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7.15.
삼각지역
71차 삭발결의자
장애경
노들장애인야학 학생,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노동자
저는 태어나면서 부터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입학 통지서를 받고도 학교에서 받아주지도 않아 학교에 가지 못 했습니다. 그 시절에는 엘리베이터, 활동지원사도 없어 온전히 가족들에게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희 가정은 형편이 좋지 않아 부모님들이 일터로 가셔야 생활이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제 나이 27세 때 스스로 시설에 가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시설에 가면 홀로 있지 않아도 되고 친구들도 생길 것 같아서 결심했습니다. 근데 시설이란 곳은 제가 아는 곳 과는 너무나 달랐습니다. 외출도 자유롭지 않았고, 식사 시간이나 다른 모든 일정이 정해진 규칙대로 해야 했습니다. 부모님께 답답하고 힘드니 집으로 데려가 달라고 했지만 부모님도 한번 데려가면 시설로 다시 안들어 갈까봐 저를 데려가지 않았고 일년에 한두번 오시다 몇년이 지나고서부터는 전혀 저를 보러 오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고 그 사람으로 인해 탈시설을 하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당연히 누리는 일상이 저에게는 소원이었던 저는 지금 정말 행복합니다. 자유로운 삶을 너무나 느끼고 있습니다. 먹고싶은 것 먹고, 입고싶은 것 입고, 지금은 저로 인해 탈시설 하신 분도 생기고. 또 그분이 나와서 지역에서 잘 사는 걸 보면서 시설에 있는 다른 분들도 시설에서 나올 수 있게 투쟁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 저는 큰 결심을 합니다. 시설에서는 짧고, 시설 직원들이 관리하기 편한 머리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탈시설 후 내가 원하는 머리 스타일을 할 수 있는 게 좋아 긴머리도 해보고 염색도 해보고 파마도 해보면서 내 맘대로 머리 바꾸는 게 좋던 저에게 오늘 이 자리는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정말 힘든 결정이었습니다. 근데 보다 나은 세상에 제 목소리를 내보려 행동으로 보여 드려야겠다고 생각한 겁니다. 앞으로도 우리의 권리와 삶을 위해 투쟁합시다.
장애경 활동가 삭발식에 노들야학 교사들이 모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