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여름 131호 - [노들아 안녕] 어느 순간 같이 웃고 떠들고 의지하고 / 남대일

by 유리 posted Nov 15, 202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노들아 안녕

어느 순간 같이 웃고

떠들고 의지하고

 

 

 남대일

노들아안녕_남대일.jpg

 

 

 

   안녕하세요.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에 입사한 지 벌써 4개월이나 된 남대일입니다.

 

   입사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개월이 지났다니 믿어지지 않네요.집안 사정과 건강 문제로 인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3년 정도 지내게 되면서, 참으로 무기력하게 세월을 보냈습니다여태껏 돈만 쫓아서 살아왔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버리자 갑자기 세상이 멈춰버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그래도 살아보라고 하늘에서 기회를 주셨는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되었습니다그 시기에 저에게 도움을 많이 주셨던 사회복지과 주무관님과 사회복지사분들이 생각이 납니다.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아마 지금도 어느 골방에 갇혀서 의미 없이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었을 테니까요.

   그때, 다짐한게 다시 일할 수 있게 된다면 돈보다는 인생의 가치를 우선적으로 생각 하자였습니다다행히도 다시 일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고, 사회복지 관련된 곳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지원했고, 면접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이것저것 수박 겉핥기식으로 쌓은 지식으로 면접 질문에 답을 했고, 사회복지사가 와 활동가는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저에겐 신선한 충격이었고, 그래서 더 관심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제가 몰랐던 곳에서는 이렇게 오랫동안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었는데,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왔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의 존재 가치에 도움이 될 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출근 때, 모두 반갑게 인사해주시던 모습에 기분이 묘하고 좋았습니다.장애인분들과 대화하고 식사하고 이동하는 모든 것들이 처음엔 생소했고, 말 하나하나 정말 조심 했었습니다그러다 어느 순간 같이 웃고 떠들고 의지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보게 되었고, 이렇게 일하는게 즐거웠던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딜 가더라도 장애인 편의시설을 체크하고 있는 내 모습에 아직 어색하지만, 적응을 잘하고 있다고 자화자찬 중입니다처음 입사 했을 때는 일이 바쁘지 않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 좋아했었는데, 동료 상담과 멘토링, 동료 상담 기초과정 업무를 진행하면서 참 어리석은 생각이었다고 자책하고 있습니다그래도 즐겁습니다. 진짜에요.

 

 

노들 여러분, 제가 정말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인 성격이라 먼저 다가가는 것을 잘하지 못합니다앞으로 많은 교류와 만남이 있을 예정이라 더 무서워요(?) 그렇지만 기대도 되고, 설레기도 한답니다.

 

 

- 언젠간 노들 여러분들과 모두 친해질 수 있는 그 날을 기다리며, 아직 입사한지 4개월 차인 애송이가 -


Articles

5 6 7 8 9 10 11 12 1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