 하여 사진을 나눠드렸고, 인기가 많아서 인화기에 불이 날 지경이었다.
드디어 김영배 국회의원과 사단법인 노란들판 양현준 이사장님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영화제가 시작되었다.
빵빵한 난방시설과 관람객들의 열정(?) 때문인지 상영관 내부는 찜통더위가 생각날 정도의 열기가 느껴졌다. 쉬는 시간마다 100명이 넘는 인원이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기다려야 했던 부분은 많이 아쉬웠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질서있게 행동하여 영화제가 잘 진행될 수 있게 도와주신 관람객분들이 참 고마웠다.
영화 감독님과 관객과의 대화를 끝으로 제 7회 성북장애인인권영화제가 막을 내렸다. 실내가 덥고 답답했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켜준 관람객분들에게 감사들 드리고, 정말 고생 많았던 센터판 식구들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다음 제 8회 성북장애인인권영화제도 다 같이 힘을 모아 준비해서 항상 기대가 되는 영화제로 사람들에게 기억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