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바람을 여는 창
김유미
<노들바람> 편집인
2022년 새해.
#1 학생들과 함께 보는 모니터를 켜고, 영상을 찾기 위해 유튜브에서 검색어를
입력합니다. ㄴㅗㄷㅡㄹ... 이렇게 자음모음을 하나씩 써나가자 등 뒤에서 학생들이
수근거립니다. "오, 잘한다. 선생님 글자 진짜 잘 쓴다" 이런 칭찬은 야학 말곤 다른
곳에서 받아본 기억이 없습니다.
#2 야학 사무국에 입사한 신입활동가가 학생들에게 자기 소개를 합니다.
신입활동가의 이름이 네 글자였고, 이 분이 이름을 말하자 한 학생분이 "아 어려워 어려워. 난 몰라" 손사레를 치고, 웃음바다가 됩니다.
요즘은 한글과 안친한 야학 학생분들, 발달장애가 있는 비문해인들이 체득해온
세상살이 방식이 궁금해집니다. 글자로 넘쳐나는 일상 속에서 그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왔을까. 어떤 차별을 경험할지, 궁금한 것이 많아지고요. 제가 따라온
글자의 세계와 학생들의 세계를 어떻게 연결해나가는 것이 좋을지 고민도 됩니다.
이 <노들바람> 역시 작은 글자들로 가득해 청솔반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진
않습니다. 글을 쓰는 학생도 많지 않고요. 하지만 본인 얼굴이 등장한 지면이나
조력을 받아 작성한 원고가 있으면 누구보다 열렬한 애정과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글자와 안 친한 이 분들과 글자로 기록해나가는 <노들바람>을 어떻게 연결할지 새해 첫 날에 학생들의 칭찬을 받으며 또 한번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나눠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