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노래는 각자의 무대에서 노래하고 연주하던 사람들이 아름다운 문화공동체를 꿈꾸며 하나가 된 단체입니다. 작년까지는 노들야학 2층에서 정기 모임을 갖다가 올해 초 노들센터가 6층으로 올라간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온갖 인맥과 수단(?)을 동원해 6층에 방 한 칸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노들과 같은 공간을 쓰는 것은 저희에게는 무한한 행복이지만 노들센터 선생님들께는 참으로 죄송합니다. 방음공사 하는 동안 자장면 한 그릇에 싫은 내색 한 번 없이 끔찍한 본드냄새를 견뎌주시고, 기계치에 가까운 우리에게 복사기 쓰는 법을 알려주시고, 연습 때마다 율이를 사랑으로 돌봐주시는 우리 천사 같은 선생님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따라서 저희 일과노래는 노들센터가 앞으로 어디로 이사를 가든 함께할 것을 저희끼리 약속했습니다.
광화문 농성장 600여일이 우리에게 던지는 물음표는 참으로 무겁습니다. 4계절을 넘어 또다시 뜨거운 여름을 맞이할 동안 농성장 한 편에 늘어만 가는 영정사진을 보며 슬픔을 앞세우지 않고, 오히려 그들 앞에 더 힘 있는 투쟁을 몸소 보여주시는 농성장 지킴이 선생님들의 모습 앞에 저의 투쟁도 그러했는가를 다시묻지 않을 수 없게 합니다.
아침에 송국현 동지를 보내며 피를 토하듯 울고, 그럴 힘이 남아있을까 싶은데도, 저녁의 또 어딘가의 투쟁 현장에 계시는 우리 노들식구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늘 펑크가 날 듯 날 듯 하면서도 마지막 순간에 지원하는 이가 있어 절대 비워지지 않는 광화문 농성장의 기적 또한 정말 놀라울 뿐입니다. 다만, 연일 세심한 투쟁에 우리 동지들 건강이 버텨줄까 그것이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