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여름 127호 - [노들아 안녕] 직업재활사에서 권익옹호활동가로 가는 길 / 송석호

by 노들 posted Jan 3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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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아 안녕

직업재활사에서

권익옹호활동가로 가는 길

 

송석호   

 

 

 


송석호_노들아안녕.jpg

  <노들바람>을 통해 나를 소개하기 위해 정말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나의 소개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하나 내 이야기를 특정한 목적이나 이익 없이 쓰는 것은 1주일에 두세 번씩 쓰는 간단한 일기를 제외하면 처음 있는 일이라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할까 너무 고민이 되었습니다. 진솔한 이야기를 위해서는 진부할 수 있지만 성장과정과 비전을 담아야한다는 생각에 나 자신의 과거를 먼저 떠올려 봤습니다.

 

 

 

 

 

 

 재활 재활........두 다리로 걷기 위해 몸부림치다

     과거의 나에 대해 생각하다 문득 나는 비장애인들과 함께하려 정말 무단히도 애썼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뇌병변장애인으로 태어나 보행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언어와 상지에는 장애가 없어 부모님은 수술치료와 재활 훈련을 통해 장애를 극복하고 비장애인들처럼 그들 안에서 살아가길 원하셨습니다.

     고등학교에 진학 전까지 많은 시간을 병원에서 지내며 직립보행을 연습해야 했습니다.지금은 그 때의 일들이 어리석은 행동이라 생각되지만, 그 때로서는 최선이었습니다병원에 정기적으로 입원하여 재활 치료를 받다보니 나도 모르게 상대적인 경증장애인을 목표로 중증장애인에게 위로받으며 비장애인처럼 되기 위해 노력했고, 어릴 적 동네 아이들이 하는 술래잡기, 서바이벌 게임 등을 같이 하고 싶어 부모님과 함께 걷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대학진학.... 재활과 자립 그 사이 어딘가에서

     학년이 올라가고 학업에 열중해야 한다는 부모님의 판단에 따라 대학진학까지 10년을 학교라는 사회에서 비장애인들 학우들과 지내는 시간이 더 많아지고 비장애인 친구들을 더 열심히 쫓아 디녀야 했습니다.

물론 그로 인해 학교나 주변 시설에 앨리베이터나 경사로 등 기타 편의시설이 생기고 때로는 장애를 조롱하거나 이용하는 친구들이 싫어서 담임이나 어른에게 요구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요구했을 뿐인데 이런 편의시설 덕분에 후배 장애인의 입학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면도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삶을 살아내기 바빠 장애인의 인권이니 권리니 하는 것은 잘 알지 못했고, 신경도 쓰지 못했습니다. 단지 불편한 학교의 시스템과 아이들의 시선에 화만 났습니다.

     본격적으로 장애인들과 교류하게 된 계기는 대학의 영향이 컸습니다. 저의 모교는 나사렛 대학교인데 그곳은 뇌병변지체, 시각, 청각, 경증 발달장애인까지 전체 학생의 50% 정도 학생이 장애를 가지고 있기에 대학에서 장애는 더 이상 조롱거리가 아닌 함께 맞춰 나가는 것으로 인식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장애학과 자립생활 사회복지를 배우고 생활하며 처음으로 자립생활 장애인의 인권에 대해 생각해보고 분명 변화하고 있었으나 재활이념과 자립이념을 동시에 배우기에 여전히 재활과 자립 그 사이 어딘가에서 고민하며 머물고 있었습니다.

 

 

자립생활센터 입성 및 자립 준비

     졸업을 위해 또 취업을 위한 자격증 취득을 위해 실습을 나간 자립생활센터에서 당사자의 실생활에서 적용되고 있는 자립생활 모습을 보며 가장 처음 든 생각은 내가 병원이 아니라 이곳을 먼저 만났다면 좀 더 빨리 다양한 경험과 세상을 만날 수 있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학시절 실습 당시 받은 좋은 느낌 하나 가지고 해당 기관에 인턴으로 입사하여 2년을 근무하며 이론과 실습 그리고 실제 자립생활센터 현장에는 큰 차이가 있구나라는 것을 온몸으로 체감하며 적지않은 실망도 했으나, 센터에서 근무하며 스스로 자립하는 모습을 보며 나와 같은 경험을 많은 장애인청년들이 해보았으면 하고 바라게 되었습니다.

 

 

노들과 만남 후 변화 그리고 비전

     인턴 기간 종료 후 다시 1년쯤 지나고 우연인지 운명인지 센터판과 인연을 맺고 노들 단위에 속하여 6개월 이전의 센터와는 그 결의 차이가 극명하여 힘든 부분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직접 행동하는 에너지 넘치는 이곳이 참 맘에 듭니다. 노들 단위에 입사 후 가장 실생활에서의 큰 변화는 이전에는 피곤하다고 그냥 넘기던 문제들을 이제는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글을 쓰다 보니 분명한 목표가 하나 생겼습니다. 조금 거창해 보일 수 있지만, 나사렛대학교에 입학하고 처음 느낀 장애에 대한 사람들의 평범한 시선과 시설의 편리한 접근성 그리고 체계적인 장애학생 도움 제도를 보며 느낀 편안함과 신기한 충격을 우리 사회에서 모든 장애인들도 느껴 볼 수 있도록 노력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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