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호텔 자가격리
최영은
안녕하세요. 저는 노들센터에서 권익옹호 활동을 하고 있는 최영은입니다.
7월에 남편의 주말 활동지원사 선생님께서 지원하시는 다른 이용자가 사는 곳에서 코로나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주말 활동지원사는 가벼운 감기라고 생각하셨고, 금요일 밤부터 야간근무하고 있었다. 토요일 아침이 되자 남편의 활동지원사 선생님께서 기침과 발열이 있다고 하셔서 최대한 남편의 주말 활동지원사 선생님과 떨어져 있었고, 남편 가사 지원을 하시는 중에는 마스크를 쓰고 신체지원을 하셨다. 오후쯤 되자 심상치 않으셨는지 남편의 주말 활동지원사 선생님께서 급히 거주지에 가셔서 코로나 PCR 검사를 받으셨다. 다음날 아침 남편의 주말 활동지원사 선생님께서 남편한테 전화하셨다. "상우씨 코로나 검사 받았는데 양성이 나왔어요. 어떡하지?" 풀이 죽은 상태로 말씀하셨다. 그래서 황급히 나와 나의 활동지원사는 동네 선별진료소로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갔고, 남편은 다른 활동지원사 선생님께서 오셔서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월요일에 세 명 다 자가격리 대상자가 되어 센터에 전화를 했고, 임시 생활시설에 배정 될 때까지 기다렸다. 몇 시간 후 임시 생활시설에 배정 받아 명동에 있는 T호텔로 가게 되었다. T호텔에 전화해 언제까지 가면 되냐고 물었다. 호텔 직원은 8시까지 오면 된다고 말했다. 혹시 코로나에 감염 될지 몰라서 방역콜을 타야 하는데 방역콜이 저녁 6시 밖에 운행하지 않는다고 콜센터에서 말했다. 나와 활동지원사가 난처한 상황에 닥칠 찰라 소장님한테 연락을 취했다. 소장님은 "그럼 제가 대신 전화해 콜을 잡아줄 테니 기다려요!" 라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몇 시간 씨름 끝에 콜이 잡혀서 무사히 T호텔에 도착했다.
그리하여 2주간 호텔에서 거의 갇힌 셈으로 생활을 했었다. 다만, 삼시 세끼 호텔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했다. 하루 이틀 호텔에서 생활을 하는 것은 좋았는데 일주일이 되자 지루하고, 따분해져서 호텔에서 나가고 싶었다. 자가격리 어플리케이션을 깔고, 몇 시간마다 몸상태와 발열을 체크했다. 호텔에서 하루하루 지내다보니 여기가 호텔인지, 간이병원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그래서 나는 2009년 가을에 신종플루에 감염 되어 며칠 앓았던 기억을 떠올랐다. 그때 비하면 이번에 자가격리 했던 것은 아주 수월하게 넘어갔다. 몸만 안 아플 뿐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