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11월 월간 노들바람 제6호
어느 소녀의 소망
노들인 여러분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이제
서서히 겨울을 준비할 때 입니다. 세월처럼 빨리
가는 것도 없다고 생각이 됩니다. 세월이 가면 우
리들도 그 만큼 나이를 먹고 늙어 가겠지요? 이
풍성한 가을을 떠나 보내는 지금 우리 각자는 얼
마만큼 이 가을에 풍성하고 알찬 수확을 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늦은 가을이면 제가 옛날에 읽은
소설이 생각이 납니다. 어느 소녀가 불치의 병에
걸려 날마다 죽음이 다가오는 그런 상태였습니다.
그 소녀의 침대앞에 창문너머 나무가 있는데
나뭇잎이 찬바람에 다 떨어지고 몇 잎이 안 남은
상태에서 어느 몹시 비바람이 치는 밤에 그 소녀는
이제 자신이 죽는구나 생각 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눈을 뜨고 보니 기적이 일어 났습니다. 다
떨어진 줄 알았는데 마지막 한 잎이 남아 있어
그 소녀의 생명을 지켜 준 겁니다. 그 소녀의 생명의
상징인 마지막 잎새를 그려 준 그 늙은 화가의 마음이
눈물 겹도록 감동적입니다. 우리 모두 이 늙은 화가의
소중하고 따뜻한 마음처럼 이 가을을 보내고 추운 겨
울을 맞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좀 더 따뜻한
겨울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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