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아 안녕
하루빨리 국가가
우리의 목소리를 들었으면
이승준
안녕하세요.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센터판) 활동가 이승준입니다.
처음 일을 하게 된 건 공공일자리 근로 지원이었습니다. 평소 장애인과 대화하거나 만날 일이 없어 ‘내가 어떠한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많은 걱정을 안고 일을 시작했습니다. 일을 시작하면서 무신경하게 지나쳤던 지하철 엘리베이터, 활동지원 제도, 저상버스를 ‘국가가 좋은 복지정책을 잘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착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장애인 단체에 관해 관심이 생기고, 운 좋게도 센터판 응급 안전 안심 서비스라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작년 12월에 입사하고 코로나19가 심해 이용자분들은 만나지도 못하고, 연말정산 보고서를 쓸 때 헤매던 것부터 정신없던 시기가 지나고 나서 이용자분들을 처음 만날 때 매우 긴장되어 겨울인데도 땀이 많이 흘러 고생했었습니다. 벌써 10월 중순이 지나고 다시 겨울이 다가오려고 합니다. 그동안 다양한 투쟁도 참여했으며, 일정도 몇 개 참여했습니다. 회사에 입사하고 나서 처음 가는 지하철 선전전에서는 지나가는 시민분께 욕을 먹기도 했고, 이 순간 공공일자리 때랑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오체투지, 삭발식, 기자회견, 행진, 농성장 사수 등을 하면서 ‘이건 좀 힘든데’라는 투쟁도 있었고, 왜 우리의 주장을 안 들어 주는지 의문을 품기도 했었고, 많은 것을 경험하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하루라도 빨리 국가가 우리의 목소리를 듣고 투쟁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투쟁!
응급 안전 안심 서비스를 하면서 이용자분들과 만남을 통해 제가 가진 목표는 이용자분들에게 단순히 응급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아니라 때로는 손자, 때로는 아들, 때로는 친구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장비를 점검하러 가면서 고민도 듣고, 문제가 생기면 알아봐 주고, 앞으로도 노력하여 더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중 장비점검을 가면서 “이런 일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듣게 될 때마다 더 열심히 해서 내가 받은 감사한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고, 아직은 부족하지만, 더 역량을 키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이 일을 하면서 매일매일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이용자분들이 건강하게 오랫동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센터판은 성북구에 있어 노란들판에 계시는 활동가분들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어 어떤 분들이 계신지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전체 워크숍에 갔을 때 투쟁 장소에서만 보던 분들을 만날 생각에 기대되고 설레는 마음과 함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매우 열정적이고 유쾌하신 분들과 함께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소통 모임이나 워크숍, 행사를 통해서 더 친해지고, 알아가고 싶습니다. 친하게 지내요~ 낯을 가리는 편이라 먼저 다가와 주시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